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3
2025
정부는 14일 국무회의를 열어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설연휴는 1월 28일(화)부터 1월 30일(목)이었는데 월요일인 1월 27일이 공휴일로 지정돼 그 전주 토요일인 1월 25일부터 1월 30일까지 총 6일 연휴가 되었다. 직장인들 반응은 환영일색이다. 원래 1월 27일에 연차휴가를 쓰려던 사람들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이상 회사 눈치보지 않고 쉴 수 있고 연차 1일을 아끼게 되어 다른 날 하루를 더 쉴 수 있다. 6일 연휴가 된 이상 이제라도 가까운 외국에 여행을 나가기 위해 비행기표와 숙박을 예약하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을 하루 덜하고 월급은 그대로라면 싫어할 이유가 없다. 근로계약 일방적 변경의 문제 여기서 놓치는 것이 있다.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으나 근로계약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것이다. 근로계약은 이미 근로기준법과 다른 법령에서 정해진 근로제공일수를 고려해 체결된다. 이미 2024년 연말 이전에 체결되
01.22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안전’과 ‘보건’이다. 이전에는 안전보건을 법적 의무나 사회적 책임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듀폰(DuPont) 쉘(Shell) 등은 안전보건을 기업경영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매년 막대한 예산을 안전보건에 투자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해왔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으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안전보건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윤리적인 책임일 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노동자는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결근이 줄어들며, 이는 곧 높은 생산성과 품질로 이어진다.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은 우수한 제품 생산으로 연결되고, 이러한 제품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기업의 경쟁력
01.21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속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굳건하게 지켜져야 한다. 자본주의 경제에도 약속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존재하며 그 시스템은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체의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자본은 신뢰할 곳을 찾아 움직인다. 신뢰할 수 있는 기업과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를 연결하는 요소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다. 자본주의 경제는 자본시장에 신뢰성을 창조하는 역할을 공인회계사에게 맡기기로 약속하고 있다. 공인회계사는 자본시장에 유통되는 재무정보에 대해 ‘감사’로 대표되는 ‘인증’을 수행하고 재무정보에 신뢰성을 부여한다. ‘책임에 대한 시스템’이 신뢰성의 근원 공인회계사가 재무정보에 부여하는 신뢰성의 원천은 무엇일까? 공인회계사의 ‘인증’에 대한 전문지식에서 신뢰성이 창출될까? 하지만 전문지식만으로 재무정보에 신뢰성을 부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공인회계사가 부여하는 신뢰성의 근원은 바로 공인회계사 제도를 구성하고
01.20
양자역학 100주년을 기념해 유엔은 올해를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얼마 전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CES 2025의 뜨거운 감자도 단연 ‘양자 컴퓨터’였다. 2015년쯤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후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4차산업혁명은 전세계의 경제구조, 사회구조의 대전환을 이끌며 개개인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과학기술의 진보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수많은 일자리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돼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산업의 집중화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자산 임금 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격차는 정치적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생산체계가 변한 것처럼 사회 시스템도 이러한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의 낡은 제도와 생각으로는 효과적인 재분배, 양극화 해소가 점점 더 어려워질 뿐이다.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에도
01.16
인류는 오래전부터 생존을 위해 생물을 분류해 왔다. 먹을 수 있는지 아닌지, 알을 낳는지 새끼를 낳는지 등 인간의 필요에 따라 분류했다. 중세 시대에는 창조론에 기반해 피라미드 정점에 신이 있고 그 밑에 인간 동물 식물 순으로 분류체계를 정립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계층적 생물학 분류체계(종-속-과-목-강-문-계)의 기초를 마련한 사람은 18세기 스웨덴 생물학자 린네(Carl von Linne)다. 그는 신실한 개신교 신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최초로 동물이자 영장류의 일종으로 분류했다. 이러한 분류체계는 당시 생물의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도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다윈의 진화론적 사고 발전에도 기여했다. 과거에는 생물을 분류해 정의하고 다시 분류체계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학문적 가설을 증명하고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했다. 반면 현대사회의 산업구조는 합류와 융합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린바이오 산업을 꼽을 수 있다. 그린바이오 산업은 농·축산
