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0
2026
선거 지형에서 부산은 단순한 광역자치단체를 넘어 보수 진영의 난공불락 요새와 같았다. 하지만 최근 부산의 민심은 전례 없는 격랑 속에 휘말려 있다. 특히 다가오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각종 수치와 지표들은 보수 진영에 ‘심리적 탄핵’이라는 엄중한 경고장을 던지고 있다. 1년 전과 현재의 정당 지지율(부산·울산·경남 기준)을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지표로 비교해 보면 보수 진영이 처한 위기의 깊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해 4월 1~3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3.1%p, 응답률13.7%)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4%, 국민의힘은 46%로 나왔다.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12%p 앞섰다. PK은 보수 성향이 더 강하게 결집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불과 1년 사이 국민의힘 PK 지지율은 46%에서 29%로 17%p 폭락했다. 반면 민
04.17
지금 헌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라는 두 관문이 남아 있지만 39년 만에 국가의 기본틀에 손질이 가해지는 일이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민적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정치권 논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개 정당 의원 187명이 공동 발의해 국무회의를 거쳐 공고된 이번 개헌안은 한 마디로 본격 개헌을 위한 물꼬를 터는 데 집중한 안으로 보인다. 6.3지방선거 투표 일정에 맞춰 합의 가능한 범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을 발의자들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래서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 국가의 지역균형발전 의무 명시 등 정파 간 이견이 없는 내용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그동안 개헌 논의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절됐던 역사를 보면 이해할 만하다. 6.3지선이 ‘개헌 선거’가 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국힘도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반대하
04.16
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은 수십 년간 기술 발전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AI 시대의 진보는 이 법칙조차 유물로 만들고 있다. 이제 기술은 선형적 성장을 넘어 수직적 폭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이 예견한 ‘특이점(Singularity)-AI 지능의 총합이 인류 지능의 총합을 넘어서는 시점-’이 당장 내일이라도 닥칠 것 같은 속도다. 필자는 최근 이 속도를 몸소 체험했다. 2027년 도입될 IFRS 1118(재무제표 표시와 공시)호 컨설팅용 앱을 단 수 일만에 직접 개발해낸 것이다. 과거라면 숙련된 회계사 수 명과 전문 개발자가 팀(TFT)을 꾸려 몇 달간 매달려야 했을 일이다. 도메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AI라는 지렛대를 가졌을 때, 수십 배의 생산성 레버리지를 일으키며 즉시 활용 가능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음을 증명한 실례다. 19세기 초 ‘러다이트 운동’은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역사는 기술이
04.15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란 전쟁은 에너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케 한다. 비록 먼 곳에서 벌어진 전쟁이지만 그 여파로 우리 국민들은 일상 생활에서 애꿎은 고통을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간절한 에너지 자립은 정녕 이뤄지기 어려운 꿈인가. 에너지 자립과 관련해 여러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자는 뒤늦은 자성과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조류 발전과 조력 발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도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6일 발표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에도 이들 발전 방식은 전혀 언급조차 없다. 조류 발전과 조력 발전(이하 두 발전)은 모두 바닷물의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다. 조류 발전은 바닷물의 유속이 빠른 곳에 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이며, 조력 발전은 밀물 때 들어오는 바닷물을 가두는 방조제를 건설해 낙차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조류 발전의 유망 수역
04.13
중국은 5월부터 황산 수출을 전면 중단한다. 황산은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하나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황을 연소해 만든다. 다른 하나는, 구리∙아연 등 금속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만든다. 호르무즈 봉쇄는 첫번째 경로를, 중국의 수출 금지는 두 번째 경로에 충격을 주게 된다. 황산은 ‘산업의 혈액’이라 불린다. 곡물 재배에 필수적인 인산계 비료, 반도체 전기차에 들어가는 구리·니켈 등의 광물 추출, 수돗물 정수와 의약품 제조, 원유를 휘발유로 바꾸는 석유 촉매까지 현대 산업 거의 모든 영역에 쓰인다. 중국은 황산의 최대 수출국이면서 동시에 원료인 황의 최대 수입국이다. 중국의 수입 황 의존도는 50%를 상회한다. 그 절반 이상이 중동에서 온다. 호르무즈 봉쇄로 중동산 황 수출이 차단되자 중국 국내의 황 가격은 톤당 4400위안을 돌파했고, 이러한 가격상승이 황산 가격으로 그대로 전이됐다. 봄 파종기가 되면 농업에 필요한 인산염 비료 수요가 집중된다. 중국이 식량
04.10
