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지역공약 점검│부산·울산·경남

문·안·유·심 "낙동강 보 철거" … 홍 "부정적"

2017-04-28 10:51:08 게재

'김해신공항 활주로 연장' 심상정 빼고 찬성

원전 신설엔 문·안·심 "반대" … 홍·유 "신중"

부산 경남 울산은 '동남권 공동체'라고 불릴 만큼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러면서도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가 많아 대선후보들도 지역의 눈치를 봐야 한다. 대형 이슈는 김해신공항·낙동강 보 및 맑은 물 대책·노후 원전 등이다. 미래먹거리로 부산은 해양특별시, 경남과 울산은 조선 등 제조업 불황타개가 관심거리다.


◆김해신공항 논란 남아 = 대선시기 마다 가장 큰 이슈였던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박근혜정부에서 부산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으로 봉합됐다. 논란은 남아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3200m 신규 활주로 길이가 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하기에는 짧아 신공항이 국제공항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3800m로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다수 후보들은 언론인터뷰나 답변서 등을 통해 활주로 연장을 공약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산신항만과 김해신공항 등을 효율적으로 연계해 동남권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원으로 삼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공항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를 위해 3800m 이상 신규 활주로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대구, 울산, 진주, 창원을 1시간 이내 도착할 수 있도록 고속철도나 고속도로 확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김해신공항을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국제노선과 대형화물기의 원활한 이착륙을 위해 3800m 이상의 활주로를 만들고,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규모로 확장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남도지사 시절 이 문제를 다룬 만큼 누구보다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활주로 길이는 3800m 이상 돼야 국제적인 대형여객기 이착륙이 가능하다"며 활주로 연장에 긍정적이다. 24시간 운영에 대해서는 "운영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항이 어느 정도 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갖느냐가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김해신공항이 물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활주로 연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우선 항공수요, 비용, 소음 등을 고려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소음피해 등을 우려해 연장안에 부정적이다.

문제는 대구공항 이전과 맞물려 있는 김해공항 확장이 어느 정도 실현가능하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반이나 소음 피해 대책 등을 고려할 때 3800m 활주로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식수문제는 대형 쟁점 = 동남권 지역 식수문제는 가장 큰 쟁점이 돼 왔다. 부산은 주요 취수원인 낙동강 하류의 오염에 대비해 경남에 남강상류 지역의 식수공급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고 경남은 "우리도 낙동강물을 먹고 있어 줄 식수가 없다"고 거부해 왔다. 물 문제에 관련해서는 같은 환경단체나 정당에 무관하게 지역별 갈등을 보여왔기 때문에 대선후보들도 해법이 다르다.

홍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은 낙동강 보 완전 개방과 환경 평가 후 필요하면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낙동강 수질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4대강사업으로 인한 보 설치라고 진단했다. 그는 민관 전문가가 참여해 4대강사업 전후 환경 변화와 향후 대책까지 담은 과학적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보를 완전개방하고 이후 보 철거를 포함해 낙동강 유입 유해물질 차단 등 물관리 방식 문제점을 함께 개선해 수질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평소 4대강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낙동강 오염의 주원인으로 축산폐수 등 오염원 관리 부실 등을 들어 보 철거에는 부정적이다. 그는 "경남·부산·울산 인구의 66%가 2급수 이하 수준의 낙동강물을 마시고 있다"며 "낙동강은 생활하수 및 축산폐수 유입이 용이해 녹조발생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함양댐(일명 지리산댐) 추진 등 여러 식수댐을 건설해 동남권 식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생태환경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안 후보는 "낙동강 주변의 크고 작은 공장들에서 나오는 폐수 유입으로 낙동강의 자연정화율은 떨어져 식수원으로서 사용이 불가하다"며 "보를 완전 개방해 생태환경을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유 후보는 제한적인 수문개방과 녹조원인 제거를 제시했다. 그는 "가뭄에 대비한 최소한의 수량만 남기고 수문을 개방해 적절한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심 후보는 수질악화에 대해 근본 원인은 4대강사업에 따른 보 설치라고 봤다. 그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거쳐 보를 순차적으로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후 원전 대책 이견 = 부산과 양산 등에 원전이 밀집해 있다. 문·안·심 세 후보들은 신규원전 건설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홍·유 후보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이다.

문 후보는 '40년 후 원전 제로'를 목표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은 중단하고 기존 원전은 수명이 만료되면 해체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 역시 신규 원전 건설 금지와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노후 원전의 가동 중단·폐쇄를 약속했다. 심 후보는 2040년까지 원전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신규 원전 건설 신중 검토, 유 후보는 원전 안전 기준 강화 및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불허 등을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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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염진 곽재우 김선일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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