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
2024
소설가 한 강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는 소식에 온나라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처음으로 세계문학의 최고상을 받는다니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기뻐하는 것이다. 단순한 기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아 보인다. 당장 한 강 작품에 대한 주문이 몰려 서점이나 인쇄소가 주말도 반납하고 일하는 등 활기를 띤다. 제지업체를 비롯한 인접 분야에도 호재가 될 것이 틀림없다. 아마도 이들 분야 종사자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일할 것이다. 해외에서도 한 강의 작품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외화도 벌어준다. 나아가 국가브랜드 상승효과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좋은 예술작품의 파급효과가 이렇게나 크다. 악성 베토벤의 위대한 교향곡들이 전세계 연주자와 지휘자뿐만 아니라, 악기 제조업체나 악보출판사, 연주시설의 건설과 유지보수 등 여러 분야에서 일감과 일자리를 만들어주듯이 말이다. 하드웨어 경쟁력에 인문학적 상상력 더하면 이런 명작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 아니다.
10.2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에 시추 계획을 승인한 경상북도 포항 영일만 인근 심해 유전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 이곳에서 경제성 있는 석유·가스가 발견될 경우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국에서 일약 산유국으로 도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한국석유공사가 국회에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뭔가를 감추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시추 예정지는 영일만에서 38~100km 떨어진 깊이 1km 이상의 심해로 이른바 ‘대왕고래’라고 명명된 개발 후보지이다. 특히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의 단독 시추가 가능하다. 대왕고래 후보지의 탐사자원량은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한다고 한다. 시추 성공률은 20% 정도로 리스크는 보통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탐사작업을 해 오던 민간업체들이 연이어 사업을 포기한 점 등으로 미루어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석유공사, 국
10.23
지난주 막을 내린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 시즌은 대한민국에 큰 축제를 선물했다. 작가 한 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한국과 관계 깊은 경제학자 3명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대런 아제모을루 교수와 사이먼 존슨 교수, 시카고대학교의 제임스 로빈슨 교수가 국가 간 불평등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이들이 경제발전의 모범 성공사례로 꼽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세 경제학자는 “포용적 제도를 지닌 국가는 번영하고, 착취적 제도를 지닌 국가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체계적 이론 및 광범위한 역사적 사례와 함께 조목조목 입증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포용적인 제도를 운영해 번영을 일군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아제모을루 교수와 존슨 교수가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된 공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에 게재한 ‘한반도 야경’ 위성사진이 특히 유명하다.
10.22
우크라이나전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전쟁을 끝내는 시나리오는 서방 쪽에서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과 일부 서방국가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군을 몰아내야만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결의에서 현 상황을 그대로 둔 채 협상을 통한 합의가 최선일 수 있다고 인정하는 태도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 보름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그가 약속한 대로 전쟁을 조속히 끝내려 할 것이란 전망이 이런 변화의 배경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돈바스 지역 등 동남부를 차지한 상태로 전쟁이 끝난다면 러시아의 사실상 승리이자 미국과 나토의 패배로 인식될 수 있다. 이는 미국과 나토의 국제적 리더십 약화를 의미하고 나아가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도 있다. 서방, 패배 직면해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입장 변화 미국과 서방은 현실을 인정하고 전쟁을 끝내되 자신들의 패배로
10.18
1973년 10월 6일, 이날은 유대교 최고의 신성한 축제일인 욤키푸르(대속죄일)였다. 시계가 오후 2시를 가리킬 무렵 이집트 제트기 222대가 일제히 발진했다. 수에즈운하 동안과 시나이반도에 위치한 이스라엘 군사령부와 군사기지가 공격 목표였다. 수분이 지난 후 국경 전역에 걸쳐 3000문이 넘은 야포가 불을 뿜었다. 같은 시각 시리아군 전투기는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에 공격을 개시했다. 제4차 중동전쟁, 소위 ‘10월전쟁’이다. 이 전쟁 이후 중동의 석유는 무기화되면서 세계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안겼다. 한국경제 역시 1차 ‘오일쇼크'로 소비자물가가 무려 24%까지 상승했고 마이너스 성장률을 겪으면서 고난의 시절을 감내해야 했다. ‘중동분쟁’은 우리 경제에 일종의 ‘트라우마’(충격적 경험)나 다름없어서 금융시장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발발 1년, 이스라엘의 ‘저항의 축’ 공격에 맞서
10.17
