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0
2026
소프트뱅크(SBG)가 주도해 설립한 인공지능 신규회사 ‘일본 AI 기반모델 개발(Japan AI Foundation Model Development)’에는 현재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NEC 혼다 소니 미쓰비시UFJ은행 일본제철 아사히카세이 후지쯔 야스카와전기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이 강점을 보유한 제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피지컬 AI(Physical AI)’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산업계 전반에 걸친 폭넓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의 투자 플랫폼, 소프트뱅크그룹 SBG는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현재는 AI, IoT, 핀테크, 차세대 인프라 등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26년 6월 1일에는 시가총액이 토요타자동차를 넘어서며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되었다. 이는 일본 증시의 중심이 전통 제조업에서 AI·디지털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
06.09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전쟁이 넉달째에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미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하원은 현지 시각 6월 3일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전쟁권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을 철수시키거나, 아니면 전쟁 지속을 위한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정식으로 요구한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민주당이 전쟁권한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의 저지로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란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이례적으로 공화당 소속 4명의 의원(토머스 매시,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톰 배럿, 워런 데이비슨)이 민주당에 가세해 결의안 통과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전쟁에 균열 간 공화당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에 따르면 의회 승인 없이 군사행동이 개시된 경우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이를 종료해야 한다. 군 철수를 수행하기 위해 30일 연장을 요청할
06.08
요즘 우리나라에서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중고생들도 부모님들에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을 선물로 사달라고 한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한국증시 시가총액의 과반을 넘어서는 현실에서 이 두 회사의 향방에 국가와 국민 경제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두 회사의 핵심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우리나라의 경제가 달려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삼성전자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매우 높은 이익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고성능 DRAM(동적 랜덤 접근 메모리), 기업용 솔리드 스트레이트드라이브(eSSD)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군, 그리고 전반적인 메모리 ASP 상승이다. 다만 현재 메모리 시장의 부족은 모든 제품군이 동일하게 부족한 형태라기보다 AI 하이퍼스케일러 투자가 HBM, 서버용 고성능 D램(RAM), 기업용 eSSD 수요를 크게 끌어올린 결과다. 이에 따
06.05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 인류가 직면할 가장 큰 도전으로 인공지능(AI)를 지목해왔다. 2015년 출간한 ‘호모 데우스’에서 그는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었다. 2024년에 펴낸 ‘넥서스’에서는 “AI는 단순한 도구인가, 아니면 새로운 행위자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얼마 전 하라리가 새로운 질문을 또 하나 던졌다. “AI가 인격을 지닐 수 있을까? 법적 인격을 얻은 AI는 어떤 일을 벌일까?” AI 인격체 움직임에 대한 하라리의 경고 하라리는 지난달 26일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 ‘에즈라 클라인 쇼(The Ezra Klein Show)에 출연해 기술기업들이 AI를 법적 인격체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하라리는 “미국 법 체계에서는 인간이 아니어도 법적 인격체가 될 수 있다”면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들이 하나의 인격체로 기능하고 있다”라고 설명
06.04
최근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화려한 자산시장과 팍팍한 실물경제 사이의 현격한 괴리감’이다. 자산시장의 대표주자인 미 증시는 여전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혁신 기대감을 동력삼아 쉼 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S&P500 지수 내 IT 및 통신 서비스 업종 비중은 이미 40%를 돌파했고,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 전망치 중 절반이 AI 관련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빅테크 주도의 장세는 실물경제마저 견고할 것이라는 시장의 착시를 불러일으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한다. AI 호황 뒤의 금리 상승 경고음 화려한 주식시장의 이면에는 글로벌 자본 흐름의 기저를 형성하는 미 국채 10년물과 30년물 장기금리 상승이라는 이상신호가 함께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2026년 5월 말, 글로벌 채권금리의 기준점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연 4.5%를 넘어섰고,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연 5% 벽을 돌파하며 2007년 이
06.02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지난달 21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동 정책 전반의 개편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AI 기술 확산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와 일자리 감소에 대비하고 주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행정명령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정부 기관들은 학계, 노동단체, AI 업계와 협력해 직원을 대체하는 대신 직원을 유지하는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연구하게 된다. 또한 이번 명령은 고객 서비스 담당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케팅 및 영업 인력 등 AI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화이트칼라 직군을 대상으로 직업 재교육 및 기술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뉴섬 주지사는 모든 주민이 기업 주식 채권 국부펀드 등 생산적 자산에 대한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기본자본 제도의 도입 가능성에 대한 검토도 지시했다.
