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2
2025
북극항로시대를 준비할 대한민국의 ‘해양행동계획’은 누가 언제 어떻게 마련할까.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와 유튜브 방송에서 북극항로 준비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로 일단 ‘장기계획 수립’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에 밀리고 있는 해양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민주당-공화당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추진하고 있는 미국은 어떨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에 취임한 후 그동안 준비한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며 행정명령을 쏟아냈고, 4월 9일에는 ‘미국의 해양지배력 회복’에 대한 명령을 내렸다. 이 행정명령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명령 발효일로부터 210일 이내에 국무장관 국방장관 상무장관 노동장관 교통장관 국토안보장관 및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해 명령에 담긴 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해양행동계획(MAP)’을 예산국장을 통해 제출하라고 명시했다. 트럼프는 열거한 장관들 외에도 국가안보보좌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행정부처나 기관
06.11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지방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이 ‘국가자치분권회의’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 시·도지사들을 포함한 지방 4대 협의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지방정책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라는 위상 때문이다. 어쩌면 이재명정부의 자치분권 대표 정책이 될 수 있겠다. 국가자치분권회의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설치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직접 발의한 개헌안에도 들어있는 기구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가자치분권회의를 헌법기관으로 설치함으로써 지방정책을 총괄하는, 사실상의 제2국무회의 위상을 부여하려 했다. 하지만 뒤늦게 추진한 개헌은 동력을 얻지 못해 무산됐고, 국가자치분권회의 설치도 함께 묻히고 말았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중앙지방협력회의는 국가자치분권회의 설치가 무산된 뒤 대안으로 만들어진 기구다. 하지만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설치 목적에는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2022년 법률이 시행된 뒤 단 한 차례 형식적인 회의만
06.10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1개월 만에 2850선을 돌파했다. 폭락장이었던 4월 9일 종가 대비 25% 급등하며 기술적 강세장에 들어섰다. 투자자 예탁금은 3년 만에 60조원대에 진입하는 등 새 정부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한 국민주권정부가 상법 개정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실천적 모습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에서 벗어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한국 증시를 갉아먹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은 국내 기업의 낮은 주주환원율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그리고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극대화로 인한 일반 주주 가치의 훼손 등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5일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고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
06.09
사람들의 성격을 설명하는 분류 체계로 MBTI라는 게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쓸모가 있는 편이다. 내 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오거나 상대가 뜻밖의 행동을 하더라도 나와 다른 MBTI를 가졌다고 생각하면 상대의 의도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 운동기간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를 따라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그 지역에서 만난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이야기하며 “범죄자 대통령은 안 된다”고 했다. 아마 반대입장이라면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이 후보가 재판을 받고 있으며, 내란을 일으킨 세력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MBTI에서 T(Thinking, 사고형)와 F(Feeling, 감정형)를 구분할 수 있다는 유명한 질문이 있다. “나 우울해서 빵 샀어”라는 말에 ‘우울한 감정
06.05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했다. 새정부 앞에는 수많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가 걱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사 첫번째로 ‘경제회복’을 내세웠다. 후보시절 강조한 ‘먹사니즘’의 연장선이다. 한국경제는 내우외환 상황에 처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5%에서 1.0%로 내렸다. 국내외 40여개 기관이 전망한 평균성장률 전망치 역시 0%대로 주저앉았다. 경제회복은 0%대 성장률 극복에 있다. 경제위기 원인은 다양하지만 방법은 간단하다. 꺼져가는 성장엔진을 재점화하면 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이차전지 로봇 헬스케어 드론 등 신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면 가능한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해야만 한다. 경제위기를 뚫고 갈 행동대장은 벤처기업이 맡으면 된다. 벤처정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은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외환위기 직후 IT산업을 일군 건 벤처기업들이다. 일부는 대
