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대못질' 한반도 격랑 속으로

2017-03-08 10:59:25 게재

정치외교안보 긴장 극대화 … 경제, 관광, 지자체까지 직격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6일부터 전격적으로 배치가 시작된 사드체계가 한반도를 격랑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중국의 노골적 반발과 러시아의 커지는 불만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를 다시 형성하고 있다. 또 세계최강을 자처하는 미국과 중국이 사드를 놓고 한반도에서 연일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해온 북한의 맞대응 도발까지 얽히면서 한반도 안보정세는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미 군부의 사드 알박기가 새로운 냉전구도를 형성하면서 너무 안 좋은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국내를 보면 정치권이 사드 배치를 놓고 사분오열하고 있고, 경제 관광분야는 물론이고 지자체 투자유치까지 곳곳에서 사드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직접적이고 심대한 타격은 경제 분야다. 중국의 경제보복이 본격화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경제적 손실 규모가 최악의 경우 150억달러(약 17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장우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8일 '중국 내 반한감정 확산과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이 추정했다.

중국의 한국투자 위축도 우려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여론 악화에 취약한 소비재, 서비스 분야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드포대 부지를 제공하는 롯데는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8일 중국롯데에 따르면 중국내 롯데마트 매장 3곳 중 1곳이 문을 닫았다. 중국에 진출한 전체 롯데마트 점포 99개 가운데 39개가 영업정지 처분으로 문을 닫았다. 1개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8억원대로 39개 매장이 한달간만 문을 닫아도 손실금액은 300억원이 훌쩍 넘는다.

관광분야 역시 고사 직전이다. 2016년 입국한 외국인 여행객은 1724만명이며 이 중 중국 관광객들은 806만명으로 46.79%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따라 2017년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16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2일 오후 중국 여유국이 베이징 여행사에 구두로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으며 이와 같은 지침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중국 여행사들은 이미 홈페이지에서 한국 상품들을 삭제했다.

조광익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업계에서 보는 (사드)영향은 심각하다"면서 "그런데도 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기획재정부 등의 대응은 안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과 연계된 관광은 물론이고, 투자유치나 농수산물 수출까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기관광공사가 18일 칭다오 관광설명회에 이어 다음달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열 계획이던 민관합동 경기관광 로드쇼를 취소했고, 인천도 다음달 17~21일 방한할 예정이던 중국 화장품업체 코우천그룹의 일정이 전격 취소됐다.

이밖에도 대구시, 전남도,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들도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주한 상황이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정세는 물론이고 전국이 사드 여파로 들끓지만 우리정부 당국자들은 안보상 불가피성만 강조하고 있고, 정치권은 대선 유불리만 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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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이재호 정석용 김신일 송현경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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