6.3 지방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양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 확정이 속속 이어지는 가운데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0일 현재 민주당은 서울 등 9개 지역 후보를 확정했고, 국힘은 인천 등 7곳 후보를 확정했다. 양당 내부 사정과 경선 일정 차이로 주요 접전 지역의 대결구도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은 단연 대구시장 선거다. 도전의 정치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보수의 아성이자 자신이 고등학교를 다니기도 한 이곳에서 다시 도전의 깃발을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변의 권유와 오랜 숙고 끝에 이뤄진 그의 대구시장 도전은 단순한 지방권력 경쟁이 아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구조인 지역주의와, 청년 유출과 산업 침체로 상징되는 지역 소멸이라는 이중의 위기를 동시에 겨누고 있다. 김부겸이 출마선언에서 밝힌 대로 “대구를 떠난 아들딸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겠다”는 그의 메시지는 감성적 호소를 넘어
04.09
민주화의 분수령을 이룬 1980년대 이야기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학생운동 내부에 민중 주체 역사관을 날카롭게 새겨넣었다. 학생운동 주체들은 자연스럽게 산업화와 함께 거대한 집단을 형성한 노동대중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수많은 학생운동 주체가 다투어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노동대중은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순응적 삶에 길들어져 있었다. 그들에게 저항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불과했다. 학생운동 출신 노동운동가들은 소수의 선진 노동자들을 규합해 노동자 계급이야말로 진정한 역사의 주인이며 그들 안에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깃들어 있음을 깨우쳐 주었다. 노동현장 곳곳에서 거대한 폭발의 도화선이 될 불씨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던 중 1985년 서울 구로에서 대폭발을 예고하는 구로동맹파업이 일어났다. 동맹파업은 수많은 사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지만 군사정권의 야수같은 탄압으로 어렵사리 만든 민주노조들은 잇달아 파괴되어 갔다. 노동운동가들은 실의에 빠져들
04.08
지난달 말 정부가 만들어 국회에 보낸 공소청법안에 있던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의 범죄수사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 규정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인지 모르나) 너무 쉽게 삭제되었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형소법)에 규정된 ‘특사경은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라는 문언도 삭제될 것으로 예상한다. 2026년 3월 24일 제정되어 2026년 10월 2일 시행될 공소청법은 공소청 검사는 범죄수사에 관해 사법경찰관리(사경)와 협의·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사경도 사경이므로 현재 사경에게 인정되고 있는 불송치결정권이 특사경에게도 부여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특사경은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지체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한다’라는 형소법 규정도 개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불송치결정권은 수사한 결과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는 권한이다. 물론 범죄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 공소
04.06
민주주의는 선거라는 정치과정을 통해 유지되고 작동된다. 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며 일정한 주기에 어김없이 실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거의 핵심요소는 우리 선거에서 잘 관철되고 있다. 이른바 ‘절차적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에 기인한다. 그런데 선거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는 예측불확실성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예측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정당은 최선을 다하고 개혁과 변화를 추동할 유인이 강해진다. 반면 승산이 확실할 때 교만해질 수 있고 정책 개발과 혁신보다 당내 경선이 당선으로 여겨지면서 불필요한 잡음과 내홍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6.3 지방선거의 결과를 단정할 수 없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을 전망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6개 광역단체장 중 경북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싹쓸이 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그만큼 선거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진다는 방증이다. 이를 자초한 측은 국민의힘이다. 지난달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
04.03
최근 앤트로픽(Anthropic)은 개발자의 터미널 환경에 직접 상주하며 자율적으로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야심 찬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 혁신적인 도구가 베일을 벗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I 업계를 강타한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다. 3월 말 클로드 코드의 소스 코드가 npm 레지스트리의 .map 파일을 통해 인터넷에 통째로 노출된 것이다. 그것은 거대언어모델의 가중치나 새로운 아키텍처 논문 유출이 아니었다. 한번의 사소한 패키징 실수에서 비롯된 어처구니없는 코드 유출이었다. 57MB, 50만 줄에 달하는 이 코드는 경쟁사들에게 앤트로픽의 내부 시스템을 헌납한 셈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유출된 것은 AI의 ‘뇌(Brain)’가 아니었다. 그것은 모델이 현실의 코드를 읽고, 터미널을 제어하며 오류를 수정하게 만드는 정교한 시스템, 즉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의 설계도였다
