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구호석 인제대 서울백병원장

'안 먹기' 대신 '바꿔 먹기'로 풍성한 식탁

2021-03-12 11:37:31 게재

유튜브 채널 '마른내로'가 화제다.

2018년에 '콩팥병 무얼 먹을까'라는 책을 공동출간한 우예지 안온화 임상영양사와 함께 2019년 4월부터 시작했다. 콩팥병 환자를 위한 식이요법 채널이다. 유튜브 이름은 서울백병원 도로명인 '마른내로'에서 따왔다. 아직은 구독자 수가 7100여명에 불과하지만 콩팥병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서 차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콩팥병 환자에게 식이요법이 왜 중요한가.

콩팥병 환자는 칼륨이나 인, 나트륨과 같은 특정 영양소를 조절해야 합병증이 줄고 콩팥 상태가 나빠지지 않는다.

콩팥에 해로운 영양소를 줄이면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정보가 그만큼 중요하다. 환자들에게 먹어선 안 되는 음식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대신할 수 있는 식품정보를 제공해 안전하고 풍성한 상차림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지금까지 '마른내로'에서 업로드한 영상 중 독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콘텐츠는

'콩팥병 환자의 건강한 외식'을 주제로 한 영상들이 호응이 좋았다. 일식이나 중국음식점을 직접 방문해 콩팥병 환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추천하고 건강하게 먹는 꿀팁을 전했다.

예를 들어 짜장면을 주문할 때 소스를 따로 요청해 반만 넣고 면을 비비거나, 탕수육은 소스를 부어 먹는 '부먹'보다 소스에 찍어 먹는 '찍먹'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들 영상은 1만여건 이상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마른내로'를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환자나 구독자가 있다면

우리 유튜브 영상을 보고 3년 만에 짜장면을 먹었다는 분도 있고, 평생 먹으면 안되는 것으로 알던 커피를 마실 수 있어 기쁘다는 환자도 있다.

기존의 영양교육이 금기식품을 강조했다면 '마른내로'는 과학적 영양관리를 바탕으로 먹어도 되는 적정량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도록 돕는다. 환자들이 아프기 이전처럼 식사의 즐거움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콩팥병 환자가 꼭 지켜야 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은 무엇인가.

콩팥은 항상성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다. 항상성은 몸 밖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기전인데, 콩팥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혈압·수분·전해질의 조절, 노폐물 배설, 혈액 생성, 산과 염기의 평형 유지, 혈당 조절, 뼈 건강 등 8가지 역할을 한다.

콩팥의 부담을 줄여주려면 싱겁게 먹고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해야 한다. 평소 먹는 건강식품이나 약물이 콩팥에 해롭지 않은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

■만성 콩팥병으로 인한 투석환자 수가 10만명이 넘었다. 이들 환자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에 관한 의견은

콩팥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절실하다. 콩팥병은 총 5기로 나누는데, 투석이 필요한 5기 환자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돼 의료비 중 10%만 환자가 부담한다.

하지만 약값을 포함해 매달 평균 30만원의 의료비 지출은 환자들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주변 다른 국가처럼 투석 비용을 정부가 전액 지원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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