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7
2026
자치경찰제가 시행된 지 5년이 되는 지금, 과연 그 취지를 다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하기 어렵다. 치안현장에서도 여전히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자치경찰 사무를 수행하는 경찰도 국가경찰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직과 운영 역시 국가경찰 체계에 대부분 의존한다.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유일한 자치경찰조직인 셈이다. 왜 자치경찰제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못하는 것일까. 흔히 권한이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권한을 지방으로 얼마나 넘겼느냐에 있지 않다. 세계 각국의 경험은 자치경찰제의 성패는 권한이양 정도보다 민주적 통제와 전문적 자율성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영국은 주민선거를 통해 경찰 책임자를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가장 민주적인 모델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운영과정에서는 정치화라는 고질적 문제에 시달렸다. 선거를 의식한 단기 성과주의가 경찰 운영에
5월 27일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인상 및 특별 경영성과급 교섭을 최종 타결하고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노조가 21일 파업할 것을 결의한 가운데 노사 교섭이 초미의 관심이었는데, 20일 밤까지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의 조정을 거치면서 극적으로 타결했다. 필자는 일찍이 한일의 노사관계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를 즉시(스포트적)적 위기극복형 노사관계로 정의한 적이 있다. 이번의 삼성전자 특별 경영 성과급 교섭에서도 그러한 노사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노사관계 즉시적 위기극복형, 일본은 신뢰 축적형 몇가지를 살펴본다. 첫째, 교섭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작년만 하더라도 조합원 수는 6000명대 수준이었으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시 5만7000명을 넘었다. 노사관계가 즉시적이었다. 둘째, 파업을 몇 시간 남기지 않은 절박하고 위기적 상황을 극복하는 형태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위기적 상황에 도달해야만 노사가 의견
미국 알래스카에는 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매년 배당금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석유를 직접 캐지도 않았고 정유공장을 운영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단지 알래스카 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알래스카 영구기금(Alaska Permanent Fund)’이 지급하는 배당금을 받는다. 알래스카는 석유를 주민 모두의 공동자산으로 본다. 땅속의 원유는 정유공장을 거쳐 에너지와 산업의 원료가 되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데이터도 다르지 않다. 공공건물의 전력사용량, 교통량, 버스 승하차 정보, 전기차 충전 기록, 시민들의 이동과 소비 정보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데이터를 새로운 자산으로 바꾸고 있다. AI는 데이터 시대의 정유공장과 같다. 흩어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해 새로운 서비스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탄소중립도 같은 구조를 갖는다. AI가 데이터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한다면 탄소중립은 데이터를 탄소가치로 전환하는
06.16
7년 만에 이뤄진 시진핑의 방북과 북중 정상회담은 양측이 서로의 전략적 필요를 확인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과시한 무대였다. 두 정상은 관계를 ‘전략적 협조’로 격상했고, 의제를 한반도에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발전·번영’으로 끌어올렸다. 한반도 문제와 양국 우호의 유지에 머물렀던 2019년 회담과 견주면 이번에는 한반도를 비워낸 자리에 지역·글로벌 의제를 얹은 셈이다. 표면의 밀착 뒤에는 각자의 셈법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중국의 구상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부상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큰 우산 아래 놓여 있다. 강대국이 각자의 지역에 대한 전략적 관리를 상호 인정하는 구도 속에서 중국은 동북아 질서의 적극적 관리자를 자임한다. 그 시야에서 북한은 역내 불안정성의 진원이자 동시에 적극적 관리 대상이다. 북한의 대미 접근, 급속한 북러 밀착, 핵·재래식 현대화가 중국의 이익을 흔들지 않도록 묶어두는 한편, 미국과 한미일의 압박을 견제하는 전선에 북한을 전략적으
에너지전환은 더 이상 에너지나 환경정책만의 과제가 아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늘릴지, 원전을 얼마나 유지할지, 수소를 얼마나 도입할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그 전환을 가능하게 할 기술과 산업기반을 우리가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과거 에너지안보의 핵심은 석유·가스·석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였다. 그러나 지금은 에너지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과 공급망 자체가 보호 대상이 되고 있다. 배터리 소재와 제조공정, 전력망 기자재, 수소 생산·저장·활용 기술, 원전연료와 차세대 발전설비는 모두 미래 에너지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다. 산업경쟁력과 기술안보의 핵심축이 된 에너지 현재 79개의 국가핵심기술이 지정·관리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에너지와 직접 관련된 기술은 좁게 잡아도 15개 안팎이다.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차전지, 연료전지시스템, 액화가스 화물창, 고온 히트펌프, 발전용 수소터빈 등이 대표적이다. 원자력 안
