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성공 위해 상법 개정 등 국회 역할 중요”

2024-04-05 13:00:38 게재

이사의 충실의무 강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밸류업 10대 과제 발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뜨겁다. 이런 가운데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상법 개정을 통한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5일 오전 여의도 IFC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꼭 필요한 ‘밸류업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포럼은 한국거래소가 5월까지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는 가운데 “우리사회에서 저출산 문제와 맞먹을 정도의 재앙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심 사안에 대해 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제도변화를 가져올 국회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포럼은 첫번째 우선과제로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을 제안했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 3 ‘이사 충실의무-이사는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에는 주주가 없다. 때문에 지금까지 기업들은 회사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일반주주들의 권리침해를 당연시 해왔다. 그 결과 한국 증시는 만성적인 저평가의 나락에 빠진 것이다.

이남우 포럼 회장은 “이사회에 소액주주 보호 의무를 지우는 상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상법 개정은 주무부처인 법무부 의견서가 중요하고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여야 양당 대표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 과제로는 상세한 밸류업 모범안을 완성한 후 이를 상장사들이 채택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 (기존 보유분 즉시 소각, 향후 매입분 3개월 내 소각)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도입하고 세율 낮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확실히 가동시키고 국내주식 아웃소싱 증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배당 증가시키는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 세제 혜택 제공 △상장폐지 경고 시스템 가동 △상장사 모자회사간, 계열사간 합병시 공정가치로 평가함 △ 상속세·증여세 현실화 등을 제안했다. 10대 과제의 우선순위는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기업 및 시장 밸류에이션 레벨-업 기대 효과를 기준으로 했다. 포럼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한국 주식 순매수에서 보듯이 국제금융시장의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외국인투자자들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국민연금의 역할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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