국내 매출 1위 기업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매출(연결기준)과 영업이익이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이라고 8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7.2%, 영업이익은 274.5%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어닝쇼크’라는 말까지 나왔다.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16일 종가기준으로 5만전자(5만9500원)가 됐다. 실적발표 당일 반도체부문을 총괄하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 앞날에 대해 걱정을 끼쳤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국민과 투자자들은 지금 ‘삼성전자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최근 기업관계자를 만나는 자리마다 삼성전자 위기가 화제다.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이든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든 삼성전자의 위기를 거론한다. 위기 원인은 변화 대응력 부족, 자만, 절실함 부족 삼성전자 위기의 원인은
10.16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세계 5위권 군사력을 갖췄다는 대한민국. ‘세계의 화약고’를 넘어 ‘세계의 원자로’로 꼽히는 한반도 대치상황은 늘 아슬아슬하다. 좁디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사는 한반도에서 최첨단 무기로 중무장한 남북간의 무력충돌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전면전으로 번지면 승패를 떠나 곧바로 민족의 공멸을 의미한다. ‘공멸에 이를 가공할 공포’가 전쟁발발을 억지한다는 ‘역설’에 기대 두 다리 뻗고 자기엔 돌아가는 정세가 너무 급박하고 심각하다. 일부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의 ‘오물풍선’ 띄우기 맞대응을 불러왔고, 군사분계선에선 대북심리전 방송재개와 북한의 맞대응 방송으로 적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 vs “위해 가한다면 북한 정권의 종말” 급기야 북한 평양 상공에 무인기가 나타나 대북전단을 살포한 사건이 벌어졌다. 북한 발표에 의하면 ‘3일과 9일, 10일 밤에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나타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한
10.15
정치인은 여론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독재왕정이 아닌 바에 민주주의 체제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 당연하다.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핫’한 명태균씨도 ‘여론조사’라는 무기로 많은 정치인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명씨는 지역기반이 취약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우면서 협력관계를 맺었고 김 전 의원의 국회 복귀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나름의 수완을 통해 경남을 넘어 중앙 정치권에 발을 넓혔고 결국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인연을 맺게 됐다는 스토리다. 윤 대통령과 명씨가 만난 계기에 대해서는 말이 어긋난다. 김영선 전 의원은 자신이 소개했다고 하고, 대통령실은 이준석 의원이 데리고 와서 만나게 됐다고 한다. 물론 이 의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어찌됐던 명씨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신뢰를 얻었고 그 이후 김 전 의원 공천 등에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 허풍? 무시하긴 여론 심각 명씨가 언론에 대고 “내가 입을 열
10.14
S&P는 지난 10일 ‘세계 이차전지 시장’ 보고서에서 ‘전기차 캐즘’에 대해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 성장세가 향후 12~24개월 동안 둔화하겠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어지고 있어 글로벌 이차전지의 장기적 매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제조사들이 향후 수년간 선두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업체를 보는 시각이 크게 달랐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에 대해선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며, 향후 2년 동안 잉여현금흐름이 추가적으로 개선돼 순현금 포지션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 ‘A-’, 등급전망 ‘안정적’을 부여했다. 현금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으니 앞으로 신용등급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반면에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선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설비투자 부
10.11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새로 개발한 ‘코리아 밸류업지수’ 구성종목과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뒷받침하고자 만든 지수다. 지수 구성종목으로 처음 선정된 것 중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셀트리온 신한지주 등 시가총액 10위권 종목들이 다수 들어갔다. 이들 외에 정보기술 24개와 산업재 20개로 비중이 컸다. 지수 상품화 지원을 위해 11월에는 지수선물 및 ETF가 상장된다. 한국거래소는 업계 수요에 기반해 다양한 지수를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주가흐름 보며 밸류업지수 독창성 찾기 어려워 밸류업지수는 발표되기 이전부터 주식투자자와 기업 등 증권시장 참가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아왔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디딤돌이 놓여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막상 이들 종목의 주가는 그다지 좋지 않다.