생물의 진화과정은 저마다 다채롭고 복합적이다. 척추동물만 해도 그렇다. 척추동물은 몸통을 따라 단단한 등뼈인 척추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뇌를 포함한 복잡한 신경계를 지니고 있다. 이는 척추동물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이 척추가 없던 조상 동물과 어떤 점이 달라지면서 차이가 생겨난 것인지, 어느 시점에 등장한 것인지,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많은 정보가 밝혀졌지만 여전히 모르는 정보도 너무나 많다. 시간을 돌려 수억년 전 척추동물이 처음 탄생한 시점의 생물을 구할 수만 있다면야 그 진화 과정을 일일이 들여다보는 게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럴 수 없으니 연구자들은 지금 살아있는 생물을 서로 비교해 수억년 전 사건을 재구성하는 수밖에 없다. 척추동물 및 척추동물과 가장 가까운 무척추동물을 연구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창고기는 이러한 척추동물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 있어 가장 널리 활용되는 핵심생물 중 하나다. 창고기는 마치 창날처럼 양끝이
06.15
과거 가계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올인하며 급격한 집값상승과 가계부채 심화라는 사회적 부작용을 겪었던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본시장 육성 의지와 정책 지원, 반도체를 필두로 한 제조업 기반 산업 경쟁력이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부동산이 아닌 자본시장에서 미래를 찾기 시작했고 가계자산의 중심축은 빠르게 주식과 펀드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러한 ‘머니무브(Money Move)’ 흐름은 국민들의 노후보장 수단인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직접 계좌를 운용하며 자산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국가가 퇴직소득에 대해 여타 소득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해 주는 근본적인 취지는 명확하다. 장기근속자의 노후자금을 두텁게 보호함으로써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제도적으로도 안전자산 중심의 투자만 허용하는 등 원금 확보
해마다 6월은 전세계 컴퓨터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구글 IO’라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 IO는 인풋-아웃풋(INPUT-OUTPUT)의 줄임 말인데 매년 구글의 신기술과 서비스를 구글의 생태계에 있는 전세계 개발자, 사업가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행사다. 한마디로 구글의 1년간 모든 비즈니스 관련 활동을 정리하고 미래방향을 제시하는 이벤트라고 하면 가장 알기 쉬울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8년 구글 IO를 통해 ‘인공지능 퍼스트(AI First)’라는 구호가 나왔으며 그 시점을 기준으로 구글의 모든 기술과 서비스가 AI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오늘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미나이 같은 AI 서비스의 시작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올해는 2018년만큼 중요한 선언이 있었는데 바로 에이전틱 AI 시대로의 진입을 공식 천명한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이미 각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고 어느 정도 여유만 된다면 개인화된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서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장의 시민들이 체감하는 의료·돌봄 서비스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제도의 취지는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도록 돕는 것이지만 현실은 공적급여의 한계와 비급여 항목의 무게 때문에 ‘반쪽짜리 돌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건강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면 병원비 걱정은 크지 않아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노년층의 경우 누구든 한두가지 중증질환만 겪어도 지금의 제도 아래에서는 삶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차례 목격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약 65%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민들이 직접 짊어져야 할 의료비 부담이 매우 크다. 이 공백을 민간 실손보험이 채우면서 과잉진료와 의료 양극화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공·사보험 체계 모두에서 비급여로 분류되어 환자가 전액을 부담하는 영역들은 단순한 선택적 진료가
06.12
6월 10일 오후 6시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가 동시에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39년 전 6.10민주항쟁이 타올랐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번 시국선언의 이유가 낯설다. 군부독재도 아니고 계엄령도 아니다. 투표용지가 모자라서다. “그게 시국선언까지 할 일인가.” 솔직히 처음엔 이런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들여다볼수록 사안이 심각해지고 그 의미가 무거워졌다. 전국 대학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성명과 대자보를 집계하는 사이트 ‘한 표의 기록(hanpyo.kr)’에는 11일 현재 200개가 넘는 대학에서 400건에 가까운 성토와 주장이 올라와 있다. 한결같이 참정권 침해 사태를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18개 대학 총학생회 시국선언과 맥을 같이하는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취업난과 각자도생의 그늘 속에서 총학생회 구성조차 무산될 정도로 학내 공동체와 사회적 목소리가 약화해 있었던 게 대학가의 쓸쓸한 현실이었다. 그런데 참정권 문제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 1년을 맞았다. 