06.04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첫 대통령이 탄생했다. 2010년에서 2018년까지 경기 성남시장을 역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이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도전한 것은 2016~2017년 촛불항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경선이다. 헌재의 박근혜 탄핵 직후 2017년 봄 대전에서 열린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시장을 처음 보았다. 하나마나한 경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재인 대세론’이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는 데다 ‘친노의 적자’라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전장을 내민 때였다. 충청권 경선이라는 특성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충청에 기반을 둔 안 지사가 얼마나 득표를 할지에 쏠려있었다. 당시 이 시장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원들을 경선장 밖에서 우연히 만났다. 대부분 전국 각지의 풀뿌리 시민운동가 출신들이었다. 이 대통령 또한 성남 시민단체 출신 시장이었다. 기초단체장이 대선 경선에 도전했을 때만해도 웃어넘기는 이들이 많았다. 속된 말로 ‘관종 정치인’(관심
05.30
다음 주면 새정부가 들어선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추경을 하게 될 것이다. 여야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상반기 중으로 30조~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달 초 국회에서 통과한 13조원 규모의 추경까지 포함하면 5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본예산의 6~7%에 이르는 금액이다. 새정부 성격과 경기상황에 따라서는 하반기에 또 추경을 추진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기준금리를 2.50%로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네차례 걸쳐 1.00%p 낮췄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10, 11월 두차례 걸쳐 0.50%p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이자부담은 연간 약 11조원 감소한다. 올해 두차례 인하를 포함하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부담 감경은 22조원에 달한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도 한두차례 추가 인하를 예고하고 있어 어림잡아 연간 30조원의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한은은 29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0.8%)와 내
05.29
2022년 1월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신규 수주가 바닥을 쳤다. 기존에 진행하던 재개발재건축사업까지 계약해지 압박을 받았다. 주택사업분야 최강자 현산의 위기가 시작됐다. 1년 후 건설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를 맞았다. 약 2년간 부실PF로 태영건설이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고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내 종합건설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행 열차를 탔다. 올 1분기 부도로 폐업한 건설회사가 160개에 달한다. HDC현산이 망할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부채비율을 줄이며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너도나도 PF사업에 뛰어들던 시기, 수주가 없었던 것이 천우신조였을까. 현산은 매출이 줄었지만 2023년 부채비율은 130%대까지 줄었다. 이것이 현산의 안정적 재무구조를 뒷받침하면서 1분기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 29.8% 성장했다. 현산의 사례에서 보듯 건설업계가 회생하는 길은 부채를 줄이는 데 있다.
05.28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과 같다.” 5월 15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하와이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한 이 발언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주권국 한국을 미국의 전략자산처럼 간주한 외교적 결례이자 군사적 오만이다. ‘불침항모(Unsinkable Aircraft Carrier)’란 표현은 1983년 일본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가 스스로 사용한 바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과 어떤 협의도 없이 이 용어를 가져왔다. 그는 한국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펼쳤고 대만해협 충돌 시 한국 일본 필리핀은 자동개입된다고 단정했다. 이는 2006년 1월 19일 발표된 한미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 제2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발언이다. 해당 문건은 ‘한국민의 의지와 무관하게 미국이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2005년 공군사관학교 연설에서 “한국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
05.27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서 발표한 ‘2024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한국의 회계분야 평가순위는 67개국 중 41위다. 2017년 63개국 중 최하위인 63위였던 것보다는 올랐지만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가의 적정성은 차치하고 한국의 경제규모나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고려할 때 자본시장 선진화를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걸 바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는 크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실적과 성장성,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다. 상법 개정 등이 중요한 이슈이기는 하지만 기업들이 공시하는 지표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회계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증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직 대선 후보들의 세부적인 공약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사회 전반의 회계투명성을 강조한 후보는 없다. 회사 경영진은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05.26
