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1
2025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관련 통계를 산출하는 한국은행이 17일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내놓은 성장 흐름 평가보고서를 통해 지난 2월 전망치(0.2%)를 밑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은이 공식 발표 이전에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갑자기 어두운 터널로 들어온 느낌”이라고 평했다. 탄핵정국 장기화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부과 조치, 대형 산불, 일부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 등 악재가 몰아쳤다. 사실 경기불황은 길거리에서 쉬이 읽힌다. 문 닫은 가게나 ‘임대 문의’를 써 붙인 상가들이 늘고 있다. 먹고 입는 소비행태가 빠르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지만,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가 연말 경기와 새해효과까지 삼키며 악영향을 미쳤다. 계엄
04.18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본격화한 이후 미국 달러와 국채, 주식 등 3대 자산의 가치가 일제히 급락하는 ‘트리플(triple)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 나라의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팔고 그 자금을 외화로 바꿔 해외로 빠져나갈 경우 발생하는 현상이다.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달러 표시 자산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채권시장의 투매 상황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 기반의 자산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간인 미국 국채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국 선호가 견고하다면 미국 국채 금리상승은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높여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야 하는데 최근 상황은 정반대로 갔다. 미중 관세전쟁 본격화에 미 달러 국채 주식 등 이례적인 ‘트리플약세’ 현상 이 모든 것들은 미국이 기축통화 번영 법치 경제력 국방력 덕분에 ‘최후의 위험 회피처’로
04.17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율 치킨게임 장기화와 중국의 전면적인 희토류 수출 통제가 우려된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유탄을 맞을 것이 확실시된다. 두 나라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40%에 가까운 데다 희토류의 절반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나 된다. 이런 두 나라가 서로 세 자릿수 관세율을 적용, 양국 간 교역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로 인해 해운 운임이 급락하고 해운업계가 부랴부랴 태평양 노선을 대서양으로 돌리는 등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미중 관세율 치킨게임 장기화 우려에 세계경제 위기 경고음 벌써부터 미중 간 무역 단절로 갈 곳을 잃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우리나라로 몰려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반덤핑 조사 신청 건수가 2002년 이후 22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04.16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조성된 대선정국에서 단연 뜨겁게 떠오른 인물이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기각 결정으로 권한대행에 복귀한 그가 돌연 18일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함상훈 부장판사와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후보로 지명한 것이다. 6월 3일이면 새 대통령이 선출될 터인데 파면당한 대통령의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지명을 강행한 배경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이 막중한 권한대행이 ‘딴맘’을 품고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내기 위해 국회의 탄핵소추를 ‘유도·도발’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유력하게 나오는 이유다. 선수로 나설지, 심판으로 남을지 계속되는 ‘간보기’ 행보 실제 국민의힘에선 한덕수를 대선후보로 차출·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지지여론이 계속 높게 나오면 무소속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 최종후보와
04.15
81억 인구가 모여 사는 지구촌이 단 한 사람의 말 한마디에 울었다 웃었다 하는 게 정상일 리 없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주 크게 곤두박질쳤던 세계 주요 증권시장이 돌연 급등세로 돌아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중국의 베이징과 홍콩, 두 곳 증권시장을 빼고는 거의 모든 곳이 다 그랬다. 원인은 단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선포하고는 고삐를 죄었다 풀었다 한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70여곳 주요 교역국가에 대해 기본관세 10%에 더해 10~84%의 상호관세를 추가 부과한다고 선언하고는 이날을 ‘해방절(liberation day)’이라고 이름 붙였다. “불공정한 세계 각국의 무역공세로부터 미국을 해방시키겠다”는 억지 작명이다. 한국에는 25%의 관세를 추가했다. 미국과 일찌감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대부분 무(無) 관세로 교역을 해왔는데도 “한국이 미국보다 4배 높은 관세장벽을 쌓아 올리고 있다”는