10.10
정부가 또다시 범정부적 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을 이달 중 발표한다. 정부는 자영업이 어려워지자 수차례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 7월 25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할 때는 포퓰리즘적인 현금 살포가 아니라 소상공인에게 맞춤형으로 지원을 해 주는 구조적 대책을 내놓겠다고 강조, 자영업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포장은 근사했지만 실속이 없는 허울 좋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자영업자는 정부의 탁상공론식 대책에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연 매출이 8000만~9000만원인 경우라도 인건비 등 비용을 제하고 나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이 수중에 남는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기료 지원 대상 매출액 기준을 연 3000만원으로 했다가 비판이 일자 그후 대책에서는 6000만원으로 올렸다. 매출 기준이 갑절로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 정도 매출이면 폐업을 목전에 두고 있거나 취미 또는 부업 수준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10.08
내일신문 창간 31주년을 맞아 주주 독자 임직원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내일신문은 밥일꿈 정신으로 무차입 경영, 독립 논조, 작지만 강한 언론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래는 이전과는 또 다른 여정이 될 것입니다.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은 언론사 경영에 혹독한 겨울을 만들 것 같습니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AI 기술에 발 빠르게 대처 세계정세는 혼돈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중동 전쟁, 기후위기, 미중간의 무역전쟁, 글로벌 공급체인 재편, 미국 대선, 경제불황 징조 등 사방에서 어려움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우리 내수경제는 소비지수, 가계부채, 카드 연체율, 자영업·중소기업 폐업 등 어느 것 하나 좋은 것이 없습니다. 이를 해결할 지도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도 위기입니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 경제지표들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국채 수익률곡선이 역전됐다가 정상화되면서 불황
10.07
각국 중앙은행의 임무는 리스크 관리다.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물가와 고용지표 간 균형을 통해 경기침체나 시장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중앙은행과 시장은 경쟁관계일 수밖에 없다. 각자의 리스크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이 긴축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시장과 각국 중앙은행 간 힘겨루기 양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50bp ‘빅컷’은 시장의 기대치에 순응한 결과다. 연준의 9월 경기예측 자료를 보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는 2.0%이고 실업률은 4.4%다. 지난 3월과 6월의 데이터와 비교해 보면 성장률은 0.1%p 낮아지고 실업률은 0.4%p 상승한 수치다. 미국의 장기 자연 실업률 예측치는 4.2%다. 실제 실업률이 0.2%p나 높은 상태다. 연준이 고용불안을 심각하게 보고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렸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빅컷, 경기침체 리스크에 대한 시장 우려 불식 의도 특히 실업률은 시장
10.04
지금 세계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카오스 그 자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이 다 돼가도록 비상구조차 보이지 않고, 이란을 전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이스라엘의 도발로 중동에서도 전쟁의 암운은 더 짙어졌다. 세계정세를 뒤흔들 미 대선의 향배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세계경제에도 침체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미 연준은 ‘빅컷’,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로 선제대응에 나섰다. 국내정세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각종 경제지표는 하강을 가리키고, 미중갈등 속에 한국 산업은 고사위기다. 의정갈등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지금 우리 국정리더십은 거의 실종상태다. 특히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관계는 점입가경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끼어들면서 상황은 아수라판으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한동훈 갈등에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등장 최근 윤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은 ‘오기정치’ ‘사감(私
10.02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진영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져 양강체제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최종 등록은 4명이 했지만 진영별 통합후보가 추대되면서 진보진영의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보수진영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맞대결구도가 된 것이다. 현행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개입하지 못하게 돼 있어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후보가 난립하고 선거결과도 단일화에 따라 결정되는 현상이 반복돼왔다. 이번 선거도 비슷한 양상이다. 조희연 전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선고에 따라 갑작스럽게 치러지는 보궐선거로 ‘조희연 10년’을 지키려는 진보진영도, 교육감직 탈환을 노리는 보수진영도 준비가 안된 상태다. 수많은 예비후보가 난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진영별 단일화가 이뤄져 유권자 선택의 복잡성이 줄어들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돈 싸움으로 전락한 교육감 직선제 교육감 직선제가 돈 싸움으로 전락한 것을 씁쓸한 일이다. 서