통상 정부 출범 후 6개월 정도는 야당의 공세가 유보되고 언론도 걱정보다는 기대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주권자들도 새 정부와 여당을 기다려준다. 그래서 ‘허니문’ 기간으로 부른다. 그러나 내란시도에 이은 조기대선이라는 점에서 이번엔 ‘비상정부’ 성격이 짙다. 허니문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사전투표 시작 전이지만 시중에선 첫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누가 될지를 묻는 이가 많다. 강력한 대통령제 아래서 ‘1번’이 누구인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내각과 참모의 대표 얼굴을 통해 정부의 성격과 진로를 가늠하려는 것 아닐까 싶다. 경제불황 속에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발하는 정부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0.25%)을 기록했는데 2분기라고 나아질까. 이한주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관세전쟁의 후유증이 3~4분기에 집중 반영되고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 정부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내년 정부예산안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평시라면
05.23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습관처럼 듣는 말이다. 합리성과는 무관하게 집행된 제도들은 탈이 난다. 같은 정책인데 정권 따라 때론 ‘선’이 되고 때론 ‘악’이 되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우리는 수차례 봐왔다. 이번에도 이 소모적인 행위를 반복하게 될까. 이 글은 ‘영혼 없는 공무원들’을 위한 변명이 아니다(어느 누가 업무를 할 때 영혼까지 걸 수 있을까. 하지만 적어도 이성적으로 판단했다면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색깔론에 침잠한 이들은 특정 정권을 편드는 거냐며 비아냥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21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모두 통합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는 지금 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위한 개혁, 누구를 위한 과거청산일까.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진실이 거짓을 몰아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평가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타인의 아픔
05.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 후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를 쏟아낸다. 특히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고강도 통상정책으로 전세계 무역질서를 흔들고 있다. 그의 생각은 간단하고 명확하다. 미국의 제조업을 위협하는 다른 나라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부과로 가격경쟁력을 낮추고, 이게 싫으면 미국에 공장을 세워 제품을 생산하라는 것이다. 트럼프 머리속에는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of the America, by the America, for the America)’ 생각만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실제 협상과정에서는 일부 국가나 제품에 관세를 면세하는 등 초기의 강경입장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일부 상품 면세,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 90일 유예, 아이폰 및 전자제품에 대한 중국관세 면세, 중국에 대한 관세 90일 유예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몇주간의 국가간 협상과정과 트럼프의 입장변화를 보면 시장은 여전히
05.21
‘억강부약(抑强扶弱)’과 ‘청렴영생(淸廉永生)’.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좌우명으로 삼았던 사자성어다. 경기지사를 지낸 두 후보가 대선에서 맞붙는 것도 처음이지만 이처럼 정치철학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대결도 드물다. 때문에 두 후보의 지사 시절 도정철학과 성과를 짚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18년 7월 민선 7기 경기지사로 취임하면서 ‘억강부약 대동세상’을 도정의 핵심가치로 제시했다.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사는 ‘대동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그가 20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때까지 3년 4개월여 간 이끈 경기도정의 주요 정책을 보면 이런 가치관이 잘 반영돼 있다. 그의 대표정책이자 기본시리즈인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을 비롯해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배달시장의 거대자본에 대항하는 ‘배달특급(앱)’, 청소·경비 노동자 휴게시설 환
05.20
지난해 말부터 보험업계가 뒤숭숭하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 바뀐 회계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각종 정책 변화에 대응하면서 매년 해오던 배당을 거르거나 수익이 급감한 보험사들이 속출했다. 배당주로 분류되는 보험주 상당부분이 지난해 말 배당을 하지 못했다. 보험주는 단기투자 보다는 장기투자를 하는 무거운 종목이다. 주식을 짧은 기간 사고 팔면서 이익을 내기보다는 장기간 운용해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이익을 환원해왔다. 하지만 많은 보험사들이 배당을 포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오랜 기간 매각을 진행해온 MG손해보험의 경우 가교보험사 설립 및 계약자의 타 보험사로 계약이전, 청산 등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 고비를 넘은 것 같지만 제2, 제3의 MG손보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KDB생명은 자본잠식 상태다. 모기업인 산업은행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콜옵션을 감독당국이 제지하는 초유의 사태로 주몯받았다.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
05.19