04.14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대통령직을 상실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남은 운명은 이제 그의 ‘친정’인 검찰 손으로 넘어갔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공소유지와 불소추 특권 상실로 가능해진 각종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의 상당부분이 검찰 몫이다. 검찰로서는 윤 대통령이 벌인 내란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의 다른 잘못도 엄정하게 수사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윤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 소환설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검찰총장 출신인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 부부 앞에서만 검찰의 칼날이 무뎌지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유독 윤 전 대통령 부부 앞에서 약해지는 검찰수사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대표적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무상으로 불법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04.11
4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결정하자마자 정치권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너도 나도 “내가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의아한 것은 어제까지만 해도 “탄핵 반대”를 외치던 주요 인사들이 아무런 해명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선판에 뛰어든 점이다. 게다가 ‘대통령 윤석열’은 탄핵됐지만 ‘정치인 윤석열’은 여전히 건재한 듯하다. 대통령 후보 출마자들이 관저에 찾아가 고개를 조아리고, 전화로 출마신고를 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내란사태를 정당화하고 윤 전 대통령 옹호에 목숨을 걸었다. 대선에서 이겨 탄핵의 부당성을 증명하겠다는 건지, 탄핵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건지 입장이 불분명하다. 내란 사태 반성없는 후보들 ‘득실’ 지지층을 향한 정치행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헌재가 탄핵사유로 밝힌 ‘국민 배신’과 ‘헌정 유린’에 대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게 설득력이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이러다 보니 “대선
04.10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단어가 바로 멕킨리다. 취임 직후에는 미국 최고봉 이름을 디날리에서 멕킨리로 되돌리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을 정도다. 멕킨리 관세법이 만들어진 게 1890년 10월이다. 남북전쟁 이후 수입상품을 대체하고 실업자를 줄이려는 취지의 법이다. 평균 50%의 고관세를 부과한 게 특징이다. 1897년에는 2000여 종 수입품목을 대상으로 평균 46.5%의 관세를 매긴 딩글리법도 만들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모델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 중이다. 미국과의 교역을 호혜적으로 만들어줄 관세보다 나은 대안을 가져오라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불공정 무역관행이나 보조금 등 비관세 장벽을 해소할 방안이나 대규모 투자계획을 원하는 모양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이 트럼프정부와 협상을 서두르는 이유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 트럼프정부와 협상 서둘러 미 경제분석국(BEA) 무역데이터
04.09
지난달 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선박 발주량에서 경쟁국인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와 중국 제조선박에 대한 규제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앞으로 한국 조선산업 호황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은 3월 세계 선박 발주량 가운데 55%를 수주해 35%에 그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1월 한국이 세계 선박 수주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가 2월에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고부가가치 선박수주 여부를 알 수 있는 척당 CGT(환산톤수)를 보면 한국은 3월에 4만8000CGT인 반면 중국은 1만7000CGT에 머물렀다. 한국은 수주 선박수가 17척이고 중국 31척이었다. 척수가 적은데도 CGT가 높은 것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많이 수주했다는 뜻이다. 3월 중국 제치고 세계 선박 발주량 1위,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도 늘어 한국 조선산업은 1970년대부터 빠르게 성장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국내 1, 2,
04.08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1434.1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보다 32.90원 떨어진 것이다. 2022년 11월 11일(59.1원)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 계엄책동과 탄핵정국의 장기화로 시장을 짓눌렀던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힌 덕분이다. 그렇지만 4일 밤 야간거래에서는 환율이 다시 1460원대로 올라섰고 이번주에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관세가 또다른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 탄핵정국 불확실성 걷혔으나 트럼프 관세폭탄에 금융시장 충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를 5일부터 부과키로 한데 이어 국가별 차등관세를 추가한 상호관세를 9일부터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상호관세는 무역적자가 큰 60개국을 겨냥한 조치다. 그 표적에서 한국도 빠지지 못했다. 한국
