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자 - 서울 성북구

"저출산시대 대안은 아동친화도시"

2016-02-04 10:21:31 게재

출산장려금·보육료 지원 근본대책 아니다

모든 정책·사업에 전국 첫 '아동영향평가'

지방자치 부활 21년, 2014년 7월 출범한 민선 6기도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단체장들이 지역과 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주민들에 약속한 사항도 하나둘 결실이 보인다. 원숭이의 해 시작과 함께 민선 6기 성과로 남을 만한 지자체 핵심사업을 짚어본다.

서울 성북구가 과거의 물리적 변화에 중심을 둔 '개발도시'에서 '사람중심 도시'로 구조를 전환한다. 특히 세금도 내지 않고 선거권도 없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아동친화도시로 거듭나기로 했다.

 

서울 성북구가 중학교 전학년 친환경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초 성북구 지역 내 한 중학교에서 성북구 직원들이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구는 친환경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쌀에 대한 품평회를 실시하는 등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사진 성북구 제공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은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누리과정, 아동폭력, 학교밖 청소년 등은 모두 아이들을 키우는데 따르는 문제들"이라며 "약자인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아동친화도시를 만드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사람중심 도시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북구의 아동친화도시는 아동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시민으로서 권리의 주체라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한다. 아동의 권리 실현을 위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있는 생존·보호·발달·참여의 4대 권리에 주목했다.

민선 5기가 시작되면서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3개년도 장기계획을 수립했다. 어린이가 행복한 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해 모든 부서에서 8개 정책과제와 36개 세부사업을 추진했다. 2011년 11월에 아동권리 전담기구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같은 해 12월에는 어린이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와 아동복지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 의거해 다음해 3월 길음동에 전국 최초의 구립돌봄센터를 설치했으며, 현재 4곳에서 운영 중이다. 2012년 12월 조례를 제정해 '어린이·청소년의회'를 구성해 아동청소년들이 행정에 직접 참여하고 주도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3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됐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30개국 1300여개의 아동친화도시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성북구가 유일하다.

또 구는 아동과 관련된 모든 정책·사업·법령에서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고 실현되는지 점검하기 위해 2013년 10월 아동영향평가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14년 5월 '아동영향평가 등 실시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전국 최초로 아동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행정의 제1 과제도 아동친화도시로 정했다. 아동친화도시의 비전을 수립하고 통합적인 민관 거버넌스를 운영한다. '아동청소년 자치위원회'를 동별로 구성해 아동시설의 기획과 설계, 시공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해 아동의 요구에 맞게 추진한다. 부모지원센터를 육아뿐만 아니라 영유아 건강까지 책임지는 '영유아 부모지원센터'로 바꿔 모든 아동에게 시기별 맞춤 건강관리를 지원한다.

특히 8억원의 예산으로 '아동청소년 전용보건소'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간호사와 의사는 물론 사회상담사 등 전문가 6~7명이 상근하며 주민들이 아이를 갖기 전부터 임신 출산 육아 질병까지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와 상담 등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성북구가 아동친화도시에 집중하는 것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소멸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사회 경쟁력을 키우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돈 몇십만원을 더 지원한다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아이를 낳으면 행복하게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 즉 아동 친화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인터뷰│김영배 성북구청장]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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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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