돌이켜보면 이 대통령은 제21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부동산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부각하지 않았다. 집권 1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가 어떤 방향의 주거정책을 추진할 것인지 국민들이 충분히 알기 어렵다. 정부는 종합적인 주거정책과 주거·부동산 관련 조세 개편 방향을 조속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년간의 주택공급 정책을 살펴보면 정부가 9.7대책을 통해 우선 공적주택 110만호 공급 등 공공 주도의 주택공급 확대와 계획을 내놓은 것은 민간 주택시장의 어려운 여건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분양되지 않은 3기 신도시 토지를 공공이 개발하겠다는 방침과 2027년까지 LH가 신축 매입임대 사업을 집중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바람직하다. 종합적인 주거정책과 조세 개편 방향 조속히 제시할 필요 그러나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존 대책만으로 민간 주택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정부
중동사태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직접적인 석유가격 폭등과 공급망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석유 비축 제도가 없어 민간 정유사의 약 30~45일 치 비축량에만 의존해 공급충격에 극히 취약하다. 이로 인해 동남아시아 역내 국가들은 에너지 비상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5월 7~8일 필리핀 세부에서 개최된 제48차 아세안 정상회의는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파고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 간 비상연료를 공동 비축하는 데 합의했다. 한편 일본은 아세안의 비상연료 공동 비축 시스템 구축을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아세안 국가들의 약 1년치 원유 수입량에 해당하는 최대 12억배럴을 조달하고 비축을 확대할 수 있는 규모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지하 암반 저장기술과 대리 정제 가치사슬을 연계해 동남아 현지의 비축 저장 인프라
202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다. 이번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은 작년부터 진행된 무차별적 관세 부과와 올 2월 이란 침공 등으로 비롯된 경제 영역에서의 불확실성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일 것이다. 현재 연방 상하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이 그 지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이 상하원 중에 적어도 한 군데에서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투표권 확대 역사 뒤집으려는 트럼프 미국 정치사에서 투표권은 오랜 갈등의 대상이었다. 미국에서 투표권이 비약적으로 확장된 계기는 남북전쟁이다. 전쟁의 결과 노예제가 폐지됨에 따라 1870년 비준된 수정헌법 제15조는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과거 노예신분을 이유로 투표권을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한편 여성에게 투표권이 부여된 때는 수정헌법 제19조가 비준된 1920년이다.) 이러한 헌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를 운영했던 남부 주들은 문해력 시험
06.11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역사상 유례없는 행정적 파국과 신뢰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투표용지 부족사태’는 단순한 행정적 착오나 현장 실무자의 실수를 넘어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초유의 사태로 비화했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SomeTrend)의 6월 3~9일 연관어 분석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과 ‘2030 유권자’라는 두 개의 거대한 축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균열과 갈등구조를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들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이를 “일부 지역의 일시적인 수요 예측 실패”로 치부하며 안일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은 선관위의 누적된 행정적 무능과 사후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책임회피적 태도에 있다. 국가의 기틀이 무너진 것에 분노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집회 참석자들을 보면 교복을 입은 청소년부터
소프트뱅크의 시가총액이 지난 6월 1일에서 3일까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를 일시적으로 능가해 일본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에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AI 전략에 대한 기대가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가 소니그룹, NEC, 혼다, 일본제철, 3대 메가뱅크 등과 설립한 인공지능(AI) 개발 신회사인 ‘일본AI 기반모델개발’에는 아사히화성을 비롯한 일본기업 약 30개사가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마 최종적으로는 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제조현장 데이터 집약해 피지컬AI 개발 주력 소프트뱅크 주도로 전개될 일본 AI 연합은 2027년까지 1조 파라미터 규모의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한 후 2029년에는 이미지·음성 등 멀티모달 처리 능력을 확장하고 2030년대 초에는 무게·온도·거리 등 현실세계의 물리정보를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기능까지 구현할 방침이다. 미국 빅테크 등은 언어 모델 기반의 AI를 독자적으로
