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핵실험때마다 '단기충격 뒤 반등'

2017-09-04 11:32:26 게재

과거 5차례 코스피 50~100p 하락

펀더멘털 훼손 없다면 매수기회

증권가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증시가 단기 급락 뒤 반등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는 북한의 과거 핵실험 사례를 볼 때 이번 6차 핵실험이 코스피를 50~100p 가량 내리는 조정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코스피가 2350 이하로 떨어지면 매수기회로 볼 수 있다고 4일 진단했다.

코스피 급락 출발│북한의 6차 핵실험 여파로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곽현수 투자전략팀장은 "핵실험은 전쟁 위험 증대에 따른 기대수익률 악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외국인 수급 이탈로 한국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앞서 북한의 5차례 핵실험 직후 코스피는 2~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곽 팀장은 "이번 핵실험으로도 코스피는 50~100p 정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미국 증시가 노동절로 휴장인 점, 이달 중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관련된 이벤트가 산적한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 이슈에 의한 조정은 길게 끄는 병이 아닌 배탈과 같은 것으로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9월 중 증시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때까지 2~3주 시간을 두고 2350 이하에서 분할매수, 2250 이하에서는 적극 매수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6차 핵실험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 등 수출 선행지표의 개선 영향으로 단기적 충격 후 반등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이후 5차례 핵실험이 주식시장에 미친 충격을 살펴보면 단기 충격 이후 반등이 반복적으로 출현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이유는 북한 핵실험 이후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이후 사태가 급격한 악화보다는 완화 흐름을 거쳤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안을 시사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전명을 바라지 않는다"라고 언급하며 군사옵션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태 완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은 자신들이 정한 일정에 맞춰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에 대한 긴장 수위 확대가 가능하지만 미국은 이달 의회 개회, 중국은 내달 당대표대회 등이 예정돼 있어 자국 내 이슈가 중요하다"며 "과거와 유사한 경우라면 코스피의 흐름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그칠 가능성 높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북핵 리스크의 주식시장 영향력이 가장 컸던 시점은 5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해 9월 9일(건군절)이었으며 이후 5일 동안 최대 하락폭은 3.5%를 기록했다"며 "핵실험 이전 주가 수준 회복에는 10영업일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과거 9차례의 북핵 리스크 발생시 평균적으로 1.9% 하락했으며 5일내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며 "주가 하락 장기화의 경우는 대외 리스크 확대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북한 리스크 확대에 따른 국내 증시의 조정 압력은 높아질 수 있지만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는다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주가 조정은 적극적인 비중 확대 기회라고 주장했다. 펀더멘털을 훼손하지 않는 주가 조정은 언제나 매수 기회였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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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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