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7
2026
선거는 끝났지만 단체장 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낙선한 단체장에게도 이달 말까지 예산과 조직, 재난대응과 민생현안을 챙길 책임이 남아있다.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권한을 어떻게 넘기는지는 한 정치인의 품격을 넘어 지방정부의 수준을 보여준다. 공직 인수인계의 인상적인 장면은 2019년 4월 강원 산불 때 있었다.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부겸에서 진 영으로 바뀌던 시점이었다. 전임자와 후임자는 재난현장에서 자정 무렵 임무를 교대했다. 재난대응의 연속성을 고려한 일이다. 공직은 임명권자나 선거 결과보다 주민 안전과 행정 연속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사례다. 이번 지방선거 뒤에도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김태흠 지사님, 지난 4년 수고 많으셨습니다.”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이 당선인사 현수막 첫 줄에 경쟁자였던 김 지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승자의 언어가 심판이나 단절보다 존중과 배려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지방정부 교체는 전임자의 모든
06.16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일반이적 등 혐의 재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징역 30년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12.3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은 내란혐의 뿐 아니라 외환혐의로도 단죄 받았다. 재판부가 인정한 윤 전 대통령의 일반이적 혐의 공소사실은 충격적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해 도발을 유도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관계를 고조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국가적 비상상황을 조성하려 했다고 봤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준 것은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하라는 이유에서인데 반대로 계엄 선포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만들려 한 것이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남북 군사 대치 상황을 이용하려 한 것만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재판부는 실제 2024년 10~11월
06.15
민주공화당→민주정의당(민정당)→민주자유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을 거쳐 지금의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보수정당의 주류는 항상 영남이었다. 보수정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이명박·박근혜) 대부분이 영남 출신이었다. 역대 당 지도부도 영남 일색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은 92명. 이중 영남권 출신이 59명(64.1%)에 달한다. 지역구 의원 2/3가 영남 출신인 것이다. 정점식 원내대표(경남 통영·고성)와 김미애 정책수석(부산 해운대을), 김승수 운영수석(대구 북을), 정희용 사무총장(경북 고령·성주·칠곡) 등 핵심당직자도 영남 출신이 대부분이다. ‘영남당’이라는 낙인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국민의힘 주류가 영남인 현실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영남 출신이 당을 장악하다보니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민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증되는 영남 의원들은 활동 목표가 오로지 공
06.12
우리 사회는 급격한 경제·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사회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2024년 기준 전체 가구의 약 35%를 차지한다.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혼자 사는 가구가 됐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를 넘어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삶의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자살과 고독사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자살률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살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만 설명할 수 없다. 실업 빈곤 질병과 가족관계 단절,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 △건강악화 △배우자 사별 △사회적 관계 축소가 겹치면서 극심한 외로움과 절망감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고독사 문제 역시 더 이상 일부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건복지부와 관계기관
06.11