투표는 언젠가부터 ‘올무’였다. 투표권은 소중한 것이고 이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시민의 의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투표행위가 곤혹스러울 때가 적지 않았다. 특히 누군가를 찍어야 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을 때 더욱 그랬다. “인물보다 당이 중요하지”라며 누가 묻지 않을 텐데도 애써 변명거리를 찾기도 했다. 벽보에 붙어있는 후보들 중에 눈길을 멈추게 하는 후보가 왜 없었을까. 벽보의 인물들은 모든 것을 다해 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당선 후엔 너나없이 달라졌다. “근데 어쩌지, 이미 당선됐는데”라며 놀림 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런 푸념을 어딘가 풀어내면 훈계조를 듣기 십상이다. “투표는 최선이 아닌 차선, 그것도 안 되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국룰’ 조언을 듣기 십상이다. 대한민국 유권자라면 다 아는 정답을 정치부 기자 경력 10년을 넘겼는데도 모르느냐는 핀잔도 곁들여진다. 일단 안심했다. 투표에 대한 ‘습관적 의무감’을 공유하는
05.16
바야흐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입니다. 업무나 일상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잘 모르는 내용을 물어보거나 문서작성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상의 고민이나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문의하기도 합니다. 생성형 AI의 쓰임새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은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요청하는 데 생성형 AI를 활용했습니다. 소위 ‘지브리풍’으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요청하며 사진을 올리면 지브리 스튜디오 특유의 그림체를 활용해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죠. 다만 생성형 AI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저작권을 침해했느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생성형 AI가 실제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원작 이미지를 학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학습 데이터도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생성형 AI를 둘러싸고 창작자 및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학습하는 학습데이터들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것
05.15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홈플러스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부도덕한 기업운영 실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경영진 등이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이를 숨기고 단기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려 했다고 보고 조사·수사 중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2월 28일 홈플러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했다. MBK는 그동안 국내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면서 거버넌스 개혁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인수기업 운영실태를 보면 거버넌스 개혁은 뒷전이고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MBK는 그동안 차입매수를 통해 인수한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이어졌음에도 고배당을 실시했다. 기업 현금자산을 고배당으로 빼가 해당 기업의 경쟁력은 추락했다. MBK가 인수한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1001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MBK가 2023년 2월 오스템
05.14
가덕신공항의 2029년 개항이 무산되면서 부산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기 2년 연장안을 들고 나온 후 지역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는 연일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국토부에 기본설계안을 제출하면서 공사 기간으로 정부 입찰 조건인 84개월(7년)이 아닌 108개월(9년)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공기 연장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대안 제시를 요구했지만 현대건설이 공사 기간 연장 입장을 고수하면서 수의계약이 중단됐다. 그동안의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면 현대건설의 공기연장 주장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84개월’로 못 박은 공고문에 따라 입찰에 응하고서는 뒤늦게 공기연장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공사 난이도 문제는 처음부터 제기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현재 시민들은 시공사보다 국토부와 부산시에 더 분통을 터뜨린다. 부산시는 아직도 ‘조기착공’ ‘적기개항’만 외치고 있다. 20
05.13
요 며칠 아침마다 눈 뜨기가 겁났다. 정치 뉴스가 밤새 쌓여 있었다. 대체 간밤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어안이 벙벙하던 하루하루가 이어졌다. 12.3비상계엄 때도 그러더니 윤석열 파면 후 정치가 또 국민들 잠을 털어간 셈이다. 이번엔 ‘국민의힘’이 주연인 블랙코미디였다.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예비 후보 간 단일화 문제로 며칠째 시끄럽더니 급기야 10일 0시에 당 회의가 소집됐다. 회의 결과는 김문수 대통령 후보 자격 취소. 새벽 3시에 딱 1시간만 후보등록을 받아 한덕수 후보의 입당 및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당원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고 다시 김문수 후보로 원상복귀됐다. 김 후보는 의원들 앞에 서서 큰절을 올리는가 하면 직전까지만 해도 김 후보를 비난하던 의원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활짝 웃는 김 후보와 미묘한 표정의 한 후보 간 포옹도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SNL 코리아 저리가라 할 블랙코미디였다. 정치에 큰 관심 없던 지인들도 한마디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