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웃으며 삽시다 │① 건강 : 운동실천 인센티브제 도입 필요

"운동으로 노인 건강 찾고 선물까지 받아요"

2017-04-04 12:40:32 게재

정부 노인건강 활성화정책, 이제 시작단계 … "초고령사회 대비 건강증진제도 박차 가해야"

우리나라는 8년 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25년이면 사회 구성원의 20%가 65세 이상 노인이 된다. 오래 사는 것만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노인들과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젊은 세대를 위해서도 노인들의 '건강한 삶'과 이를 넘어서는 '문화가 있는 삶'이 필요한 것. 내일신문은 '100세 시대, 웃으며 삽시다' 기획을 통해 노인건강·여가문화정책의 현주소를 짚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8년 후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예고하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의료비 지출과다와 우울한 노후생활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에는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다. 이에 '유병장수'라는 불우한 100시대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 노인들의 신체활동을 늘리고 만성질환 등을 예방하고 경증화하는 정책추진이 적극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란 강남대 교수는 "노인들의 활기찬 생활을 위한 시설 확충과 더불어 건강실천을 돕는 정책개발 추진이 더딘 상태"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운동실천을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체활동만으로도 노인질환 개선 도움 커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노인인구 662만명이 건강보험 진료비만 21조원 이상을 사용했다. 2014년도 보다 2조원 넘게 증가했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종 노인 실태조사 결과(2014)에 따르면 전체 노인의 89.2%(의사 진단 기준)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 46.2%는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복합유병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노인은 우울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고 치매 유병률은 2016년 전체 노인의 9.99%로 추정된다.

노인계층의 건강 상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노인은 만성질환을 지니고 있으면서 장수를 누리는 소위 '유병장수'의 양상을 보인다. 특히 사망 직전 1년 이내에 많은 치료비용이 지출되는 암, 심·뇌혈관질환 등으로 대부분 사망 한다는 점에서 노인 개인적으로 불행한 말년을 보내고, 사회적 비용은 비효율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효율적인 노인질환을 예방하는 건강관리체계를 다양화할 필요가 생긴다. 특히 만성질환 치매 등은 신체활동으로 개선될 수 있음에도 약품 처방이나 입원 진료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의료환경을 고려하면 더욱 절실하다.

3월 20일 서울 마포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이 건강백세운동 타임에 체조를 하고 있다. 사진 김규철 기자


또 이미 2009년 세계보건기구는 사망원인 20위 안에 신체활동 부족이 4위이며, 신체활동 통해 교정 가능한 사망원인으로 1위 고혈압, 3위 고혈당, 5위 비만 등을 지적했다.

더욱이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위험요인 중 신체활동 부족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노인들의 신체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와 정부도 질병예방과 관리를 위한 고령자 신체활동 촉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그 정책적 대안 마련은 아직 더디다. 보건복지부 노인정책업무 관계자는 "고령화 대책으로 노인건강활성화 주문이 많지만 제도 도입 등 이제 시작단계여서 많은 준비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고령자 운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 도입을 모색하면서 '건강마일리지' 시범사업을 올해 12곳 지방자치단체와 진행 중이다. 운동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한 노인에게 점수를 부여하고, 누적 점수에 따른 상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일본 독일 캐나다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건강생활습관 개선''운동독려 포인트제' 등도 참고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건강마일리지 시범사업을 진행한 적인 있는 임 준 가천대 교수는 "노인들의 건강생활을 위한 건강마일리지 도입은 의료진의 처방 외 개인이 직접 시행해야 하는 운동실천에 자극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그 필요성을 말했다.

노인이 이용할 건강운동프로그램과 시설 확대해야 =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노후건강활성화를 위해 운동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노인인구가 662만명을 넘어 선 가운데 두 부처의 노인건강활성화 프로그램은 매우 적다.

복지부는 건강백세운동교실을 진행하고 있는데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 등에 강사가 방문, 노인강습, 건강교육, 신체기능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4231곳에서 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이중 경로당 노인교실은 3309곳으로 이용자는 3만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65세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체율활동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게이트볼, 당구, 철인3종, 탁구, 볼링, 검도, 국학기공, 댄스스포츠 등 13개∼16개 종목으로 최근 3년 전국 25만명 정도 노인들이 이용했다. 지난해 관련예산은 26억6500만원 수준이었다.

복지부나 문체부에서 추진하는 이런 노인건강관련 프로그램은 현재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지만 시설과 예산부족으로 이용자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3월 20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노인복지관에서 열린 건강백세운동 타임에는 60여명의 노인들이 참여했는데 운동교실 공간을 가득 매웠고, 공간 부족으로 대기자들이 밀려 있었다. 1시간 백세운동을 마친 이영자(서울 신수동, 74세)씨는 "3년째 건강백세운동을 하고 있는데 팔다리 불편한 친구들도 많은데 몸이 좋아지는 것을 많이 본다. 병원도 안가고 친구들과 운동하고 어울릴 수 있어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노인들이 집에만 있지 말고 많이들 이용하라"고 말했다.

서울 홍은동 논골문화경로당에서는 서대문구복지관에서 강사가 파견돼 지도를 하는데 월요일에는 민요 따라하기, 금요일에는 노인에 맞는 맨손체조(일명 멧돌체조)를 배우고 있었다. 보통 30여명이 참여하는데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하려면 공간이 넓지 않아 프로그램 진행타임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포노인복지관이 신체활동교실이 12타임 넘는 것과 대비됐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노인들의 신체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인들이 지역사회 다양한 운동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이 필요하고 노인운동지도강사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노인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사후 치료 중심에서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외국의 건강증진 사례를 참고해 고령층의 건강운동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 확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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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송현경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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