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2
2026
헌법연구자의 관점에서 이 달 19일에 있을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판결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윤 전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 혐의 유죄판결을 받고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한다.첫째, 지귀연 재판장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는 이제 공수처에 대통령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음을 이유로, 사실상의 무죄판결에 준하는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기는 힘들게 됐다. 재판 시작단계에서 지귀연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공수처가 대통령 내란죄 사건에 대한 수사권을 가지는지가 불확실함을 들었다. 그러나 지난 1월 16일에 같은 서울중앙지법 백대현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등 혐의 재판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하면서 공수처의 대통령 내란죄 수사권을 분명하게 인정했다. 공수처가 윤석열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범행 수사를 하면서 특검법에 규정된 ‘관련범죄’로서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01.30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026 국가방위전략(NDS)’을 발표했다. 국방의 최우선 순위를 미국 본토 방어와 서반구로 설정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국 억제를 강조하고, 유럽 비중은 축소됐다. 한반도에 대해서는 “한국이 북한 억제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미국은 결정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원만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성격을 ‘의존적 동맹’에서 ‘한국 주도-미국 지원’ 체제로 재편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도 역할을 축소하는 중이다. 현재 나토 비용의 3분의 2를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 ‘미국 돈’으로 ‘유럽 안보’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소련의 유럽 침공이 우려되던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 경제가 회복된 1960년대 이후에는 유럽 비중이 더 커졌어야 한다. 미국이 나토에서 역할을 축소한다고 유럽 안보가 위태롭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러시아는 군사대국이지만 경제대
01.29
이제는 잊힌 일이지만 몇달 전 이재명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한국은 국내적으로 내란사태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사면초가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안보의 핵심인 동맹국 미국이 한국을 고율의 관세로 압박했다. 이제는 동맹이 아니라 경쟁국으로 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과는 사드 배치로 악화된 관계가 코로나19로 고착화되고 윤석열정부의 자해적 외교로 파국을 맞이했다. 일본과는 뿌리 깊은 과거사 문제가 실용외교를 표방하는 이재명정부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존재였다. 적대적 2국가론을 주장하는 북한은 아예 한국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전형인 셈이다. 다행히 이재명 대통령의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 그리고 국가안보실과 외교라인의 냉철한 대응에 힘입어 이러한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역설적으로 이재명정부의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는 가장 큰 힘이 바로 외교다. 이러한 성공의 바탕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한국인의 저력이
01.28
법원의 1심 판단이 시작되면서 ‘12.3 비상계엄’은 이제 ‘12.3 내란’으로 확실하게 정리되어 가고 있다. 이 내란에 군 다수가 참여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 군인에 해당된 일이었지만 내란 가담은 군 조직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 1년여 전, 군의 국회 진공작전은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한 생중계로 온 국민이 지켜보는 데에도 진행됐다.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시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하며,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심의를 방해하는 군 작전은 분명히 불법이었다. 여기에 동원된 군은 명령에 따른 행동이라지만 불법 행위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이것만으로도 군은 명예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앞으로 이들 참가 군인들에 대한 호칭도 달라져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은 12.3 내란에 대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 ‘위력이 있는 폭동’이라고 판결
01.26
여기저기서 나라의 미래를 둘러싸고 비관적 전망이 횡행한다. 특히 미래의 시선으로 현재를 보는데 익숙한 MZ세대의 미래전망이 자못 심각하다. 최근에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의 75% 정도가 10년 후 국내 산업이 침체되고 실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54% 정도는 10년 후 한국이 아시아의 주변국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했다. MZ세대의 비관적 전망이 기성세대에게 위기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경고 메시지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 지금 한국은 이대로 가다가는 죽을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5년 뒤에는 10개 주력산업 모두가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한국경제인협회의 전망 보고는 이를 뒷받침해준다. 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확실한 단어는 ‘불확실성’뿐이라며 기업의 70% 정도가 올해 경영 기조로서 현상유지 혹은 감량경영을 선택하기로 했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MZ세대가 보는 미래 한국은 절망적 희망의 노래는 절망의 끝자락에서 울려 퍼지기