04.07
120년 전인 1905년 을사년. 황성신문 주필이었던 장지연은 을사늑약 체결(11.17) 사흘 후 ‘이 날을 목 놓아 통곡한다(是日也放聲大哭)’라는 시론을 써 나라를 잃은 울분을 쏟아냈다. 120년이 지난 2025년 을사년 4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탄핵으로 다시 ‘목 놓아 통곡할’ 시론을 쓰지 않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이 파면되지 않았더라면 2025년 을사년 또한 ‘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진 해’로 기록될 뻔했다. 윤석열 파면 후 국민들은 ‘3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듯하다’고 반색한다. 이제는 ‘내란성 스트레스’ ‘비상계엄 불면증’ ‘탄핵 우울증’이라는 말들도 웃으며 할 수 있게 됐다. 윤석열이 남긴 상처는 깊고 크지만,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지만 그래도 자격 없는 지도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자부심은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게 만들 것이다. 탄핵광장에 울려퍼졌던 K-팝 ‘다시 만난 세계’ 노랫말처럼 “반복되는
04.04
세계경제는 미국 대통령 한 사람의 관세 결정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거대한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키우는 각종 통상·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세계경제를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위안 삼을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 상호관세율이 25%로 비록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기준점은 마련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제주체들은 그간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25% 기준점에서 출발해 다양한 전략과 대응을 짤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Again) 행사에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최저 10%에서 최고 49%에 이르는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관세 불확실성 정점 지나 지금부터 대응 전략 짜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을 ‘미국 해방의 날’로 칭하면서 현재 무역 상대국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는 미국의 관세율을 상대국이 미국에 부
04.03
미국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를 내지 않던 대미 수출품은 관세율이 25%에 달하게 됐다.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은 일본(24%), 유럽연합(20%) 등보다 높은 상호관세율이 적용돼 미국시장에서 주요 경쟁 상대인 이들 국가 업체들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미국의 연이은 관세부과로 한국은 큰 타격을 입어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은 한국을 무역불균형이 심한 국가에 포함시켜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액은 557억달러(약 81조원)로 미국의 8번째 무역적자국이다. 트럼프 한국에 25% 상호관세 부과 경제 전반에 초강력 후폭풍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거의 무관세로 거래하게 했던 한미 FTA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양자 협정은 통상 협상을 통해 관세를 조정하는 것이 본질인데 미국은 협상 테이블도 만들지 않고 일방적으로 관세를
04.02
드디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잡혔다. 4월 4일 오전 11시. 너무 늦었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최종변론을 끝내고 평의·평결에 들어갈 때만 해도 머잖아 선고일이 잡힐 것으로 예상됐다. 늦어도 3월 중에는 끝날 것으로 보였던 탄핵선고가 차일피일 마냥 늦춰지면서 온갖 억측과 음모론이 나돌았다. 천신만고 끝에 구속시킨 윤석열 대통령이 버젓이 풀려나는 황당한 일까지 겪으면서 국민들은 또다시 계엄악몽에 시달리며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했다. 누가 봐도 내란행위가 명백한 사안을 놓고 선고기일 지정이 계속 지연되는 비상식적 상황이 벌어지면서 민주주의 수호기관으로서 헌재의 존재가치를 묻는 근본적 물음이 제기되는 폭발직전 상황이 빚어졌다. 8인체제에서의 선고 결정, ‘전원일치 파면’ 기대감 커져 탄핵선고 결과가 어찌 나올지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선고일이 잡혔다는 것 자체가 탄핵이 인용돼 파면이 확정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다. 그렇게 판단할
04.01
의대생들이 복학 시한을 앞두고 대거 강의실로 돌아오고 있다. 의사들의 반대와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빚어진 ‘의대 사태’가 한고비를 넘긴 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더 큰 숙제는 이제부터다. 의사 몇명을 더 뽑느냐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 동안 세계는 인공지능(AI) 인재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중국은 2024년까지 2000개 이상의 AI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이중 300개 이상은 베이징대 칭화대 같은 명문대에 집중됐다. 세계 AI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중국의 꿈’이 2000개 AI 학과로 구현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한국에서 의대는 최고 성적의 우등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중국 이공계 수재들이 AI와 반도체 분야로 몰리는 동안 우리 수재들은 의사가 되기 위해 십수년을 바쳤다. 의대 증원으로 이런 인재 쏠림이 더 심화한다면 미래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미국 중국은 AI로 달리는데 의대증원에 발목
