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7시간 진실을 밝혀라"

2016-11-26 16:58:41 게재

"304명을 살릴 수 있던 시간 동안 뭐 했는지 밝혀야"

유가족·시민 1000여명 청와대로 행진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26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 180여명을 포함한 시민 1000여명은 서울 중구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사무실을 기점으로 청와대와 200미터 떨어져 있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행진했다. 행진 후 이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박근혜 퇴진' 5차 촛불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해 출범한 특조위는 지난 6월말 조사활동 강제종료에 이어 최근 사무실까지 강제 폐쇄되는 등 박근혜정부 하에서 수난을 겪은 바 있다.

이날 특조위 건물 앞에 모인 유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 당일 첫 보고를 받은 시점부터 중앙대책본부에 얼굴을 드러내기까지 걸린 7시간의 진실 규명 필요성, 650만명의 국민서명으로 만들어진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특조위가 강제폐쇄된 데 대한 분노를 토로했다. 

발언에 나선 정세경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상식적인 믿음이 깨진 후에야 이 나라가 침몰하는 세월호와 같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7시간만에 나타나서 엉뚱한 소리를 하고,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라는 자를 대통령으로 앉혀놓을 수 있느냐"고 외쳤다. 

정 운영위원은 "이제는 어제의 우리가 아니다. 그들이 알아서 하지 않는 일은 강제할 것"이라면서 "국회와 헌법재판소를 강제해서 가짜 대통령 박근혜를 끌어내릴 것이다. 우리가 주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새 역사를 쓸 것"이라면서 "하야라는 말도 퇴진이라는 말도 아깝다. 박근혜 타도를 위해 청와대로 진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 전인숙(경빈엄마) 씨는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대통령에게 한 차례도 대면보고를 못 한 게 말이 되느냐"면서 "그 시간 동안 대통령이 구조지휘를 하지 않고 뭘 했을지 여러 정황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유가족들은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전씨는 "선정적인 것을 보고 싶어서 7시간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 긴급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뭘 했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강제소환하고, 7시간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 김기춘을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조위 부활을 주장하면서 "특검도, 검찰도 못 믿는다"면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조위로 부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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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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