04.02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대구에서조차 “얄밉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한다. 아마도 그래서 다가오는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지 않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거 아닌가 싶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 시장 출마도 힘을 보태고 있고 말이다. 아직 출범 1년이 안된 시점에서 성급할지는 모르지만 이 대통령은 ‘탈악마화’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윤석열정권의 ‘이재명 죽이기-범죄자 프레임’에서 벗어나 ‘일 잘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와 평가를 얻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12.3내란사태가 발발했을 때만해도 이 대통령은 사법리스크에 시달려야했다. 검찰과 법원에 끌려다니고 불려다닌 것은 그렇다치고, 무엇보다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호감도’가 가장 높은 정치인으로 꼽혔는데 그 이유가 바로 사법리스크였기 때문이다. 물론 비호감도만 높았던 건 아니고 가장 유력한 차기대선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니까 탈악마화의 밑천을 충분히 보유하고
04.01
헌법은 개헌안을 국회가 의결한 뒤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국민투표를 집행하기 위한 국민투표법이 201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으로 기능불능에 빠졌었다. 주민등록이 없는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약 12년의 세월이 흐른 뒤 최근에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개헌을 위한 중요한 절차적 걸림돌이 해소된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0일에 6월 3일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제안하면서 “전면적 개헌이 어렵다면 국민적 합의가 충분한 사항부터 단계적으로 개헌에 나서야 한다”는 단계적 개헌론을 제시했다.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국회 사후승인권 신설을 통한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권 통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 등 세 가지를 내용으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17일 국무회의에서 단계적 개헌론을 수용하면서 화답했고 법무부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19일과 30일에는 국민의
03.30
미국의 대이란전쟁으로 전세계가 순식간에 대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국제질서를 수호해야 할 초강대국이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목표도 불분명한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제정치에서 강대국의 책임을 설명하는 이론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아래 세 시각 중 어느 것으로 보더라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쉽게 정당화되지 않는다. 첫번째는 현실주의 관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패권안정이론이다. 압도적인 힘을 가진 패권국은 단순히 자기 이익만 챙기는 존재가 아니라 국제무역 질서 유지, 규칙 제공 같은 국제 공공재를 공급해야 한다. 이것은 도덕적 책임이라기보다 질서유지가 결국 자기 이익에도 맞기 때문에 수행된다고 본다. 도덕적 관점을 배제하더라도 과연 이번 전쟁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 유가폭등으로 유권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동맹국들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불신으로 미국의 리더십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03.27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이란 공격에서 압도적 군사력을 과시했지만 이란의 만만치 않은 맞불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맞불 공격의 주된 세력은 다름 아닌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이다. 개전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과는 찬란했다. 이란 정권의 제1인자와 혁명수비대의 총사령관을 초반 공격에서 폭사시켰다.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은 인공위성에 의한 정찰, 통신 감청, 그리고 인간 정보망에 의한 감시가 촘촘히 작동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란의 레이더망과 지휘통신망도 역시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한마디로 이란군은 두뇌와 눈, 신경망을 순식간에 상실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남은 단계는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일방적이고 거리낌 없는 폭격과 파괴였으며 실제로 그렇게 진행됐다. 그러나 괴멸의 위기에서 혁명수비대가 보여준 저항은 단기간에 무조건 항복을 꿈꾸던 미국을 당황 속으로 몰아넣었다. 혁명수비대는 비대칭 방식의 전쟁으로
03.26
유엔(UN)이 2012년에 3월 21일을 세계산림의 날로 정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이색적이면서도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개최되었다. 봄이 와 풀려야 할 남북관계가 오히려 꽁꽁 얼어붙은 시기에 임진강 가까이에 있는'DMZ숲'에서 열렸다. 세계 산림의 날인만큼 독일 몽골 키르기스스탄 등 13개 외국 대사들이 참석했다. 올해 UN이 내건 행사 슬로건은 ‘산림과 경제'였다. 목재를 포함해 버섯, 오미자 등 임산물이 소비자들 눈길을 끌어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신국부론인 셈이다. 기후위기와 전쟁으로 인해 숲나무의 경제적•사회문화적•정신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목재 활용 비율이 높아가고 있다. 목재 자급률이 독일은 80%에 이르지만 우리는 약 19.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독일의 목재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25%이지만 국토 63%가 산인 우리의 경우 4%대에 불과하다. 독일 등 산림선진국에서