03.31
영남지역의 동시다발 초대형 산불은 한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재난으로 기록될 것 같다. 이번 산불로 30명이 숨지고 9명이 크게 다치는 등 모두 75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혔다. 현재까지 피해 면적은 서울의 80%인 4만8000여헥타르에 달한다. 국가유산 주택 공장 같은 시설물 5000여곳이 불에 탔다. 대형산불은 이상기후로 말미암아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뉴노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캐나다 스페인 호주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도 최근 산불재앙을 겪었다. 대형 산불 재난에 음모론 퍼뜨리고 진영싸움 벌이는 볼썽사나운 광경 재난은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재난은 인간의 힘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를 시험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재난극복을 돕는 온정의 손길이 각계각층에서 전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기 그지없다. 구호 자원봉사와 더불어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만 수백억원에 이른다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런
03.28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설립된 임시정부기관인 정부효율부(DOGE)는 정부지출의 낭비와 남용을 찾아내 이를 없애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부 기관이 폐지 또는 축소되고 인력이 감축될 것이다. 미연방 공무원 숫자는 225만2162명이고, 정부 산하 기관 종사자는 1만6436명이다. 이들에 대한 급여 총액은 연 2113억달러다. DOGE는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일이 되는 2026년 7월 4일까지 맡은 과업을 완료할 것이라 한다. DOGE 운영을 책임진 일론 머스크는 19~25세 사이 젊은 컴퓨터 엔지니어 약 100명을 직원으로 고용했다. DOGE는 홈페이지를 통해 절약한 지출액을 공개하고 있다. 3월 18일 현재까지 절약한 금액은 1150억달러이며 이는 납세자 일 인당 714.29달러에 달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월 17일 현재까지 연방 공무원 약 7만5000명을 사직토록 했는데 조만간 그 숫자가 20만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DOGE의 동향을 살펴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오는 4월 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세부과 대상은 모든 수입 자동차이지만 주로 한국 일본 유럽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갑작스러운 발표는 예멘 후티 반군 공격 계획을 논의하는 미 국방부 장관 등 정부 핵심 인사들의 민간 모바일 메신저 ‘시그널’ 채팅방에 공습과 관련한 미군의 기밀 사항들이 노출되는 '예멘 챗 스캔들 파장'을 덮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상호관세와 관련해서는 모든 나라에 전방위적인 관세 조치를 시행하기보다 무역적자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더 표적화된' 형태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중국 EU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에 이어 미국이 무역적자를 본 순위 8위(2024년 기준)에 올라
03.27
쌀이 남아돌아 1971년부터 50년 넘게 감산정책을 펴온 일본에서 쌀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지난 1년간 쌀값이 2배로 치솟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쌀값대란이 발생했다. 또한 세계 최대 쌀 수입국인 필리핀도 쌀값 폭등으로 국가 비상사태에 빠졌다. 필리핀정부는 지난해 쌀값 상승률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쌀값 상승이 지속되자 지난달 식량안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일본 쌀값은 3월 첫째주 5㎏ 쌀 한 봉지가 평균 4077엔(약 3만9800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99%나 폭등했다. 한국의 2.5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지난 2월 14일 비축미 100만t 중 21만t을 사상 최초로 시중에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도 슈퍼마켓에서 여전히 쌀을 찾아볼 수 없는 등 쌀값 폭등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간혹 매대에 쌀이 있더라도 ‘1가족 1봉지로 구매를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쌀 한봉지 가격 99% 폭등한 일본 쌀값대란, 필리핀은 식량안보 비상
03.26
‘3월 정기주총 시즌’이다. 800개가 넘는 상장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일제히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4대 지주의 위험가중자산(RWA)이 폭증하고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낮아지면서 주주환원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4대 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35조원이 증가했다. 하나지주는 13조5000억원, KB지주와 우리지주는 약 7조5000억원, 신한지주에서는 6조5000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12·3 내란사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달러당 130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말 1472원으로 165원 치솟았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발전상에 ‘격세지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 금융사들이 갖고 있는 외화대출 가중치에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