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
2025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특별감찰관 임명 지시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대통령은 “권력은 견제하는 게 맞다. 권력을 가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를 받는 게 좋다”며 “그래서 특별감찰관 임명을 지시해 놨다”고 말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 직전 정부를 통해 학습한 국민들에게 스스로 견제를 자처하는 권력의 모습은 분명 호감이었다. 이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매주 생중계되는 국무회의에서 보듯 그는 지시한 사안을 반드시 점검하는 유형의 지도자다. 스치듯 던진 말도 잊지 않고 확인해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선 “일이 줄지 않고 쌓이기만 한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취임 6개월 동안 대통령 지시는 1000건이 넘었고 이 가운데 정부 부처로 내려간 것만 해도 40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대통령의 스타일에 비춰보면 취임 30일에 지시한 특별감찰관 임명이 5개월이 넘도록 제자리라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얼마
12.12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인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 2022년 3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탈 청와대’를 선언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명언(?)도 이날 남겼다. 처음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광화문 집무실’이 고려됐지만 여러 이유로 용산 국방부 신청사가 최종 낙점됐다. 대통령실 이전은 두 달간 번갯불에 콩 볶듯 강행됐다. 그러나 취임식 후에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청사 안팎 곳곳에서 이후 2년가량 크고 작은 공사가 이어졌다. 처음 찾은 용산 기자실을 잊을 수 없다. 먼지 쌓인 수십 개의 책상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모습이 개업 준비가 덜 된 동네 독서실을 방불케 했다. 화장실은 두어 명만 서 있어도 좁았고 남성용은 소변기마저 고장난 상태였
12.11
최근 자동차에 관심있는 이들 사이의 최대 화두는 단연 테슬라의 감독형 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이다. 유튜브에는 테슬라 차량 FSD 기능을 시험한 영상이 넘쳐난다. 영상에서 테슬라 전기차는 운전자 개입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서울 강남 골목을 요리조리 나아가 주차장에 스스로 주차까지 한다. 댓글은 감탄 일색이다. 지난 4일 미국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반 가정이나 개인이 쓰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선박이나 항공 등 기업용서비스는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스타링크는 8000여개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촘촘히 띄워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회사 사업내용은 다르지만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기술과 서비스를 현실화했다는 측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세상 어떤 기업도 쉽게 따라가기 어려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측면도 같다. 두 기업 모두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5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이로써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 범위는 지난해 말 4.25~4.50%에서 3.50~3.75%로 낮아졌다.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계하며 ‘데이터에 근거한 신중한 접근(data dependent)’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와 고용 흐름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은 이미 완화 쪽으로 이동한 모습이다. 12월 FOMC 점도표에서 연준은 2026년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이라 했지만 미국 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그 이상 내릴 확률도 높다. AI 투자에서 시작된 ‘3A 성장’ 구조 2025년 미국 경제는 수많은 경기침체 신호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2% 안팎의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 제조업 경기의 구조적 부진, 고용증가 폭 둔화와 실업률의 점진적 상승 등은 과거 경기 순환상 경기침체 국면의 전조로
서울 삼성동에 깐부치킨이 있다면 새너제이 베리에사에는 데니스(Denny’s)가 있다. 실리콘밸리를 이해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가정하자. 주된 탐구 대상은 시가총액 4조달러 기업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이다. 그를 알기 위해 착륙하고 어디부터 가야 할까. 시작점은 베리에사 로드 2484번지의 허름한 식당 ‘데니스’다. 우리로 치면 24시간 영업하는 분식집이나 다름없는 이 레스토랑은 엔비디아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미국문화 습득의 강의실 ‘데니스’ 식당 대만에서 태어난 젠슨 황은 1973년 10세 나이로 태국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온다. 오리건주에서 기숙학교를 다니던 그는 미국 문화를 흡수하기 위해 혹독한 10대 시절을 보낸다. 그의 맹렬하고 결단력 있는 성격은 청소년기 미국에 ‘동화’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데니스 시절이 이를 보여준다. 그는 15세에 데니스에서 설거지 담당으로 일을 시작했다. 철야 근무를 자처한
내년 6월 23일이면 영국의 유권자들이 3.8%p 차이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가 이뤄진 지 10년이 된다. 10년이 다가오는데도 브렉시트의 어두운 그림자가 영국 사회 곳곳에 길게 드리워져 있다. 브렉시트가 초래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인정하지 않는 극우세력들이 오히려 더 계속해서 세력을 확대해 왔다.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민간의 독립적인 싱크탱크로 유명하다. 각종 경제자료를 분석해 심층평가해 왔는데 지난달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큰 손실을 끼쳤음을 종합적으로 해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결론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5년이 지나 평가한 손실보다 10년이 경과하면서 발생한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이었다. 5년과 10년의 시간 경과를 두고 5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경제성장률과 무역 투자 등 각 분야에 미친 영향을 종합 비교했다는 의미가 있다. 일회성 분석이 아니다. 유럽연합(EU)에 잔류할 때와 비교해 연간 세수가 900억파운드 줄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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