대선후보 지역공약 점검│광주·전남·전북

아시아문화중심·새만금, 새정부서 마침표 찍을까

2017-04-27 10:14:20 게재

선거때마다 공약한 해묵은 과제 산적 … 지역 요구 공약도 다수 수용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소외된 호남은 정권교체가 확실시 되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주요 정당 후보들도 호남 표심을 의식해 광주와 전남·북에서 요구한 지역공약을 대부분 수용했다. 특히 당선가능성이 높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경쟁적으로 호남공약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의 호남공약은 변별력과 고민의 흔적이 크게 부족해 차기정부 국정과제와 추가경정예산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 미지수다.

광주의 미래와 현안 대부분 반영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주요 후보들이 '5.18민주화운동 진실규명'을 공약에 반영했다. 특히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5.18 정신을 헌법에 명기'하는 공약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시가 핵심적으로 추진해 온 '미래자동차산업육성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완성, 에너지클러스터 조성' 등이 반영돼 낙후해소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미래자동차산업육성은 사업내용이 조금 다르지만 이명박·박근혜정부 때도 반영됐다.

하지만 정부는 당초 1조3377억원이던 총사업비를 3030억원으로 대폭 축소했고, 지난해 기반조성비 130억원만 반영할 정도로 홀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시작됐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차기정부에선 완성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주요 정당 후보들이 이 사업을 모두 공약했다. 문재인 후보는 예산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반면 안철수 후보는 2023년까지 3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한 7대 문화권조성사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주도의 군 공항 이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주요 후보들은 정부의 예산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문재인 후보는 예산을 명시하지 않았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다른 군 공항과 통합방안을 제시했다. 주요 후보들이 이처럼 광주시가 제시한 공약을 대부분 수용했지만 '짜깁기 수준'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이와 달리 유승민 후보는 '고령친화신산업 육성'을,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지역현안사업인 '금호타이어 매각과 신세계 복합쇼핑몰 반대' 등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전남, 정도 1000년만에 기회 = 전남의 새로운 성장 동력과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이 대부분 반영돼 '정도 1000년' 만에 모처럼 발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 전남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무안공항 활성화'를 심상정 후보만 빼고 모두 반영했다. 무안공항 활성화는 호남고속철도 경유와 활주로 확충으로 요약된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흑산공항과 연계한 민간 소형항공기 지원 확대를 포함했으며, 안철수 후보는 '제4차 공항중장기 발전계획'에 반영하는 실행방안까지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공약은 문 후보의 '한전공대 설립'과 안 후보의 'UN조달물류기지 광양항 유치'다. 한전공대 설립은 나주에 있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에너지 관련기업 500개를 유치하고 에너지신기술 실증인프라 구축과 차세대 2차 전지 산업화 지원 등과 맞물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광양항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부산항과 함께 활성화하는 '투 포트시스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사실상 부산항 중심으로 바꾸면서 활력을 잃었다. 문재인 후보도 광양항 활성화를 제시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UN조달물류기지 유치는 광양항 서측 배후단지 45만㎡에 UN 의약품과 구호제품 등을 유치해 안정적인 물동량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한편 심상정 후보는 친환경 쌀 직불금 지급과 조선산업 강화를 약속했다.

새만금, 이번에는 '꼭 추진될까' = 전북도 제안도 적극 수용됐다. 문 후보는 청와대에 '새만금 전담부서 신설' 등 6개 분야 13개 사업을 내놨다. 특히 지난 2012년 대선 때 내놨던 서울과 부산에 이은 제3의 금융 중심지 전북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또다시 이어갔다.

미래 먹을거리를 강조한 안 후보는 전북의 전통적 강점인 농업·식품산업을 겨냥, 융복합 종자산업 클러스터 구축,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미래식품연구소 유치 등을 제시했다. 홍준표 후보는 새만금과 고창~익산~전주를 연계하는 관광특구 등에 의지를 보였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새만금, 국가식품클러스터, 탄소산업육성 등에 무게를 뒀다. 심상정 후보는 생태친화, 지속가능, 역사·문화의 장점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각 후보 진영이 이처럼 전북의 핵심사업을 반영했지만 실현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문 후보 전북 공약 중 적지 않은 분야가 전남과 중복된다. 전남의 '첨단과학기술 융복합 기지 조성'과 전북의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클러스터' 등이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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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국진 이명환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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