민간 부문 건설사업이 축소되면서 신규 발주도 크게 줄었다. 이에 건설사들은 자연스럽게 공공 발주 물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올해 건설 수주는 공공발주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건설수주는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9% 늘었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주가 는 것은 공공수주가 75.4% 급증한 영향이 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확대가 배경이다. 문제는 건설사들이 제한된 공공 물량에 몰리면서 저가 수주 경쟁이 심화된다는 점이다. 공공공사는 낙찰가율이 낮아 수익성이 제한적이다. 물론 한정된 예산 안에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안전과 품질이 비용절감 논리에 밀릴 경우 그 대가는 결국 현장이 치르게 된다. 최근 발생한 서울 서소문고가도로 철거 공사 붕괴사고는 공공발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건설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서소문고가와 같은
06.10
4년 만이다. 또 다시 대전시의회 선거에서 싹쓸이가 재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전시의회 선거에서 지역구 19개 선거구 가운데 18석을 차지했다. 압승이다. 4년 만의 싹쓸이지만 정당은 바뀌었다. 2022년 대전시의회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9개 선거구 가운데 16석을 휩쓸었다. 2018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전 지역구를 석권했다. 대전시의회 선거 결과는 특정정당의 싹쓸이가 반복되는 대구경북이나 광주전남 등과는 조금 다르다. 선거마다 정당이 바뀐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영호남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선거마다 싹쓸이에 가까운 현상이 일어나는 곳은 드물다. 인접한 충청권의 세종이나 충남과 비교해도 대전시의회 현상은 독특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은 지난 8년간 번갈아가며 독점적 의회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양당은 서로 번갈아가며 처참한 야당시절을 보냈다. 2018년부터 4년간 야당은 국민의힘 소속 비례의원 1명이었다. 2022년부터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대전시
06.09
수차례 매각 실패로 시장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보험사들 인수합병(M&A) 시장이 최근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알려진 매물만 해도 3곳이나 된다. 입찰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M&A 릴레이가 자칫 ‘부실의 이전’이나 ‘폭탄 돌리기’로 귀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온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KDB생명보험이다. 재무구조 악화로 산업은행 품에 안긴 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올해로 7번째 매각을 준비 중인 KDB생명이 잔혹사를 끝낼지 관심이다. MG손해보험 역시 사연이 깊다. 2001년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그린화재를 거쳐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고 부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여기에 롯데손해보험까지 매물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동시에 매물로 나온 세 보험사 중 매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KDB생명을 꼽는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해 온 덕분이다. 산은은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추가적인 자금 지원 방안까지 검
06.08
더불어민주당이 험지라는 부산을 이기고, 당연시 했던 서울에선 졌다. 대구 유권자들이 여당지원을 앞세운 김부겸 대신 정권견제를 내세운 추경호를 택했다. 그 표심, 과연 이해못할 결과인가. 서울시민들이 정원오 대신 5선에 도전한 오세훈을 택한 것은 이익투표의 관점에서 보면 바로 이해가 간다. 오세훈 시장은 15개 자치구에서 정 후보에게 패했지만, 강남 3구에서만 21만여표 차이로 압승했다. 정 후보가 17개 우세 지역에서 확보한 우위(약 19만여표)를 단숨에 상쇄했다. ‘나의 이익에 충실할 사람’을 찾아 한강벨트 구청장은 여당 후보로, 좀 더 권한 많은 시장은 보수성향 친개발론자를 택한 것이 민심이었다. 민주당이 이걸 몰랐을까. 재개발·장특공 등 부동산 관련 이슈는 언제든 밀고 올라오는 활화산이다. 적어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기본값이라는 뜻이다.(민주당 시장 경선에 나섰던 전현희 의원은 ‘강남에서 통하는 후보’라는 강점을 내세웠다.) 민주당 후보가 재개발 속도전을 말하고, 부동산
06.05
전국 교육감 선거가 마무리됐다. 진보 성향 교육감 10명에 보수 성향 6명이 당선됐다. 2018년 ‘문재인 바람’이 불 때 진보 14, 보수 3명이 됐고 2022년 윤석열 당선 직후에 치른 선거에서는 진보 9, 보수 8로 좁혀졌다. 이번에는 ‘이재명 바람’ 영향인지 진보가 다시 10명(전남광주 통합), 보수 6명이 됐다. 교육감 선거도 ‘구도’와 ‘정치바람’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거와 달리 진보 후보가 난립한 대전 세종 경남 등에서는 진보측이 ‘쓴 잔’을 마셨다. 거꾸로 서울과 부산처럼 보수가 분열하고, 그것도 ‘동성애 반대’나 ‘윤 어게인’ 등 정치에 경도된 사람들도 유권자의 외면을 받았다. 대체로 유권자들이 진보 교육감을 꾸준히 뽑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최근 진보 보수 후보간 교육정책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무상급식같은 큰 노선 갈등은 없어진 지 오래다. 오히려 보수 후보가 더 선심성 공약을 내거는 경우도 있다.