01.15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개업 변호사수는 2.5배 이상 늘었다. 그렇지만 필자가 봤을 땐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수가 늘거나 국민들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변호사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광고가 성행하다 보니 국민들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질은 떨어지고 마케팅 회사나 대형 포털사이트만 이득을 보는 행태로 변질되는 것 같다. 온라인 광고가 성행하기 이전에는 지인 등을 통해 이미 검증된 변호사를 찾아 사건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온라인 검색 등을 통해 변호사를 선택하는 사례가 상당히 늘었다. 원래 온라인 광고는 지인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성범죄 등을 주로 대상으로 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법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대형 포털사이트는 검색 키워드의 상위 노출을 위해 키워드별로 입찰을 받는데 인기 있는 키워드의 경우 입찰
01.14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숨은 노력을 다시금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제주항공 참사 10년 전에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304명을 떠나보낸 당시에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외쳤다. 안전관리체계를 개편하고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범정부적으로 통합했다. 전 국민이 ‘골든타임’을 부르짖었다. 그사이 중대재해법이 시행되어 안전관리와 감독에도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고 안전에 대한 교육과 제도, 의식개선 등 사회전반에 경각심을 갖게 했다. 그런데도 산업재해 사망자수는 여전히 한해 2000여명에 달하고, 공사현장과 건축물 등에서는 안전사고와 화재 등의 대형 참사가 이어진다. 명실상부 경제적 문화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나 후진국형 사고가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 때마다 구조적 결함인지 인적 오류인지를 따지고 책임을 규명하고 응당한 처분을 내리지만 참사가 끊이지 않는다면 근본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 재난
01.13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횡단보도는 어디일까? 영국 런던 ‘애비 로드(Abbey Road)’의 한 횡단보도가 떠오른다. 1969년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 멤버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진을 앨범 표지로 수록한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이러한 애비 로드보다 서초구민들이 더 건너고 싶어하는 횡단보도를 15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개통했다. 바로 고속터미널 서쪽 ‘반포동 사거리 횡단보도’다. 15년 전 인근 아파트 재건축으로 5000세대 이상 입주 후 주민들의 횡단보도 신설 요청이 쏟아졌다. 그러나 고투몰 지하상인들의 생존권을 건 반대로 서쪽 사거리 횡단보도는 절반만 만들어졌고, 동쪽 사거리는 아예 전무했다. 심의 권한이 있는 서울경찰청에서는 상인들의 합의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돌파구가 마련됐다. ‘소통’이다. 상인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2022년 구청장 취임 초기 고투몰 상인들이 “코로나19로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침체된 상권
01.09
지역사회와 대학의 협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산학협력은 대학이 보유한 연구역량과 인적자원을 지역산업에 접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학생들에게 현장경험을 제공해 취업과 창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학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한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구축해 지역 맞춤형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특히 AI·SW, XR·VR, 로봇, 사이버보안 등 첨단·디지털 분야에 집중해 지역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함으로써 로컬과 글로벌이 하나로 통하는 글로컬 산학협력 생태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역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모델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첫째, ‘협업’을 위해 지역산업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서울지역 대학들의 경우 지역 소재 IT 기업과 협력해 인공지능 로봇 미래모빌리티 양자컴퓨팅 등 서울시의 특성화 기술 분야에서 공동연구 기술이전 창업지원으로 지역 경제 활
01.08
놀람과 슬픔으로 가득했던 2024년 12월이 끝나고 2025년으로 넘어왔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채 새해를 맞았습니다. 올해는 풍요와 지혜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라고 하니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한해가 되길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지난해 상생의 연금개혁을 위해 500명의 국민이 참여한 숙의단 논의가 4회에 걸쳐 진행되었고, 제5차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26년 만에 세대간 형평성과 노후소득 확충을 목표로 한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마련되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논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우리보다 제도 역사가 훨씬 긴 유럽 등 선진국의 10여년 이상에 걸친 개혁 사례를 볼 때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한 중단없는 논의가 계속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36년 만인 지난해 11월엔 연금을 받는 분이 7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의 70% 가량입니다. 또한 가장 많이 받는 분의 월 연금액은 3
01.07
