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일부터 러-북 열차운행도 중단

2020-02-04 11:24:24 게재

항공편 중단 이은 조치

"신종코로나 확산 때문"

중·러와의 국경 틀어막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중단한 북한이 3일부터 러시아와의 항공편에 이어 여객 열차 운행 중단에 들어갔다. 중국, 러시아와의 인적 교류 통로를 차단하는 '국경 밀봉' 조치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신종 코로나 확산과 관련 (양국 간) 여객열차 운행이 3일부터 중단된다"고 확인했다.

러시아철도공사(RZD)도 이날 "북한 철도성의 2월 1일 자 요청으로 3일부터 특별한 지시가 있을 때까지 (양국 간) 여객열차 운행과 하산(러시아 국경역)-두만강(북한 국경역) 간 무환승 객차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고 전했다.

북한 보건당국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로 전파되지 않도록 예방과 방역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그동안 러시아와 북한 간에는 러시아 회사가 운영하는 우수리스크(러시아 연해주)-두만강(북한 국경역) 구간 열차와 모스크바-두만강 구간 무환승 객차(1개 차량), 그리고 북한 측이 운영하는 평양-모스크바 구간 무환승 객차와 평양-하바롭스크(러시아 하바롭스크주) 구간 무환승 객차 등이 운행돼 왔다.

북-러 간 여객열차 운행 중단은 양국 간 항공편 운항 중단에 뒤이은 조치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앞서 1일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북한 외무성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통보해 왔다면서 "평양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항공편 운항이 잠정적으로 중단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러시아와 북한을 연결하는 항공편은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항하는 북한의 고려항공편이 유일했다. 고려항공은 최근까지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주 2회(월·금) 취항해 왔다.

항공편에 이어 철도까지 막히면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교통편이 사실상 완전히 차단됐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앞서 중국, 북한과 접한 자국 극동 지역 국경을 폐쇄하는 총리령에 서명했다.

러시아에선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2명 나왔으며 2명 모두 중국인이다.

북한이 중국에 이어 또다른 접경국가인 러시아와의 교통로까지 틀어막은 것은 그만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민감하다는 징표다. 최대 협력국인 중·러 두 나라와의 교역이 중단되면 자력갱생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상황을 헤쳐 나간다는 정면돌파전의 차질이 불가피한데도 이를 감수하고 나섰다는 점에서다.

이는 북한 당국이 오랜 경제난으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의약품 부족까지 겹쳐 주민들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는 판단 아래 전염병 유입과 확산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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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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