03.25
2011년 12월 26일 누군가가 새벽에 도쿄 야스쿠니신사 입구 나무기둥에 기름을 뿌려 불을 지르고 그날 한국으로 입국했다. 다음해 1월 6일, 그는 서울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져 방화미수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었는데 이른바 ‘류창 사건’이다. 류창의 진술을 확보한 한국 수사기관의 통보를 받고 비로소 사건을 파악한 일본은 같은해 5월 한일 양국간에 체결된 범죄인인도 조약에 의거해 신병인도를 청구했다. 이와 같이 범인의 국적(중국), 범죄의 발생지(일본, 한국), 범인의 체류지(한국) 등이 다를 경우에 각국의 형사관할권이 경합하게 되므로 사건의 진상규명 및 효과적인 처벌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협력이 불가피하다. 국제형사협력은 그 요건과 절차 등을 정한 국내법이나 조약 또는 당사국의 호혜적인 국제예양(international comity)에 따라 이루어진다. 협력의 범위에 따라 국제형사사법공조법, 범죄인인도법, 국제수형자이송법 등과 같은 국내법이 있고 국가간 조약도 체결되
03.23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부인 서울시장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지표와 각 정당의 후보 선출 과정을 살펴보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 1야당인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행보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한쪽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정교한 마케팅 전략으로 경쟁력을 올려가는 모양새인 반면, 다른 한쪽은 ‘현역 프리미엄’마저 스스로 걷어찬 채 처절한 내부전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여론조사 결과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3월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4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서울 지역에서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45%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17%에 머물렀다. 두 정당 간의 격차는 무려 28%p에 달하며, 이
03.20
법 논란이 거세다. 사법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시행되자마자 시끌시끌하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범죄자, 게다가 성범죄자까지 4심을 받겠다고 법석이니 법이 깜짝 놀란다.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노란봉투법은 ‘교섭 파국’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원청 교섭 요구가 거세다. 사회 약자를 보호하고 기본권을 지켜주겠다는 선의에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법과 현실이 따로이니 곳곳에 염증이 생긴다. 속전속결 ‘입법 독주’의 부작용이다. 새로 법을 만들거나 고치려면 예견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공론(公論)이 필요하다. 세상에 완벽한 법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국민에게 의견을 묻고, 공청회를 열고, 여야가 치열하게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보완할 것은 보완 해가며 입법하는 게 정도다. 입법 과정은 학생에게는 좋은 교육 모델이다. 공론장(Public Sphere)의 중요성을 생
03.19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합동 공습을 개시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이란 해군은 개전 나흘 만에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이란 방공망은 무너져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산유국에 대한 공격을 통해 ‘유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특징은 트럼프 대통령이 얻고자 하는게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번 전쟁의 ‘전략 목표’는 무엇인가? 몇 가지 주장들을 살펴보자. 첫째, 개전 명분은 ‘임박한 위협’이었다. 그러나 루비오 국무장관은 의회 브리핑에서 정반대 말을 했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계획임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미군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을 촉발하게 된다. 미국이 먼저 타격하지 않으면 더 큰 희생을 치를 것이기 때문에 행동했다.” 즉 ‘임박한 위협’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공격계획에 ‘미국이 방어적으로 끌려 들어갔다'는 고백이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것은 정권 교체
03.16
40년이라면 한세대가 지나고도 강산이 한 번쯤 변할 시간이다. 그런데 역사적 자리매김이나 기록화에 앞서 법적 판단조차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역사의 잊힌 공간으로 사라지는 일이 여전히 많은 것을 본다. 지난 9일 서울고법은 1986년 벌어진 이른바 ‘건대사건’에 대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꼭 40년 만이다. 민주화운동이나 국가폭력 영역에서 그동안 많은 재심이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지만 이 재심은 그 결정이 내려진 시기나 의미가 특별히 눈길을 끈다. 잠시 4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1986년은 전두환정권이 가장 기세등등했던 때다. 1987년 6월항쟁 한해 전으로서 민주화 요구에 초강경 대응책을 구사했다. 국회에서 “통일이 국시”라고 말했다고 국회의원을 구속한 ‘유성환 국시론 파동’이 있었고, 언론에 보도지침을 내려 그대로 보도하도록 강요했다. 각종 고문과 부천서 성고문 사건도 자행됐다. 북한이 서울을 수몰시킨다며 평화의댐 성금 모금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던 시절이다.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