01.23
마거리트 히긴스(1922~1969)는 미국의 여성 종군기자였다. 한국전쟁 발발 이틀 만에 한반도로 들어와 6개월간 전쟁터를 누비며 전황을 보도했다. 한국 해병대를 상징하는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전설은 히긴스가 “그들은 귀신도 잡을 수 있겠다(They might capture even the devil)”라고 쓴 기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앙투아네트 메이의 ‘전쟁의 목격자(Witness to War)’ 중에서). 그는 1951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말은 캠퍼스에선 ‘대학 잡는 등록금 규제’라는 말로 조소(嘲笑) 되곤 한다. 정부가 등록금을 꽁꽁 묶어 대학이 질식할 것 같다는 고충을 희화화한 얘기다. 물론 과도한 비유일 수 있다. 어떤 정부가 대학 잡겠다고 일부러 ‘돈 씨’를 말리겠나. 그럼에도 등록금은 다분히 정치공학적인 게 사실이다. 역대 정부와 여야는 학생 표에만 침을 흘렸다. 등록금 동결은 대학이 자초한 면이 있다. 등록금을 연간 10% 이상 올
01.22
지난해 12월 4일 트럼프행정부가 새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을 내놓은 이후 새해 1월 16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를 외교현장에서 어떻게 실행할지를 담은 ‘전략이행계획(Agency Strategic Plan, ASP)’을 발표했다. 총 100쪽 분량이다. 원래 전략은 그리스어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서 유래한 ‘군대(Stratos)’와 ‘이끌다(Agein)’ 합성어로 장군의 기술을 의미하며 전쟁 승리의 방법론이다. 현대에서는 ‘이길 수 있는 판을 짜는 지혜’로 해석한다. 트럼프정부의 거버넌스 프로세스를 보면 먼저 1년 동안 집권하면서 현실과 경험을 기반으로 4년 기간의 ‘NSS’를 수립한다. 이를 기반으로 각 부처가 ‘ASP’를 세우고, 해마다 ‘성과실행계획(APP)’을 수립 평가하고 이를 예산에 반영한다. 합리적 성과주의다. 초기 집권 1년은 주로 ‘행정명령’에 기반해 통치한다. 기업가 출신답게 트럼프는 전
01.21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에 대한 집착은 광기의 발로인가? 새해 벽두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와 이란 국민들의 저항권 행사에 이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는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이 타국의 영토를 ‘부동산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무력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며 타국 국민들의 자결권을 무시하는 것도, 동맹국에 대해서까지 미국의 뜻을 거스른다는 이유로 고율관세 부과로 위협하는 것도 제2차세계대전 이후 정립된 국제법 체제에 부합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행동임은 분명하다. 이제 규칙 기반 질서를 떠받쳐온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막을 내렸다. 국제질서는 힘과 거래에 기반한 브레튼우즈 체제 이전의 질서로 급속하게 회귀하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미국의 패권주의를 저지할 방법은 없다. 그 어떤 국가들도 미국의 패권주의에 실효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개별적 또는 집단적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돈로주의(Donroe Doctrine)’로 불리는 미국의 신팽창
01.19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태가 악화일로다. 중앙당 윤리심판원에서 김 의원에 대한 제명처분이 의결되었지만 김 의원은 즉각 재심을 청구했다. 당 내에서 김 의원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스스로 결정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긴박한 상황이라고 인식한다면 정청래 대표가 비상징계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을 둘러싼 경찰수사가 진행된 마당에 이렇게 되면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심지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김 의원의 ‘황금폰’에 매우 민감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 청와대나 민주당 의원들이 김 전 원내대표를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음로론’까지 횡행할 정도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는 소리다. 이런 이유로 경찰들의 ‘금고’찾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의 금고를 찾았지만 별다른 내용이 없었고 추적 중에 있는 차남의 금고에 귀중품과 중요문서가 있다는 진술
01.16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는가 보다. 집권당 원내대표직 사퇴,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 의원직 사퇴 압박까지. 게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무려 13건에 이르는 방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마저 받고 있다. 그제 그의 자택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단행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추락이 시작된 지점이다. 놀랍게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9월 차남의 숭실대 편입 관련 의혹이 뉴스타파에 보도되면서 표면화한 각종 의혹의 시작과 증폭 과정에서 국회 보좌진이 스모킹건 역할을 했다. 뉴스타파의 최초보도는 김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보좌진의 제보가 바탕이 됐다. 의혹이 증폭된 것 또한 전현직 보좌진들이 김 의원의 비위 실태를 언론과 수사기관에 본격적으로 알린 결과였다. 국민을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보좌진의 내부 제보나 고발 증언 폭로 등이 아니었으면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각종 의혹이 김 의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01.15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1월 12일 두 법안이 입법예고 됐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심히 우려스럽다. 