06.01
5월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관계를 심화하고 우호·선린·협력을 강화할 추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끝난 지 불과 나흘 만에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에 주목해 미중, 중러 정상회담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두 정상회담은 별개의 외교적 사건으로 봐야 한다. 첫째, 푸틴 대통령의 5월 말 방중 일정은 이미 2월에 확정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당초 3월이었다가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5월로 변경되었다. 즉 두 사건의 ‘연관성’에 대한 과도한 상상은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야를 흐리게 할 뿐이다. 둘째, 9년 만에 대통령 자격으로 다시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에만 무려 25회째 중국을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셋째, 양자관계의 성격 자체도 달랐다. 미중관계는 전략경쟁과 상호견제의 성격을 갖지만, 중러관계는
05.29
트럼프의 고율 관세정책과 지정학적 갈등 확대는 국경을 넘어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격변의 시대 속에서도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오히려 존재감을 확대하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이토추상사 등 일본 3대 종합상사는 오랜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보력, 위기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급망 재편과 AI·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투자의 리사이클’ 전략, 미쓰비시상사 미쓰비시상사는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함께 성장해오며 현재 에너지 금속자원 기계 화학 식량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했다. 거대하면서도 치밀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자원 에너지 LNG 전력 등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강한 영향력을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셰일가스 기업 에이선에너지(Aethon En
05.28
지난 4월 중동전쟁의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밀레이 취임 후 세번째 이스라엘 방문이었다. 한 국가가 특정 우방과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처럼 국제질서에서 제한된 영향력을 가진 중견국의 외교적 핵심은 가능한 한 많은 외교적 공간을 유지하고 국가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밀레이의 이념화된 외교적 행보가 아르헨티나의 선택지를 좁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에는 강한 신뢰를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유럽과 중남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는 불필요한 부담과 마찰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 보면 밀레이의 친미·친이스라엘 외교는 이념적 선택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는 국제정치를 “서방문명 대 반서방세력” “자유세계 대 사회주의” “문명 대 테러”라는 구도로 설명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는 유대-기독교 문명과 자유시장 경제를 강조하며 자신
05.27
캐나다군이 지난 겨울 사상 최대 규모의 혹한기 훈련을 실시했다. ‘나눅작전’으로, 155mm 곡사포를 비롯한 군 장비를 중부 대평원에서 북극기지까지 이동시키고 배치하는 임무였다. 군 당국은 2007년 북극 방어역량 강화훈련을 시작한 이후 참여인원과 장비 면에서 올해 규모가 가장 컸으며, 한겨울에 대규모 작전을 장기간 수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1980년대 이후 수십년 동안 단 한차례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지출하지 않았다. 나토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2월 마크 카니 연방총리는 작년부터 나토 목표를 달성했으며, 앞으로 10년에 걸쳐 국방예산을GDP의 5%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정부가 국방력 강화에 눈을 돌린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이 직접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51번째 주 편입” 발언과 노골적인 그린란드 점령 의도가 긴장감을 불어넣었
05.26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백악관으로 향한다. 중간선거의 첫 번째 관심은 늘 백악관의 힘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리면 공화당의 하원의석도 흔들린다. 트럼프의 영향력이 공화당의 선거전략을 좌우한다. 2026년에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호르무즈 해협 위기, 유가상승 등의 외교·안보변수가 더해졌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협상 진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을 강조하며, 현재 상황을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이 드러나는 무대로 만들려고 한다. 결국 외교도, 에너지도, 전쟁 위기관리도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포석의 일부인 셈이다. 워싱턴 권력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전장 그런데 이번 중간선거에는 익숙한 선거 쟁점 뒤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전장이 있다. 바로 선거구 획정 문제다. 유권자의 표심이 어느 후보를 향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표심이 어떤 선거구 안에서 계산되는지도 하원의석의 구성을 바꿀 수 있다. 미국 하원은 각 지역구에서 최다득표 후보에게 의석을 배분하