09.30
경기침체를 미리 경고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재정을 풀고 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실 불가능한 이야기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미국경제연구소(NBER)가 결정한다. 침체 판정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이런 시간차 때문에 경기침체 대체지표들이 개발됐다. 많은 지표가 미국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웠음을 알린다. 가장 잘 알려진 ‘삼의 법칙(Sahm’s rule)’은 8월초 미국경제가 침체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지난 12개월 최저치보다 0.5%p 높은 경우를 침체로 본다. 미국채를 기준으로 삼는 지표도 있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수익률곡선 역전 여부를 따진다. 수익률곡선이 역전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중반부터다. 역전 상황이 최근처럼 정상화되면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된다고 판단한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미국 경제침체에 빠질 확률 높아 NBER에 따르면 미국
09.27
미국 반도체의 지존격인 인텔에 치여 만년 게임기 그래픽처리장치(GDP)나 팔고 있던 엔비디아의 주식가격이 5년 전에 비해 2740%나 폭증한 것을 보고 사람들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실감한다. 반면 과거의 성공에 취해 AI 시대에 뒤떨어진 인텔은 후발주자 퀄컴과 반도체 등 부실기업 투자 전력이 있는 대체투자 펀드인 아폴로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사업부만 골라 사겠다는 제안을 하는 등 시장 매물로 전락했다. AI 혁신에 저무는 인텔, 떠오르는 엔비디아 AI붐은 오픈AI가 2022년 11월에 대규모언어모델(LLM) 생성형 AI인 챗GPT를 출시하면서 시작됐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7개 빅테크 기업들(Magnificent 7. M7)이 AI 기술진보를 가속화시키면서 ‘보편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용자 규모를 추산한 데이터가 없기에 불특정하지만 ‘수억명’이 접속하고 있다. AI붐을 타고 가속 컴퓨팅 칩을 판매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본격적인 급성장세를 타
09.26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을 선언한 지 벌써 한달이 흘렀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논의를 재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대구시의 무반응으로 별다른 소득은 없는 상태다. 그러는 사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실패의 여진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부산·경남과 대전·충남 등은 행정통합에 대해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하거나 엉거주춤한 상태가 됐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했던 윤석열정부의 기대도 산산조각이 난 상황이다. 현재 대구시는 경북도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던 현안들까지 독자 추진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금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파국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단체장 중심의 폐쇄적 논의구조’가 만든 필연적 결과물 이번에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무산되면 두번째가 된다. 지난 2022년 7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 통합에 반대해 무산된 것이 첫번째다. 두번째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올해 5월 홍 시장이 “중국 스촨성
09.25
문재인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씨의 “통일유보, 두 개 국가 수용” 주장으로 정가가 시끄럽다. 임 전 실장은 19일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첫머리부터 “통일, 하지 맙시다. 그냥 따로 함께 살면서 서로 존중하고 서로 돕고 같이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요”라는 ‘도발적 주장’을 폈다. 그는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자” “단단히 평화를 구축하고 이후의 한반도 미래는 후대 세대에게 맡기자”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했다. 객관적 현실 변화 반영과 ‘평화’ 부각 의도 이해하나 색깔론 공세 빌미 느닷없이 나온 그의 ‘도발적 발제’ 전문을 훑어보면 그의 고민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 짐작이 간다.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에서 ‘평화’의 시급성을 극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남북은 최후의 안전판으로 여겨지던 ‘9·19 군사합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했다. 윤석열정부는 5월 일부 탈북
09.24
요즘 한국의 하늘에는 숱하게 많은 개인정보가 날아다니고 있다. 크고 작은 사업자는 물론이고, 정체 모를 곳으로부터 각종 문자가 날아든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허위 또는 사기성 정보의 냄새가 짙은 것들이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알 수 없기에 조심해야 한다. 모르는 전화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받기도 겁난다. ‘국외’ 발신지로부터 날아드는 허위정보도 기승을 부린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휴대전화 스팸건수가 2억8000만건을 넘어서며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68%나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스팸홍수’ 상태는 어디선가 개인정보가 흘러나갔기 때문이다. 통신사나 유통업체 보험사 여행사 금융사 등 다량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 업체와 기관이 많다. 이들 기관과 기업으로부터 합법 또는 비합법적으로 새나간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유출도 해마다 급증해 올해는 300만건을 훌쩍 넘어섰다. 해외로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