기존 검찰청의 권한과 인력 및 기능과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단순히 조직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차원에 그쳤다. 추후 검찰에 우호적인 상황을 맞이하면 통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공소청 수장 명칭을 없어져야 할 명칭인 검찰총장으로 정한 것에서 그런 의도가 짙어졌다. 두 법안을 내놓은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꾸려질 때 핵심인력 절반이 현직 검사와 수사관으로 구성되고, 이를 도울 자문위원회에 친검찰 성향의 인사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반개혁적 법안이 나오겠다는 예상을 했는데 현실이 되었다. 개혁의 대상에게 개혁의 작업을 맡긴 결과다. 공소청법안에서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명확하게 차단하지 않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여지를 둔 것은 꼼수다. 이렇게 남겨진 논란거리는 올해 10월 2일 시행되어야 할 두 법안의 시행을 늦추는 요인으로
01.14
다카이치 수상은 2025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했을 때 일본이 처한 에너지 환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다. “화석연료에 의존해 국부를 유출한다든지,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 머리를 숙이는 외교를 이제 끝장내고 싶다.” 이어서 15% 가량의 에너지 자급률을 100%로 만들겠다며 해외로 나간 기업의 국내복귀 촉진, 국내 제조업의 보호 등을 위해 전기를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당시 다카이치 후보는 목표 달성을 위해 크게 세 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첫째, 동일본대지진으로 가동이 중단된 기존 원자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둘째, 소형모듈 원자로(SMR)나 핵융합 등과 같은 차세대 원자로를 건설한다. 셋째,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매장 가능성이 있는 희토류 등 국내 자원을 개발한다. 말하자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정세에 좌우되지 않는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 정책에 관한 기본방향은 국가안전보장전략(National Sec
01.12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정부의 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핵심 부처 장관에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 출신이자 현역 지구당 당협위원장을 발탁한 것이 워낙 파격적이었다. 여기에 이 후보자의 국회의원시절 보좌진 갑질 논란과 부동산 투기, 175억원대 재산형성 의혹이 더해지면서 파장이 더욱 증폭되는 형국이다.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만만치 않은 폭발력을 갖는 사안들이어서 이 후보자가 과연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과 국민정서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 지명 발표 직후 서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가며 당적을 제명 처리한 국힘의 혹독한 공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당내 일각의 강한 거부감에도 큰 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결정을 지원한다는 분위기다. 당사자인 이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재정전문가 간담회까
01.09
우리는 일상에서 인공지능 비서에게 말을 거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엄밀히 말해 지금까지의 인공지능(AI)은 우리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은’ 것이 아니었다. 기존의 시스템은 사용자의 음성을 받아 적는 음성인식(ASR) 단계를 거쳐 이를 텍스트로 변환한 뒤 그 글자들을 읽어 의미를 파악하는 이른바 ‘번역된 데이터’의 규칙을 따랐다. 이러한 방식은 전달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정보의 누출을 가져온다. 음성이 텍스트로 박제되는 순간 목소리에 담긴 미묘한 떨림, 고조된 감정, 혹은 문맥을 뒤집는 반어법의 뉘앙스는 소거되고 건조한 기호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입체적인 조각상을 평면적인 그림자로만 감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최근 구글이 발표한 ‘제미나이(Gemini) 2.5 플래시’와 같은 네이티브 오디오 모델은 이러한 중간 통역과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소리를 직접 처리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 기술적 도약의 중심에는 서로 다른 감각을 하나의 수학적 언어로 묶어주는
01.08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관계는 사실상 갑을 관계로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당에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후보로 추천되기 위해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거의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정치에서 ‘공천헌금’이라 불리는 기이한 형태의 관행은 아직도 근절되었다고 할 수 없다.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 출마 지망생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형국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출마 후보자)들간 형성된 이러한 관계는 특정 진영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현실정치에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업무 영역이 제도적 차원에서는 분리되어 있지만 정치현장에서는 상호보완적 관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차원을 넘어 지방의원 지망자들의 공천 여부를 결정할 때, 공천관리위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역구의 현역의원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결국 ‘공천헌금’의 유혹에 노출되기 쉬운 게 현실이다. 지역구의
