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찾아가는 학부모 콘서트│전남 순천시

"인공지능시대 인재, 인성교육으로"

2017-04-06 10:59:19 게재

정서적 흑수저는 '죽은 교육', 정서적 금수저는 '산 교육'

학부모, 2015개정 교육과정 충분히 이해 … 대입정책 신뢰도 높여야

"인재양성의 해법은 '사회정서적 역량'으로 해석되는 SES(Socioemotional Skills)가 주인공이다. SES는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결합한 능력을 말한다."

특강 중인 조 벽 동국대 석좌교수 사진 전호성 기자


조 벽 동국대학 석좌교수가 특강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설명했다. 조 교수는 "미국 일부지역은 초중등 단계에서 SES를 필수 교과목으로 정했다"며 "공감과 소통을 중요한 업무효율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문제행동 아이로 변한다"며 "온실에서 키운 화초는 밖에서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4일 전남 순천대학 70주년기념관에서 '2017 찾아가는 학부모 콘서트'가 열렸다.

특강에 나선 조 교수는 "마음의 영역이 인공지능(AI)을 이길 수 있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마음 쓰는 것을 가르치지 않고 머리 쓰는 것만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주입식 지식교육은 '헛똑똑이'를 만들 뿐"이라며 "이제 교육은 지혜로운 사람을 양성해야하는데 논리와 심리를 가르쳐야 '합리'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사회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능지수와 감성지수가 조화를 이룬 교양방식과 교육과정 필요성을 주문했다. 지성과 감성이 결합한 인재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우리 아이들은 OECD 국가중 6년간 행복감이 꼴찌였다. 이제 정서적 흑수저를 정서적 금수저로 바꾸는 교육을 해야 한다. 정서적 흑수저가 '사(死)교육'이고, 정서적 금수저는 '생(生)교육'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서적 금수저는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교실에 생기가 돌고 있다. 학생이 교실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미래사회에서 주인이 되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며 "이게 자유학기제고 교실수업개선이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융합교육은 입학사정관제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대학도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인성과 전문성 창의성이 융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교육을 통해 흑수저를 정서적 금수저로 바꿀 수 있다고 역설했다.

대학입시변화 주문 '봇물'=자유학기제나 교실수업개선이 대학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놓고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우선 교실수업 변화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장 교사가 설명했다.

윤찬웅(여수구봉중 국어)교사는 "자유학기제 국어수업과 요리를 접목했다. 50%이상이 라면요리를 했다. 수업을 포기했던 한 모둠조가 편의점의 모든 요리를 검색하더니, 직접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성과는 당연 최고였다"며 "직접 수업에 참여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다. 수업의 변화는 학교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노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 교사는 "시험만 안볼 뿐 정상적인 수업을 한다. 학부모들이 성적지상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에 자녀를 시험성적으로만 평가하는데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자녀와 대화의 문이 닫히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희(학부모)씨는 "아이들이 자유학기제를 거치면서 노는 법을 배웠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금 더 기다려주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녀와 소통이 잘 됐고 가정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초중고는 변하는데 대학입시는 변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아이가 희생양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대입 정책을 지적했다.

윤지영 남악고 교사는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아이들은 노는 방법이 다르다. 이제 칠판에 적고 설명하는 수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자유학기제가 고교교육을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수행평가는 고교로, 다시 대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자유학기제 인성수업


콘서트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교실수업 변화에는 박수를 보낸다. 아이들 스트레스가 줄고 가족간 대화가 늘었다"며 "하지만 교사의 학생부기록은 여전히 상위 성적자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만채 전남교육감은 "교실수업이 바뀌니깐 아이들이 관심과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요즘 교육이 변하고 있는데 최고 방해꾼은 대학입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알아서 학교에 잘 적응하고 꾸려나간다"며 "현 정부가 추진한 자유학기제는 최고의 교육정책"이라고 말했다.

변화된 교육과정이 대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응빈 연세대 입학처장은 "대학이 죄인취급을 받고 있는 것을 잘안다. 하지만 대입제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유학기제는 대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생활 과정이 학종부에 기록되고 입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면접은 자기소개서를 검토하고 질문한다. 단기에 급조한 엉터리 자기소개서는 금방 탄로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팁을 드리겠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선생님한테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며 "연세대는 2021년부터 교사추천제와 면접을 묶어서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현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이 된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졌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학부모 질문에 이 영 교육부 차관이 답했다.

이 차관은 "수업이 바뀌면 아이들이 바뀐다. 새 교육과정은 자유학기제 연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맞춤형으로 진로탐색까지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갈수록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과 정부와 교육청이 힘을 모아 공교육이 살아나고 있다. 아이가 행복한 설계를 해나가는 게 그 증거다. 개정교육과정을 처음 맞는 학생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수혜자가 될 것이다. 2015는 자유학기제로, 2018는 개정교육과정 시행으로, 20121년 대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학부모 콘서트는 오늘 우리의 교육, 공부의 재발견, 미래교육의 희망 공감 등 3가지 소주제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학부모 이 희 씨는 "새로운 교육과정은 아이와 부모의 삶에 행복을 만들어주는 교육과정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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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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