최근 라이칭더정부가 제2·제3원전 재가동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대만 사회에서 원전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경제부는 안전성 검증과 법적 절차,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지만 논의는 이미 정치권과 산업계, 시민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원전 찬반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만의 에너지 정책 전반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대만은 오늘날 세계 AI 공급망의 핵심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TSMC를 중심으로 엔비디아 AMD 애플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대만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생성형 AI의 확산은 첨단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문제는 AI 산업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첨단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요구한다. 이제 전력은 단순한 공공재가 아니라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06.10
지난달 한국의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53% 늘어난 877억달러에 이르렀다. 월간 기준 최대기록을 세웠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반도체이다. 이에 정부는 내친 김에 연간 1조달러 수출도 노려보자며 기세등등하다. 그런데 그 뒤안길에는 걱정되는 일이 하나 있다. 가전제품 수출이 갈수록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지난달 가전제품 수출은 4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월보다 21.7%나 줄어든 것이다. 산업자원부가 설정한 20대 주요 수출품 가운데 가장 적다. 그러고 보면 가전제품의 수출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지 오래된 것 같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수출이 72억7000만달러로 8.8% 감소했고, 올해도 달마다 감소행진이 이어졌다. 중국의 가전 굴기에 맞선 슬기로운 대응책 요구돼 이렇게 난관에 부딪힌 것은 중동전쟁으로 말미암아 세계적인 수요가 위축되고, 중국산 저가제품의 공세가 갈수록 가중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 요인이 무엇이든 국내외에서 한국의 가전산업이 위기
중요한 정책적 어젠다는 실종된 채 여야 모두 심각한 내홍 속에 치러진 6.3 지방선거가 갈등과 분열, 첨예한 정치적 양극화로 점철된 우리 사회의 현주소만 드러내며 끝이 났다. 이제 막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정부의 우선 과제는 아마도 이번 선거 과정과 결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한 국정운영의 재정비일 것이다. 이번 선거는 기후·에너지 측면에서도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기후정부를 표방한 현 정부 집권 초기에 치러진 선거인지라 에너지전환이 지역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하며 다양한 현장 솔루션이 터져 나오리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실상은 열렬한 변화의 열기는커녕 에너지전환은 변방으로 밀려나거나 실종된 주제로 전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센터 유치 개발은 전체 광역 자치단체장 후보의 70% 이상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뜨거운 이슈였다. 물론 지방정부의 그러한 선택이 향후 중앙정부의 AI 정책에 상당한 힘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난타당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과 대통령도 질타의 강도가 덜하지 않다. 시민단체와 대학가의 비판도 매섭고 참정권을 침해받았다면서 항의하는 시위는 서울 송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범적인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모든 걸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렸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미 검경합동수사본부를 꾸릴 것을 지시해 놓은 상태이고 이날 오후에는 4부 요인과 만나 선관위 개혁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제도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중앙선관위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사태 발생의 경위와 근본원인을 규명하기에 앞서 격렬한 분노와 비난이 봇물을 이루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데 부정선거 음모론의 불길을 지피려는 불장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관리위원회
06.09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올해 첫 번째 해외순방으로, 중국은 대외전략의 핵심문제 중의 하나인 한반도 핵확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방북의 의미에 대해 중국전문가들와 심층면담을 토대로 중국의 시각을 소개하도록 한다. 중국 외교의 핵심과제이며, 강대국 관계까지도 연루되어 더욱 해결이 까다로운 한반도비핵화 문제의 좁은 문을 다시 열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스스로 방북을 결정했다. 현재 한국, 미국 당국은 북핵이 100여기라고 추정한다., 이는 더 이상 한반도문제도 아니고 문제를 방기하면 북핵이 더욱 고도화되는데, 현재로서는 동결에서라도 시작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해법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2월 이란핵의 해법으로 무력 선제공격을 통한 해결을 시도했지만 지구촌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 자체가 진흙탕에 빠져서 허덕이고 있다. 한반도에서 기습공격과 같은 도발은 한국전쟁과 같이 미국 중국 러시아가 참전하는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위험성이 너무 커서, 시진핑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