12월 16일부터 사흘간 정부세종청사 체육관에서는 과학기술혁신본부와 9개 부처청이 함께 한 ‘대한민국 혁신도전 연구공개전’이 열렸다. 이번 연구공개전은 통상적인 전시회와는 몇가지 점에서 구별된다. 첫째, 혁신도전형 R&D의 정책 브랜드인 ‘앞으로(APRO)’만을 위한 첫 전시회로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세계 최초ㆍ최고에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는 혁신도전형 연구에 대해 ‘앞으로(APRO)’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말로 ‘앞으로’, 이태리어로는 ‘문을 열다’라는 뜻을 갖는 이 이름이 아직 국민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만큼 이를 알리고 무엇이 혁신도전형 연구인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쉽게 소개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에 A관(Aim High, 목표위로관), P관(Problem Solving, 문제제로관), R관(Revolutionary, 방식새로관), O관(Over&Over, 실패경로관)의 4개 관을 마련해 전시 부스들을 배치했다. 둘째, ‘성과전’이 아닌
01.06
2024년은 스타트업 투자환경이 극복해야 할 많은 도전과제를 던져 준 해였다. 잠재적인 미래가치보다 사업성이 확실한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초기 스타트업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비중은 21.4%로 지난해 28%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AC) 업계는 여러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2024년 AC수는 465개로 전년도보다 줄었지만 업계의 질적 성장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보였다. AC투자조합의 주목적 투자대상이 3년 이하에서 5년 이하로 조정된 것이다. 이는 초기 스타트업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변화이다. 올해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전망은 다소 비관적이다. 현재 증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좋은 기업의 주가조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캐피탈(VC)의 투자회수 상황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01.02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 월미도 앞바다에 세상에서 가장 큰 고래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자리잡았다. 고래 모양의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최초의 국립해양문화시설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매년 실시하는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 이상(83.7%)이 대한민국을 ‘해양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비춰보면 수도권 첫 국립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 역할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 10명 중 8명 이상(84.9%)이 “해양국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철학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역시 이러한 국민적 인식에 부응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개관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연간 2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설립 준비 단계에서 추정했던 연간 110만명의 약 두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간 월미도의 방문객이 450만명으로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12.31
2024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일지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편’ 일부 내용이다. 일제침략과 국권찬탈의 고통을 그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을 김 구 선생이지만 군사력이나 생산자원 등의 '물리적인 힘'보다도 더욱 간절히 바랐던 것이 '무형의 문화적 힘'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도대체 문화가 지닌 힘이란 무엇일까. 지난 10월 10일, 아시아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 강 작가. 이 놀라운 문화적 성과가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한 개인의 문화적 영향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던 종이서적산업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었다. 인쇄·제조업체는 24시간 인쇄기를 가동해도 제작수요를 감당하지 못했으며 도서·출판 관련주도 20~30% 가량 급등했다. 가히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만한 놀라운 '문화의 힘'의 위력이었다. 이처럼 문화는 개개인의 마음을
12.30
인도 뉴델리 외곽의 공장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A사 대표는 “인도는 어려운 시장이지만, 분명히 기회는 있다”며 지금이 진출의 적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곳에서 몸소 느낀 역동적인 에너지와 성장 가능성에 아세안과 인도가 한국의 새로운 기회 시장임을 확신했다. 세계경제는 ‘비욘드 차이나’의 기회를 잡기 위해 아세안과 인도를 주목한다. 아세안 주요국들은 미중경쟁의 심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 속에서 첨단산업 육성과 외국인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진출을 촉진하며 최근 7~8%대 고성장을 이끌었다. 20억 인구의 거대 소비시장이자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중인 이 지역은 우리가 반드시 선점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 아세안과 인도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주요국들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오랜 진출 역사를 기반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완성차·부품생산을 확
