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
2025
최근 원달러환율은 1470원대에서 오르내리며 1500원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올해 연평균 환율은 1419.16원이다. 1998년의 IMF 외환위기(1395원), 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1276.4원)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금리와 물가, 성장률, 경상수지, 자본 이동, 위험회피 심리까지 모두를 반영한 국가 거시경제 펀더멘털 지표다. 최근 환율상승(원화약세)은 한국경제의 체력 저하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실개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환율 상승세가 지속되자 지난달 27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고환율의 원인은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 쏠림이 크기 때문”이라며 서학개미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후 정부와 금융당국은 해외주식 양도세 강화 검토와 증권사의 해외주식 영업 실태점검이란 명목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IMF 땐 국민사치를 지적하더니 이젠 서학개미 탓하냐” “예전엔 서학개미를 외
12.03
고향사랑기부금 1조원 모금이 정말 어려운 일일까.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도가 도입된 해부터 가졌던 가장 큰 의문이다. 내가 모르는 다른 상식과 기준이 있지 않고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 생각했다. 고향사랑기부금 현재 10만원까지 전액 소득공제 대상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정치후원금과 같다.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국회의원 정치후원금이 589억5000만원이었고,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이 879억3000만원이었다. 이렇게 비교하면 선전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고향사랑기부금의 진짜 효능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법이다. 왜냐하면 고향사랑기부금은 정치후원금이 갖지 못한 확실한 효능감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답례품과 지정기부다. 실제 고향사랑기부금은 기부한 금액의 30%, 즉 10만원을 기부하면 3만원 상당의 지역 특산물이나 관광상품이용권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돌려준다. 고향에 기부하고 받는 사과 한 상자, 된장 한 항아리가 주는 만족감은 의외로 크다. 그렇
12.02
‘인공지능(AI) 제조업’을 강조하는 정부의 청사진은 화려하다.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신속하게 AI 대전환을 이루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에 따라오는 현실적인 질문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보이지 않는다. AI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냉각시스템,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을 포함하면 단일 시설 하나가 중소도시 전력소비를 넘는다. 그럼에도 정부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발전 전략을 분리된 전혀 다른 주제로 취급한다. 현실적인 해법은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는 것이지만 기업들은 이를 선호하지 않는다. 인적·네트워크·보안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전력공사는 전력계통 부담을 이유로 수도권 데이터센터를 제한하고 있다. AI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책 기조와 모순된다. 전력 공급도 불투명하다. 정
지난달 중순, 캄보디아 프놈펜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공식적으로는 민간 차원의 트랙2 회의였지만 다수의 아세안 고위인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해 사실상 ‘트랙 1.5’의 성격을 띠었다. 회의는 비교적 차분했지만 지역 정세 변화 속 아세안의 전략적 고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캄보디아는 여러차례 방문했던 곳이라 익숙했지만 최근 일부 한국 청년들이 온라인 사기에 연루된 사건 이후 치안 우려가 커져 이번에는 호텔 밖 외출을 자제했다. 대신 객실에서 메콩강과 프놈펜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과거 공관 근무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던 중 동행한 MZ세대 일행에게 “캄보디아의 대표 특산품은 후추”라고 말하니 모두 관심을 보였고, 심포지엄 종료 후 짧은 시간 동안 인근 이온몰(AEON Mall)을 찾았다. 그러나 필자의 관심은 쇼핑이 아닌 ‘관찰’에 가까웠다. 일본 대형 유통기업 AEON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전략—현지 소득·취향·구매력에 맞춘 생산·판매 구조—이
레조낙:반도체 화학소재 전문기업 레조낙(Resonac Corporation)이라는 회사명은 ‘공명하다’ ‘울려퍼지다’라는 뜻의 레저네이트(RESONATE)와 화학(CHEMISTRY)의 ‘C’를 조합한 것이다. 기능성 화학 및 소재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전자재료, 모빌리티 부품, 기능 소재, 기초화학품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화학의 힘으로 사회를 바꾼다”라는 미션을 가지고 다양한 사회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는 히타치 그룹의 대표적인 기업이었으나 현재는 히타치 그룹에서 분리되었다. 2023년 1월에는 쇼와전공과 쇼와전공머티어리얼이 통합되어 레조낙이라는 사명으로 새로 출범했으며, 이를 ‘제2의 창업’으로 보고 있다. 이 통합을 통해 양사의 강점인 반도체와 소재가 결합되어,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폭넓은 기술력과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능성 화학메이커가 되겠다는 장기비전 2030을 수립하고, 이 비전을 달성
트럼프행정부는 지난 10월 웨스팅하우스가 개발한 원자로 도입을 위한 800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여러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연방정부, 웨스팅하우스, 브룩필드 자산운용, 우라늄 연료 공급업체 카메코가 참여하는 파트너십으로 구성되며,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브룩필드와 카메코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 원전 4배로 늘리는 트럼프정부 행정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5월, 향후 25년간 대형 원자로와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 건설을 가속해 원자력 발전을 4배로 늘리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규모 원전 확장 계획은 여전히 논란이 많다. 지난 1년간 전력망에 추가된 전력의 약 90%가 풍력·태양광·배터리에서 나올 만큼 재생에너지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비판자들은 신형 원자로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보다 훨씬 비싸고, 800억달러가 어떻게 사용되며 누가 부담할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웨스팅하우스도 구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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