06.04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기간 발생한 서울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는 그 책임을 둘러싼 정치성 공방으로까지 확전했다. 일부 후보는 이 기간 재난예방을 강화하겠다는 ‘재난안전’ 공약도 급조해 내놨다. 현재 현장안전과 구조 안전성을 살피던 감리단장과 현장관리소장, 구조기술사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붕괴 사고에 대해 국토교통부 자체 조사와 별도로 경찰이 강도 높은 조사 중이다.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이 기회에 제도개선과 안전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안전관리원의 ‘2025년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실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안전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D, E등급 공공시설은 전국적으로 213개에 달한다. 안전점검 대상이지만 구체적인 안전등급은 매겨지지 않은 ‘미지정’ 등급 시설도 532개가 산재해 있다. 여기에 더해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최소 반기마다 정기 안전점검을 받아야 하는 시설물 가
06.02
금융권이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 성장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금융이 산업경쟁력 강화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생산적 금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우리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개편 논의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HBM 등 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감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 따른 효과로 경제 전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한국 산업 전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은 정부와 업계의 주요 현안이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설비 통폐합과 사업 재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구조조정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난 분위기다. 정부의 지원책은 나오고
06.01
민주주의의 보루인 입법부에 위기신호가 하나하나 쌓여가고 있다. 처음엔 머뭇거렸던 ‘처음’이 이젠 ‘뉴노멀’로 굳어지고 있다. 20대 국회 끄트머리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고 국회의장을 지냈던 정세균 의원이 국무총리에 지명됐다.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의 2인자 자리로 옮긴 첫 사례였다.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은 단독으로 박병석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여당에 의한 국회의장 단독 선출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이다. 177석의 민주당은 1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야당인 국민의힘과 원구성 협상이 잘 안되자 원내지도부는 독점을 선언했고, 박 의장이 이를 수용했다. 1987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민주당 정청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법대로’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툭하면 ‘국회법’을 꺼내 읽었다. 상임위 운영과 관련한 ‘여야 간사 합의’ 관행은 ‘협의’라는 법 문구에 의해 깨져 나갔다. 의사결정도 국회법에 나와 있다며 다수결로 밀어붙였다.
05.29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지역공약은 도로와 개발사업, 산업유치 같은 경제논리로 채워지곤 한다. 문화 분야 공약 역시 대형축제나 관광객 유치, 랜드마크 건설 같은 보여주기식 사업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시민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거대한 이벤트보다 일상 가까이에 있는 문화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과 생활문화공간,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원과 체육시설, 고립된 이웃을 연결하는 공동체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다. 초고령사회와 지역소멸, 기후위기, 인공지능 확산 같은 거대한 변화 속에서 문화정책 역시 단순한 ‘여가 정책’을 넘어 삶의 기반 정책으로 전환돼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문화연대는 최근 ‘2026 전국동시지방선거 문화정책 제안서’를 발표했다. 제안서는 문화정책을 시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정책으로 바라보며, 지역 중심의 문화자치와 공동체 회복을 강조한다. 특히 “민주주의는 투표함 앞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05.28
27일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라인 셧다운 사태는 없던 일이 됐다. 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실수도 저지르지 않게 됐다. 협약이 마무리된 것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한국경제를 위해서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중동전쟁 등 외부적인 어려움이 계속되는 속에서 삼성전자 파업은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 분명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긴급조정권’ 카드까지 내비치며 합의를 압박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노동자들에게 지급될 성과급이 반도체 초호황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뛰어 넘었다. 사회적 관심이 더 쏠린 이유다. 이를 놓고 삼성전자 노조원들에게 귀족노조라는 올가미를 씌우는 것은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갈등은 우리 사회에 합의해야 할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겼다. 가장 큰 것은 사업성과(영업이익)의 일정부분을 노동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에 대한 수용문제다. 이 문제가 사회
05.27