05.22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다시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점으로 떠올랐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고, 10년물 금리도 4.6%대로 올라섰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채권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주식 회사채 외환 원자재까지 사실상 모든 자산가격이 금리라는 하나의 잣대로 다시 계산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금리상승이 증시폭락의 전조인지, 아니면 인공지능(AI) 호황 속에서 감내할 수 있는 부담인지에 쏠리고 있다. 당장 시장붕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기업 실적은 아직 견조하고, AI 설비투자는 계속되고 있으며, 주식시장에는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려는 자금이 많다. 다만 장기금리가 5%를 웃도는 환경에서는 주식시장의 성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모든 성장주가 함께 오르는 장세보다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을 증명하는 기업만 살아남는 선별 장세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주식의 가치평가 원리와 맞닿아 있다. 기업가치는 앞으로 벌
05.21
지난 7일 영국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크게 패함으로써 키어 스타머 총리의 내각이 위기에 봉착했다. 집권한 지 2년도 되지 않았고 원칙적으로 2029년까지 지속할 수 있는 정권이지만 패배의 책임을 둘러싸고 내홍에 빠졌기 때문이다. 내각을 구성하는 각료 가운데 벌써 5명이 사임함으로써 스타머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집권 여당 노동당도 총리를 전격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세력과 기존의 내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세력으로 나뉘었다. 2026년 봄 영국 노동당 정부의 위기는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역사적 재기의 고삐를 잡은 노동당이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릴 위험을 자초하는 중이다. 2024년 스타머의 노동당은 보수당 14년의 장기집권에 종지부를 찍는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게다가 전체 의석 650석 가운데 410석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승리였다. 의석의 과반을 단독으로 훌쩍 뛰어넘는 안정적 통치의 기반을 확보한 셈이었다. 스타머정부가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
05.20
2026년 5월 국제정세는 세계 경제가 새로운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2019년부터 본격화된 ‘탈냉전 세계화 이후’ 시대의 향방을 가늠하는 상징적 무대였다. 양국은 첨단기술과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경쟁을 지속하면서도 에너지·공급망·금융이라는 글로벌 시스템의 기본 연결망은 유지하려는 새로운 국제질서, 즉 ‘높은 장벽, 낮은 다리 전략(High Wall, Low Bridge)’ 구조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는 과거 냉전체제와 같은 완전한 분절이 아니다. 경쟁은 구조화하되 체제 붕괴는 피하려는 국가주의적 리얼리즘의 질서다. 이제 각국은 국제협력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자국 산업과 안보를 최우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공급, 물류 안정, 반도체와 희토류 같은 전략물자 확보가 국가안보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일본의 ‘고압경제’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 이러한 격변기 속에서 한국 안동에서
05.19
팥빙수를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빙수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예 자리를 잡는다. 의자에 앉아 대선배가 읽어보라고 빌려준 책을 펼친다. 책은 주영국대사와 주미국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근래에 낸 ‘한국 경제성장의 정치경제학: 성장과 교훈’이다. 이 책은 ‘한국이 세계사에서 전례 없는 발전을 어떻게 이루었는가’를 다루고 있다. 때마침 어느 외국인이 눈치를 살피다가 말을 건다. “여기 앉아도 될까요?” “물론이죠, 한국에 사나 봐요?” “아뇨, 잠시 서울에 머물고 있어요.” 그의 이름은 새뮤얼로 영국에서 왔다. 런던에서 예술을 공부하며 사귄 친구들 덕에 매년 한국 중국 일본을 방문한다고 했다. 예술 전공자에게 한국은 어떠냐고 물었다. 뻔한 답변이 나올 걸 피하려 필자가 쌓은 세계인의 정체성도 흘렸다. 영국 이란 미국 거주 경험을 차례로 말했다. 마음을 녹였는지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는다. 영국인 새뮤얼은 한국이 ‘동종의(homogeneous)’ 국가라고 말했다
05.18
