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찾아가는 학부모 콘서트│울산광역시

"미래사회 키워드는 창의와 협력"

2017-04-17 10:51:28 게재

학생부종합전형, 미래 인재육성 정책과 맞닿아

자유학기제, 개정교육과정과 연동해 안착하길

"학부모가 개인의 경험과 사교육 정보에 의존하면 자녀는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 '열심히'가 아니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지상주의를 내려놓고 창의적인 역량과 협력을 키워드로 삼아야 한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적응 그리고 협력'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설명했다. 송 부사장은 "이제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 어떤 직업이 안정성이 높고 유망할지가 아니라, 개인이 지닌 특성을 살려 직업과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특강 중인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사진 교육부 제공


늘어난 기대수명, 직업가치 달라져야 = 13일 울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7번째 '2017 찾아가는 학부모 콘서트'가 열렸다. 1부는 '적응 그리고 협력'이라는 주제로 송 부사장의 특강이 진행됐다. 송 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과 기술혁신에 따른 일상의 변화와 이에 따른 아이들의 공부 방법과 미래 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

2부에서는 자유학기제와 '2015 개정교육과정'에 대해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이 영 교육부차관과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 송길영 다음소프트부사장, 울산 옥동중 김미화 교사, 울산 학성여고 장건홍 교사, 학부모 황혜경씨가 패널로 참여했다.

특강에 나선 송 부사장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가 등장해 고용은 점점 줄 것"이라며 "직업을 돈을 벌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빅 데이터로 본 우리 삶의 변화를 제시했다. 송 부사장은 "1983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는 사람과의 관계를 어려워하고 불편해한다"면서 "음식 배달앱이나 부동산 앱, 맥도널드 매장의 터치스크린, 페퍼 같은 로봇 점원이 생기는 것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유학기제 도입, 학생중심 수업으로 탈바꿈 = 이날 콘서트에서는 '2015 개정교육과정' 적용, 자유학기제 방향, 4차 산업혁명시대와 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2부 패널 토론에서는 자유학기제를 통한 수업의 변화, 대학입시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심이 집중됐다. 자유학기제 도입에 학부모 황혜경씨는 "중2 아들이 자유학기제를 경험하고 수다쟁이가 됐다"며 "활동수업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있다. 학교 가는 게 즐겁고 수업이 재미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현장 교사는 자유학기제를 통한 교실 수업의 변화를 설명했다. 울산 옥동중 김미화 교사는 "아이들이 활동적인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잠을 잘 틈이 없다"면서 "자유학기가 의사소통과 협업, 자기주도학습 능력의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당면과제를 묻는 질문에 울산 학성여고 장건홍 교사는 "초등학생 때만 해도 수업 시간에 서로 발표하려던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올라갈수록 의욕을 잃고 무기력해진다"며 "입시에 대한 중압감과 함께 주체의식을 갖지 못한 게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영 교육부 차관은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중학생들의 학교폭력 발생이 현저히 줄었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교과 사교육비도 일부 줄었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고 밝혔다. 송 부사장은 "자유학기제 때문에 성적이 떨어질까 염려하지만, 140세까지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 지금 1~2년의 시간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면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학기제에 학생과 교사의 소통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학부모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김 교사는 "자유학기 모둠활동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1:4 정도로 대응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면서 "학생의 숨은 적성과 재능을 찾기 쉽고, 학생과 학생 간 소통도 수평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2015 개정교육과정' 대비, 교실의 변화 = 교육과정 개정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차관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창의융합인재를 기르기 위한 정책이라 생각한다"며 "자유학기 수업 정신과 2015개정교육과정은 맥을 같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에 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자기주도적 관점에서 문제를 던지고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융·복합적인 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력, 협업의 기본조건인 의사소통능력을 갖춘 학생을 미래 인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장 교사는 "2014년부터 울산시교육청은 행복한 아이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참여 학습으로 행복한 아이, 수업 공감으로 행복한 교사, 소통과 협력으로 행복한 학교 교육브랜드로 지원해왔다"면서 "교사들도 참여수업을 위한 다양한 교과연구회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학교 활동에 어떻게 참여할지 질문했다. 지방에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묻는 질문에 안 입학본부장은 서울 학교가 지방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오해를 꼬집었다. 안 입학본부장은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전국에 1500개가 넘는 일반고를 분석하고 공부한다"며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을 평가할 뿐 일률적 잣대로 평가하지 않으니 대학의 공정성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차관은 "암기 위주의 교육을 극복하고 학생 중심 수업을 확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이 문제 해결력,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인 만큼 이런 흐름에 맞춰 교육정책도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한 울산시교육청 대외협력팀장은 "이번 콘서트가 미래 교육 비전을 공유하고 자유학기제와 '2015 개정교육과정' 등 교육정책에 대한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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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