역대 경기지사 선거마다 단골처럼 등장했던 공약들이 이번 선거에선 보이지 않는다. ‘경기북도 설치(분도)’와 ‘수원 군공항 이전’이 바로 그것이다. 두 정책은 현 김동연 경기지사가 불과 4년 전 지방선거 때 내세웠던 핵심공약이기도 하다. 경기북부에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경기남부에는 ‘수원 군공항 이전’과 함께 ‘경기남부공항’을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후보를 포함해 모든 후보들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를 공약하지 않았다. 각당 후보들은 ‘경기북도’ 설치에 반대하거나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북부의 독립적 발전(분도론)보다 우선 규제완화 등을 통해 지역발전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는 ‘경기북도 설치’는 이재명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 정책과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여당도 부정적이다. 추 민주당 후보는 “지금은 행정통합의 시대”라며 경기북도 설
05.2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 정상에게 서로 다른 선물을 건넸다. 여기에 중국식 계산법이 숨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압박 협력, 반도체 수출 확대, 대규모 무역합의를 의제로 베이징을 찾았다. 결과는 보잉 200대 구매, 연간 17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30억달러 규모 상호 관세인하 협상 틀이었다. 트럼프는 “판타스틱”이라고 자평했지만 핵심 의제에서는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했다. 푸틴은 달랐다. 에너지·무역·기술·군사·문화를 망라한 약 40건의 협정에 서명했고 2001년 중러 우호협력조약을 연장했다. 47쪽 공동선언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명시하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골든 돔’을 “전략적 안정에 명백한 위협”으로 비판했다. 미국·일본의 대중 미사일 배치에 공동 대응 입장을 밝혔고, 우크라전쟁의 “근본원인 제거”라는 러시아 논리를 사실상 수용했다. 이런 비대칭이 ‘선별적 관대함’의 실체다. 트
05.22
본안 판결 전에 긴급하게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가처분 제도가 근래 들어 기업 분쟁의 뇌관이 되고 있다. 신주발행을 막는 가처분, 특정 주주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특정 이사의 직무를 멈추게 하는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주주제안을 강제 상정하는 의안 상정 가처분 등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권 향방을 흔드는 가처분은 판사가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는 순간 주총 결과와 경영권 구도가 바뀌게 된다. 가처분은 권리관계를 임시로 정하는 절차지만 본안의 핵심 쟁점을 심리하는 경우도 많아 사실상 최종 결론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고려아연 제3자유상증자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LG화학과 헤지펀드 간 의안 상정 다툼,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 등 이목이 쏠린 사건이 가처분 법정에서 1차 결정이 났다. 임시 지위를 결정하는 가처분 신청은 매년 늘고 있다. 법원에 접수되는 가처분 사건은 2022년 4만2158건에서 2024년 4만5350건으로 증가했다. 이중 회사 관련
05.21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마의 5%를 뚫고 5.2%를 터치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2007년의 금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영국 일본 등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발작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나타나는 주요국 국채금리 급등은 단순한 시장 변동성을 넘어 다가올 거대한 경제적 폭풍을 예고하는 전조증상과도 같다. 최근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중인 것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때문이다. 이는 결국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담보대출 등 민생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금리인상 확률은 50%를 넘었고, 일본은행(BOJ)의 추가 인상 전망이 우세하며, 한국은행도 인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세계 중앙은행에 통화긴축 기류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긴축의 시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치솟는 국채금리는 글로벌 증시를 뒤
05.20
부산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대한민국 제2의 도시였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임시수도 역할을 했고, 최대 무역항이자 수출 전진기지로서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서울 다음은 부산이라는 말에 이견이 없었다. 이제 그 위상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서울에서 멀수록 순위가 밀린다’는 말이 이제는 도시에도 통하는 분위기다. 오는 7월 광주·전남특별시 체제가 출범하면 부산은 사실상 전국 3위 광역시로 밀려난다. 이미 경제력만 놓고 보면 인천에도 뒤진다. 지방선거 이후 대전·충남이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까지 현실화되면 부산은 가만히 앉아서 4위, 5위 도시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행정통합이니 메가시티니 하는 논의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방선거 화두로 떠오른 배경에도 이런 초조함이 깔려 있다. 부산의 흔들리는 위상과 무관치 않다는 의미다. 실제 부울경은 생활권과 산업 구조 측면에서 이미 상당 부분 연결돼 있다. 수도권에 맞설 광역경제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충분한 설득력이
05.19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새 정부 1년이면 변화를 넘어 숙성의 시간이지만 산업통상부 유관기관의 인사 지형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수장이 공백상태인 기관이 있는가 하면 임기만료된 기관장이 후임 인선이 안돼 수개월째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2024년 12월 계엄정국 직후 혼란을 틈타 임명된 인사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관도 있다. 문제는 지도부의 리더십 공백과 불확실성이 고스란히 조직의 무기력과 피로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기관장 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직원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책 추진력과 실행력이 떨어지는 사이 글로벌공급망 위기와 에너지안보라는 거대한 파고는 가차 없이 밀려오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조직의 선순환을 위해 용퇴를 결단한 이들이 마주한 가혹한 현실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조직쇄신과 인사적체 해소라는 대의를 위해 자리를 내려놓은 산업부 1급 공무원 4명은 7개월째 무직상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