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6
2026
애착을 가지고 이용하던 농협 축산물 온라인쇼핑몰 ‘라이블리’가 폐점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국 지역축협에서 정성스럽게 키운 한우와 한돈을 중간 유통없이 직판매해 고기를 좋아하는 충성고객층이 많은 플랫폼이다. 농협은 꽤 좋은 상품들을 확보하고 거래망을 갖추고 있다. 통조림 햄 뚝심을 생산판매하는 목우촌과 성능이 입증된 홍삼 한삼인도 농협 상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농협 상품이 민간에 뒤처지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농협개혁을 보면서 라이블리와 같은 작지만 강한 농협의 상품들이 왜 살아남지 못하는지 생각해본다. 농협은 사실상 복합기업으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경제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의 자산규모는 800조원대로 국내 대기업진단 중 5위권 이내에 든다. 그런데 농협의 근간이 되는 경제사업은 매년 적자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 8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민 조합원의 생산물을 비싼 가격에 사들여
04.15
6.3 지방선거가 49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마다 후보 공천 작업이 한창이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후보에 이어 광역·기초 지방의원 후보 공천이 곧 시작된다. 통상 공천절차는 면접(자격심사) 통과자 대상으로 적합도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 진출 후보를 추린 뒤 권리당원 휴대전화 투표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그런데 일반 유권자는 물론 당원들도 우리지역 후보가 누군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출마자들은 TV토론회라도 하지만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 후보들은 그런 기회조차 거의 없다. 대신 이맘때면 모르는 번호로 ‘선거에 출마했다’고 알리는 문자 메시지만 쉬지 않고 전송된다. 현 선거제도에서 정당공천을 받지 않고 지방의원에 당선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의 정당공천제도는 유권자인 당원들의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밀실공천 금권공천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깜깜이 공천’이라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경기지역의 한 여
04.14
일반 국민에게 다소 생소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있다. 지방선거 등 선거제도 개편을 앞두고 국회가 신속히 논의하기 위해 구성하는 특별위원회다. 선거구 획정, 피선거권 나이 조정 등 선거 관련 주요 사안을 결정한다. 현재 구성은 민주당 9명, 국민의힘 8명, 조국혁신당 1명 등 모두 18명이다. 정개특위는 그동안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선거 때 자주 발표하는 여론조사 신고 의무 규정이나 여성 추천 의무화, 비례대표 정수 확정 등 선거와 관련된 굵직굵직한 성과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름값도 제대로 못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22대 국회 정개특위는 역대 정개특위 중 가장 늦게 출발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역대 정개특위는 지방선거를 평균 478일 앞두고 출범했으나 이번에는 불과 163일을 두고 만들었다. 늑장 출발을 하면서 공직선거법도 위반했다.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구 획정 시한은 지난해 12월 3일이다. 벌써 4개월째 직무 유기다. 헌법재
미국과 이란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필자는 쉴 새 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었다. 한강을 따라 달리다가 중랑천으로 빠졌다. 반기마다 외국어 말하기 시험을 보러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대학으로 간다. 진급에 필요한 점수를 땄지만 대학 캠퍼스가 주는 설렘과 자극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험에 응시한다. 하천을 빠져나와 도심으로 합류할 시간이다.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길을 걷는데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성이 앞에 있다. 이란 거주 5년 구력이 남았는지 스카프 색깔과 뒷모습만 보고도 이란에서 온 사람임을 직감한다. 그의 이름은 ‘자흐라’로 서울 어느 공과대학 교수로 일하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왔다고 했다. 이란 수학 환경에서 성장한 ‘미르자하니’ 우연찮게 겪은 이 일로 오랫동안 잊고 있던 세계적인 이란인 여성이 떠올랐다. 그는 2014년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마리암 미르자하니(Maryam Mirzakhani)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 역사에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사회는 빠르게 입장을 내놓는다. 유럽은 안보를 이유로 중동은 생존을 이유로 분명한 입장을 내놓는 가운데, 중남미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중남미 어느 나라도 이 분쟁에 대해 격렬하게 규탄하거나 중요한 외교적 역할을 자처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국가들이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으나 그 언어는 대체로 원칙적이고 절제되어 있다. 또한 미주기구(OAS)나 중남미국가공동체(CELAC)와 같은 주요 지역기구들도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침묵’이라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도덕적 판단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은 경제와 외교 그리고 사회 내부의 균형을 고려한 계산된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 침묵과 절제된 발언으로 불확실성 관리 중남미는 역사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에 깊이 개입하지 않는 비동맹의 전통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이는 단순히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에 비해서 비정규직에 훨씬 (임금을) 더 적게 주는 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좋게 얘기하면 ‘능력주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선발돼서 좋은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왜곡이다.” 민주노총이 이에 대해 수긍했는지 항변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번의 선발로 지위와 대우가 결정되고 이것이 선발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좌절을 안겨 주는 것은 사실인 만큼 노동계에게는 뼈아픈 지적이다. 이 지적에 공감한 일반 시민들도 적지 않으리라. 하지만 능력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은 따로 있다. 능력주의는 다른 말로는 ‘메리토크라시’라고도 하는데 이는 출신이나 신분이 아닌 개인의 능력이나 실적에 근거해 사회적 지위와 보수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나 실적이 타고난 소질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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