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6
2024
작은 정부와 큰 정부. 보수와 진보를 거론할 때마다 함께 등장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을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 거창하게 각종 이론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니다. 평범한 시민이 정부에게 기대하는 최소한의 역할에 대한 아주 평범한 이야기다. 꽤 오래전 일이다. 성착취 피해아동 보호를 위해 법과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만난 한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법체계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강한 반대에 부딪힐 때였다. “책상에서 공부한 법에서의 현실과 실제 현실은 굉장히 달랐다. 법이나 제도가 빠른 속도로 달라지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설사 법으로 되어 있다고 해도 현장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는 냉정한 머리는 물론 ‘따뜻한 시선’을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의 눈물이 보였고, 법을 누구보다 존중하지만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
07.25
한국이 체코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에 이어 15년만의 쾌거다. 총 예상사업비는 약 24조원으로 바라카원전(약 20조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원전 본산지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발주사와 세부협상을 거쳐 내년 3월까지 최종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체코정부는 테멜린지역에 원전 2기를 새로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협상권을 주기로 해 추가 수주 전망도 밝다. 우리나라는 이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원전 선진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풀어야 할 선결과제가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원전 생태계복원에 더욱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원전 생태계란 신규 원전 건설, 계속운전 시행 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원전에서 사용하고
07.24
대구시가 처음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대표사업 중 하나가 담장허물기다. 대구시의 담장허물기 사업은 1996년 10월 서구청 담장을 뜯어내면서 시작됐다. 문희갑 전 시장이 관주도로 보급했다면 조해녕 전 시장은 시민단체 회장을 맡아 시민운동으로 확산시켰다. 관공서 문턱을 낮춰 시민과 친근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돼 이웃끼리 담장을 허물어 터놓고 지내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마련하면서 도심의 녹지공간을 확보하자는 시민운동으로 확대 발전된 것이다. 담장허물기 시민운동은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에 이은 자랑스러운 대구의 시민운동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서울·부산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됐다. 2002년 법문사 발행 고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담장허물기 사업도 착수 초기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관공서 담장허물기는 주택과 아파트 병원 등 공공시설로 퍼져나갔고 전국 지자체들도 앞다퉈 도입했다. 긍정적 효과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담장을 허물고 나니 단독주택의
북극곰은 주로 얼음판 위에서 사냥한다. 북극해의 해빙 위에서 눈처럼 하얀 털로 위장해 잠복해있다가 얼음판에 있는 숨구멍으로 숨을 쉬러 나온 물범이나 물개 같은 해양 포유류를 사냥한다. 해양 포유류들은 몸도 유선형이고 앞발과 뒷발, 꼬리가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발달해 물고기를 잡을 정도로 빠르다. 북극곰도 헤엄을 잘 치지만 물속에서 이들 해양 포유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물범이나 물개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얼음 위에서 사냥한다. 얼음판 위에서 잘 드러나지 않도록 털도 흰색으로 진화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해빙이 녹으면 물범이나 물개가 얼음판 위로 숨을 쉬기 위해 나올 일이 없어진다. 해양 포유류도 계속 물속에만 있지 않고 바닷가로 나오지만 땅에서는 북극곰의 위장술이 통하지 않는다. 하얀 털이 너무 눈에 띄어 사냥에 성공할 확률이 뚝 떨어진다. “북극곰 80년 이내에 멸종” 먹이가 부족해진 북극곰들은 점점 더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다. 알래스카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7월9일대로(Avenida 9 De Julio) 중심에 위치한 복지부 건물 외벽에는 마이크를 잡은 에바 페론(Eva Peron) 형상의 대형 조형물이 걸려있다. ‘에비타’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에바 페론의 이름과 이미지는 100페소 지폐, 관공서, 공공시설, 소설, 연극, 영화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녀가 사망한 지 70년이 지났지만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아르헨티나 팜파스의 시골마을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에비타는 배우로 활동하다 후안 페론(Juan Peron)과 결혼해 영부인의 자리에까지 올랐고, 남편인 페론과 함께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정치운동인 페론주의를 창설했다. 여성운동가로 그리고 노동자와 하층민의 어머니로 33년의 짧은 생을 살다간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은 뮤지컬과 영화로 만들어졌고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하여 울지 말아요(Don’t Cry For Me Argentina)’라는 노래는 전세계적으로 알려져
1995년의 픽사와 2024년의 픽사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의문을 품은 채 영화관으로 향한다. 영화관에 걸린 ‘인사이드 아웃 2’의 포스터를 유심히 살핀다. 디즈니와 픽사 로고가 똑같은 크기로 나란히 붙어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 1995년에 개봉한 ‘토이스토리’의 포스터를 검색한다. ‘월트디즈니 픽처스가 제공하는 토이스토리’라는 문구가 보일 뿐 픽사 로고는 없다. 다시 옛날 포스터를 샅샅이 훑는다. 왼쪽 바닥 한구석에 픽사 로고가 사실상 숨어 있다. 왜 그럴까.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픽사의 시작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픽사의 전신은 조지 루카스 감독이 설립한 영화사 ‘루카스필름’의 컴퓨터그래픽 기술 담당 부서다. 1979년 7월 신설된 부서 ‘그래픽스 그룹’은 몇년 지나지 않아 매각 대상으로 시장에 나온다. 조지 루카스가 이혼 소송에 휘말리면서 비용을 충당하느라 현금이 될 만한 사업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1984년 루카스필름이 ‘그래픽스 그룹’을 매각하
시평
더보기지구촌
지금이 필리핀에 투자를 확대해야 할 적기다신문로
유정치가 미래를 기획하지 못하는 이유경제시평
공인회계사 양성과 회계법인 책임금요진단
기대에 답하지 못한 중국공산당 3중전회신문로
유악마는 디테일에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