01.07
지방시대는 선언만으로 오지 않는다. 문이 열려야 시작된다. 어떤 문을 열어야 할까. 사람들이 부담 없이 지방을 오갈 수 있는 ‘이동’의 문, 그리고 편히 머물 수 있는 ‘체류’의 문이다. 이 두 개의 문이 동시에 열릴 때 지방은 비로소 친밀한 ‘관계’의 장소가 되고, 일상을 나누는 ‘생활’ 공간이 될 것이다. 현재 지방으로 가는 길은 멀고 비싸며, 지방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은 태부족이다. 각자도생하듯 지방에 오라고 하는 것은 진정한 초대가 아니다. 오는 길에 꽃을 뿌리지는 못한다 해도 장애물을 치우고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지방시대를 앞당길 두 개의 문부터 활짝 열자. 전국 대중교통 정기권으로 이동권 보장 첫번째 문은 전국의 대중교통을 정액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월정기권 ‘코리아 로컬 패스(K-Local Pass)’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지방 이동은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결단의 영역이다. 서울~전주 기준 고속철도는 왕복 6만~8만원, 고속·시외
01.05
‘시민의 정치지성’에 달려 있다. 대통령이 주도한 친위쿠테타-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내란 기도-마저 겪은 한국 민주공화정의 위기 혹은 취약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정치지성이 발현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부의 배분에 관한 민(民)의 주권자적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고 촉진해 사회성원 간의 힘의 균형과 조화를 낳는 좋은 정치도 가능하다. 여기에는 친위쿠테타를 일으킨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켰다는 것 자체로는 민주공화제의 위기도, 좋은 정치의 실현도 어렵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2.3사태 이후 2026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까지도 현실정치는 혼란스럽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정치·사회적 양극화, 여전히 정돈되었다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미국과의 외교·통상갈등 등 나라 안팎의 어려운 문제를 두고 숙고하고 숙의하는 정치의 모습은 볼 수 없다. 또 문제 해결의 방도를 갖고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도 부재하다. 다루고 있는 사안과 문제를 다루는 행태가 경쟁세력과의
01.02
2024년 12월 3일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내란사태가 2025년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파면결정으로 내란사태 해결의 큰 돌파구는 마련되었지만 그 후에 이어진 내란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원 재판은 더디기만 하다. 진정한 내란종식을 위해서는 첫째, 내란에 가담하거나 동조한 이들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을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 둘째, 법원의 판결을 통한 엄정한 책임자 처벌, 셋째, 내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와 관행 개혁의 세 단계를 잘 거쳐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2026년 새해를 맞은 우리는 아직 이 중에서 제1단계라고 할 수 있는 ‘철저한 진상규명’ 과정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갈 길이 멀다. 새해를 맞은 어제까지 아직 내란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내려진 것은 징역 2년이 선고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정보사 요원 정보 유출’ 판결이 유일하다. 그러나 1월부터는 3특검 사건의 선고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12.31
2025
미국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 대가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이 내일 현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11월 버핏(95세)은 투자자들에게 “물러난다”는 작별인사 편지를 보냈다. 후계 CEO는 그동안 경영수업을 받았던 그렉 아벨 부회장이다. 14년 전 중앙일보 기자였던 필자는 국내 언론 처음으로 버핏 회장과 인터뷰할 행운의 기회를 가졌다. 당시 81세지만 그의 얼굴에 주름을 찾아볼 수 없었고 목소리도 단단했다. 검은색 바탕에 회색이 섞인 양복을 입고 빨간색 넥타이를 맬 정도로 패션 감각도 있었다. 미리 질문지를 주지 않았는데도 답변에 거침이 없었고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 같았다. 필자 손을 따뜻하게 쓰다듬는 인간미도 보여주었고 자신의 지갑을 선물하는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받을 수 없어서 돌려주자 회사 동료들은 난리였다. 여러모로 한국의 ‘회장님’들과 많이 달랐다. 이후 14년 간 그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과 언론 보도를 관심 있게 보았다. 그가 보
12.29
개혁의 동력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정부의 권력도 무한하지 않다. 5년 임기의 대통령제에서 2년 안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혁은 불가능하다. 정말 중요한 일은 집권 1년 차에 사실상 판가름이 난다. 6개월 이내에 핵심적 방향을 정해야만 한다.특히 국가와 정권의 안위가 동시에 걸려있는 국방개혁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집권 초에 추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 황금 같은 6개월이 이미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런 속도면 정권 1주년은 눈 깜짝할 새에 온다. 더구나 정권 1주년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지방선거가 있는 시점이다. 정말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권이 가장 무서울 때는 당선인 시절이다. 이때는 공직사회가 ‘알아서 기는’ 자세를 취한다. 안타깝게도 이재명정부는 당선인 프리미엄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인수위를 통해서 정권운영을 구상하고 국정과제를 점검하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등의 치밀한 준비 작업을 할 기회가 없었다. 내란의 와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