12.26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세계 문명을 바꾼 인터넷이 1969년 11월 미국에서 출현할 당시와 비교하면 인터넷 사용자수가 55억명에 이르는 등 기술의 사회적 지배력에 놀란다. 최근엔 사람과 인공지능 간의 경쟁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 관심이 고조됐다. 미래학자들은 인간의 기계화를 크게 우려하는 중이다. 반면 세계적인 석학이자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AI 열강’에 의한 AI 지배와 AI 식민주의 도래를 경고한다. AI 경쟁의 주요 전장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HW)로 대폭 넓어졌다. 미국은 생성형 AI와 첨단반도체 기술 등을 중국이 확보하지 못하도록 규제 강화조치를 취하고 있다. 메타는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들여 전세계를 잇는 총 4만Km 이상의 해저케이블 구축(W프로젝트)계획을 가동하고 있다. AI가 세계경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든다. 놀라운 것은 기업국가의 가시적 출현이다. 기업국가는 기업의 영향력 아래
12.24
2024년 성탄절을 맞이하는 광주 5.18민주광장. 탄핵정국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거리와 광장에 크리스마스 캐럴송 대신 탄핵 캐럴송이 울려 퍼지고 트리 조명 대신 형형색색 K-팝 아이돌 응원봉이 어둠을 밝히는 거대한 빛이 되었다. 오월 영령들이 지켜냈던 5.18 항쟁의 자리에 미래세대가 다시 섰다. 미래세대가 중심에 선 탄핵 집회 올겨울 광주는 민주주의 뿌리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 강 작가의 말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왔다.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은 외부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상황에서도 연대의 힘으로 똘똘 뭉쳐 계엄군의 총칼에 당당히 맞섰고, 그 승리의 유산이 2024년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이 되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에 맞서 우리 국민들은 강한 연대로 결집했고 비상계엄 해제, 탄핵안 가결을 이루어내며 헌정질서 파괴자들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고 있다. 탄핵집회 참여자를 위한 카페와 식당의 선결제 행렬은 5.18 당시 우리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나
12.23
지금 세대에겐 공기처럼 당연한 민주주의와 평화는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많은 이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1961년부터 지냈던 동교동 사저는 그저 ‘집’이 아니다. 이곳은 민주화 투쟁의 전략이 논의되고 역사적인 결단이 내려졌던 공간이며, 파란만장한 정치 역경 속에서도 고 김 대통령이 지켜왔던 신념이 고스란히 담긴 역사적 현장이다. 세계 각국도 자국의 지도자 관련 유산을 그대로 보존해 이를 자긍심을 높이는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과 조지 워싱턴의 마운트 버넌 저택, 토머스 제퍼슨의 몬티첼로는 당시 미국의 정치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프랑스 역시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보존해 독립운동과 국가 재건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이는 지도자 관련 유산이 특정 지역이나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가적 유산으로 존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상
12.19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하로 제한하자는 2015년 12월 파리협정이 발효된 지 어느덧 10년을 앞두고 있지만 기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 전세계가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에너지 빈곤이라는 에너지 트릴레마(Energy Trilemma)에 직면한 가운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 달하는 경제구조와 약 60개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중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무탄소 전원으로의 에너지 대전환 필수적 이러한 딜레마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설정, 2050 탄소중립 선언과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CHPS), 천연가스 용량시장입찰 시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인 에너지 자급률 제고를 위한 정책개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화 등 다양한 대책과 노력을 국가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2%를 점유하고 있는 발전부
12.18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2022년 1월 27일 시행돼 곧 3년을 맞이한다. 이법은 입법 초기부터 많은 논란을 낳았고 현재까지도 여러 평가가 오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에게 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법적 의무는 안전보건확보의무(동법 제4조 및 제5조)이고, 이는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및 제5조로 구체화 되어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느끼기에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사업장들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요구되는 의무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이행하여야 하는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인식하고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영책임자의 '책임기준' 문제 그러나 문제는 법 시행 만 3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경영책임자가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야 실제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무혐의 또는 무죄로 평가될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준수하려는 경영책임자 입장에서는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노력해서 달성하면 실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