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국회의원 '민생'을 말하다│권은희 새누리당 의원(대구 북구갑)

"좋은 규제 키우고, 나쁜 규제 없애야"

2015-02-11 00:00:01 게재

"IPTV 합산규제 법안은 엉뚱 … 소비자선택권 침해"

"급변하는 ICT 환경에 맞춰 '수평적 규제체계' 도입"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의 별명은 'IT소녀'다. '대한민국 IT산업의 산실'로 평가받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한국통신(현 KT)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25년간 현장을 누빈 경력에다 '앳된 외모'가 결합된 '결과'다. 그런 그가 "좋은 규제는 키우고, 나쁜 규제는 없애자"며 ICT 규제와 정면으로 맞섰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 업계의 핫이슈 '합산규제'다.

■합산규제란게 뭔가요?

IPTV법과 방송법 개정을 통해 전체 유료방송 사업자의 방송서비스를 합산해 가입자수 시장점유율을 3분의 1로 제한하는 거예요. 3분의 1을 넘으면 추가가입을 받을 수 없는 거죠.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미방위 법안소위에서 논의 중입니다. 오는 13일에도 추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예요.

■뭐가 문제가 되어서 규제를 하자는 건가요?

개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경쟁이 줄어들어 방송다양성이 훼손될 수가 있다는 것인데 저는 이런 주장에 동의할 수 없어요. 기술발전과 함께 IPTV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시대인데, 사업구역 내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한다? 그런 엉터리가 어디 있나요. 피해가 없는데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명백하게 소비자선택권 침해에 해당하는 거죠.

■그런데 왜 이게 이슈가 됐나요?

　일부 야당 의원들이 계속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예요. 야당에서는 합산규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클라우드법까지 연계처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법안을 볼모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자는 것인데, 이건 아니죠.

■이 규제가 도입되면 안되는 이유가 있나요?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적용이 되는 기업은 KT 하나밖에 없어요. KT의 IPTV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합산돼 규제대상이 되는 것이죠. 규제가 도입되면 KT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위성방송을 매각해 점유율을 떨어뜨려야 하는 것이죠.

■위성방송은 수익이 크지 않은데 팔면 되잖아요?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위성방송은 과거에도 적자여서 정책적으로 KT가 매입한 것이예요. 공중파 난시청 지역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여전하고 통일도 대비하기 위해서는 위성방송을 계속 유지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통일대비라뇨?

　독일 통일과정에서 동서독 방송교류는 아주 큰 역할을 담당했어요. 마찬가지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방송교류가 필요하고, 그때 위성방송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남북의 문화격차를 줄이고, 통일가능성을 높이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해외에서 합산규제 사례가 있나요?

　2013년에 정부가 내놓은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을 보면 없습니다. 더구나 지상파 등 방송콘텐츠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사례는 있지만 소비자선택권을 제한하는 규제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사업의 과도한 점유, 특히 대기업의 과도한 점유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 문제가 있다면 공정거래법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선정과 지배력남용 규제, 전기통신사업법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다양한 의무부과 등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소비자선택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쓸데없는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반면 그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려는 중이다. 방송통신 등 스마트생태계에서 시장과 규제간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수평적 규제체계'다. 이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낼 에정이다.

　그는 "방송통신시장이 이미 CPND(콘텐츠ㆍ플랫폼ㆍ네트워크ㆍ디바이스)가 융합되는 스마트생태계로 진화한 만큼 개별시장에 대한 지배력 논란은 무의미하며, 현재 경쟁상황평가 체계는 사업자간 네거티브 선전에 따른 비효율적 규제경쟁만을 촉발시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전의 낡은 규제체계를 뜯어고쳐 새로운 규제체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흔치않은 'ICT 전문가 국회의원 권은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