2026년 5월 베이징은 단순한 외교 도시가 아니다. 지금 베이징은 세계질서의 대기실이 되었다. 먼저 이란 외교장관이 왔다. 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녀갔다. 곧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마주 앉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파키스탄 지도부도 베이징을 찾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 흐름을 따로따로 보면 외교 일정의 나열이다. 그러나 하나로 묶어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 지금 베이징은 회담장이 아니라 세계질서의 교차로다. 이란은 생존의 출구를 찾으러 왔다. 트럼프는 거래의 가격표를 들고 왔다. 푸틴은 전쟁의 명분 있는 출구를 찾으러 온다. 파키스탄은 안보와 경제의 생명줄을 확인하러 온다. 미국 홀로 세계문제 해결하던 시대 끝나 이 장면의 핵심은 하나다. 미국이 여전히 가장 강한 나라이지만 이제 미국 혼자 세계문제를 해결하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질서의 가장 큰 힘이지만 그 힘을 행사할 때마다 비용이
05.15
정녕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역대 제국들은 쇠망의 문턱에서 놀라울 만큼 유사한 무리수를 두었다. 재정은 고갈되고, 국론은 분열되고, 신흥세력이 발호하는 상황에서도 제국은 군사행동으로 그 위엄을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기울어가는 제국의 군사적 모험은 스스로의 몰락을 재촉했을 뿐이었다. 지난 2500여년 동안 아테네와 로마,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등 뭇 제국들이 역사의 반복을 입증했다. 기원전 413년, 에게해의 패자였던 아테네는 대규모 함대를 지중해 시칠리아로 출동시켰다. 시칠리아를 정복한 다음 이를 발판으로 카르타고까지 굴복시킴으로써 지중해 전체를 손아귀에 넣는다는 야심이었다. 그러나 시칠리아는 멀었고 보급선은 길었다. 시칠리아의 중심이었던 시라쿠사는 스파르타의 지원을 받아 끝까지 버텼고, 결국 아테네 원정군을 괴멸시켰다. 시칠리아 원정 실패 이후 아테네는 채 10년도 버티지 못한 채 기원전 404년 스파르타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 서로마제국 역시
05.14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개시된 중동전쟁이 어느덧 두달 반을 넘기고 있다. 종전은커녕 휴전 여부조차 불투명한 가운데 세계 정치와 미디어의 이목은 여전히 중동의 화약고에 집중되어 있다. 최강국 미국과 최고 반미국가 이란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궤도를 그리며 파고드는 극초음속 미사일, 수천 대가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AI 군집 드론(Swarm Drone), 그리고 이를 빛의 속도로 요격하는 드론 킬러 레이저 등 현란한 최첨단 무기체계가 향연을 벌이는 중동전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이 전쟁은 인류가 목격한 가장 정밀하고도 비인격적인 기술 전쟁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 밖으로 사라지고 있는 미얀마 내전 하지만 중동전쟁의 현란한 불꽃에 가려져 그 못지않게 많은 희생자와 처참한 피해를 낳고 있는 미얀마 내전이 우리의 관심과 기억 밖으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안
05.13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 21일 미 의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음날에는 2029년 1분기까지 조건 충족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리의 전작권 회수 시점을 재단하면서 정치적 훈수까지 두는 장면은 일개 미국 장성이 아니라 식민총독의 모습이다. 우리 국방부가 전작권 전환 시기는 미확정이며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은 것은 당연했다. 전작권은 미국 장군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군 통수권과 직결된 주권문제다. 전작권,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과 맞물려 미국은 한국이 더 큰 방위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렇다면 군사 지휘권 역시 한국이 갖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미국은 전작권 전환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온갖 조건과 검증을 내세워 시기를 뒤로 밀어왔다. 한국군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한국의 군사체계를 미국식 작전 개념에 계속 묶어둘 수
05.12
수백명의 구글 직원들이 회사 최고경영자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미 국방부가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밀 군사 업무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또다른 경쟁 AI 기업인 앤스로픽(Anthropic)이 유사한 제한을 요구했다가 국방부와 갈등을 빚은지 두달 만에 나온 움직임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이번 청원에는 구글의 핵심 AI 조직인 딥마인드 소속 연구진을 포함해 6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서명했다. 이들은 순다르 피차이 CEO에게 국방부와 기밀 AI 활용 계약을 체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직원들은 서한에서 기밀 군사 프로젝트에 AI 기술이 투입될 경우 구글 내부조차 해당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우리는 AI가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되기를 원하며, 비인도적이거나 극도로 해로운 방식으로 활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치명적 자율무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