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조치 가속화

소비자 고발방송으로 한국기업 압박하나

2017-03-08 10:21:52 게재

롯데, 15일 CCTV고발프로그램 '완후이'에 긴장 … 마트 99개중 39개 영업정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보복 조치로 중국이 한국기업에 대한 타격 수위를 높히고 있다.

롯데마트는 영업정지 점포가 늘어나고 있고, 15일 중국 CCTV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서는 롯데를 비롯한 한국기업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고발방송이 예상된다.

중국 장쑤성 렌윈강 롯데마트 셔터에 렌윈강 소방당국의 영업정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날 현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제공 여파로 중국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당한 롯데마트 지점 수는 모두 39곳으로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베이징 연합뉴스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앞두고 방영되는 소비자고발프로그램 '3.15 완후이'에서 롯데제품을 비롯한 한국제품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3.15 완후이는 중국 CCTV와 정부부처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동 주관해 1991년 이후 매년 3월 15일에 방영하는 중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생방송 TV 프로그램이다.

매년 제작진은 중국 내 여러 기업을 비밀 취재해 기업의 불법 행위, 제품 품질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파헤쳐 고발해 왔다.

지난해 3.15 완후이에서는 중국판 '배달의 민족'인 배달앱 '어러마'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집단이 운영하는 '타오바오'에 대해 다뤘다.

특히 외국기업의 불법행위와 불편사항도 집중 조명했다. 애플의 경우 2013년 중국 내 A/S가 미국·영국·한국보다 낙후된 점, 1년 보증수리 기간에도 중국에서만 새제품으로 교환해 주지 않고 부품비를 요구한 사실을 고발했다. 폭스바겐은 기어변속기 결함 등을 다뤘다.

방송 이후 중국 소비자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자 애플 CEO인 팀쿡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고 폭스바겐도 38만대를 리콜하면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

국내 기업중에는 2011년 금호타이어가 대상에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2007년부터 4년간 중국내 타이어 점유율 1위였다. 이 프로그램은 금호타이어가 타이어를 만들 때 재활용 고무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기준치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금호는 사과했으며, 타이어 30만개를 리콜했다.

이처럼 매년 3.15 완후이에서 외국 기업을 타깃으로 한 심층 보도가 계속되자, 올해에는 어떤 기업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중국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분위기상 올해 '완후이'에 롯데가 걸려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이같은 관측이 사실이라면 롯데의 중국 사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영업정지 마트 계속 늘어 = 8일 중국내 롯데마트 매장 3곳 중 1곳이 문을 닫았다. 중국 당국은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 부지 교환계약을 체결한 이후인 지난 4일, 4개 매장에 대해 동시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데 이어 6일 추가로 19개 롯데 매장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7일 16개 매장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전체 롯데마트 99개 점포 가운데 39개가 영업정지 처분으로 문을 닫았다.

상하이 화둥법인이 운영하는 장쑤성(29개)과 안후이성(2개)·저장성(4개) 등의 35개 점포와 동북법인이 운영하는 랴오닝성 소재 2개, 화북법인 관할 허베이성 점포 2개 등이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최근까지도 실시간으로 중국 롯데마트 및 슈퍼, 백화점 등 사업장에 대한 소방점검을 진행하면서 시간차를 두고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어 향후 문닫는 매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가 사드 후보지로 결정된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내 롯데 사업장에 대한 시설점검은 200차례 이상 이뤄졌다.

롯데는 중국에서 백화점 5개와 마트 99개, 슈퍼 13개 등 117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베이징 롯데슈퍼 3개 점포가 문을 닫기 전인 지난해 할인점(롯데슈퍼 13개 포함) 115개점 총 매출이 1조1290원에 달한다.

1개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8억원대로 39개 매장들이 한달간 문을 닫을 경우 손실금액 3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사업 재검토 하나 = 롯데그룹도 중국사업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공식적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상하이 매장 등 최근 영업정지 처분이 집중된 지역의 매장 철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중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가 롯데마트 매장 중 일부는 정리하기로 하고 선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둥(상하이) 법인이 운영하는 롯데마트 점포 10여곳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점포 철수설까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부점포 폐점 내지 철수는 사실무근"이라며 "상품구색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해외 사업에서 1240억원의 적자를 봤는데, 이 중 80~90%가 중국 사업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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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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