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7
2025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산업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많은 테크기업들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에 투자하는 등 초거대 AI 서비스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공장 중심의 경쟁력이 산업을 좌우하던 시대는 마치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생성형 AI시대에도 소재·부품 기업들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AI기술의 기반에는 고급 소재와 정밀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화학 조성, 초고순도 소재, 정밀 제조 기술에서 수십년의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GPU, 메모리,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에 의존하는데 일본의 소재 기업들은 TSMC 삼성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핵심 소재를 공급한다. 우에무라공업: 177년 표면처리 전문기업 1848년 오사카에서 창업된 우에무라공업(上村工業)은 177년의 역사를 지닌 일본의 대표적인 표면처리 전문기업이다. 도금약품, 표면처리용 기계,
11.14
생일을 맞은 아들은 자전거를 사달라고 했다. 자전거 한대에 수십만원, 아니 수백만원씩 하는 시대다. 생일인데 좋은 걸 사줘야 하나 생각하다가 마음을 고쳐먹는다. 넌지시 아들을 떠본다. “자전거는 중고로 사고 남는 돈으로 맛있는 식당 가지 않을래?” 웬일로 아들은 흔쾌히 동의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자전거를 검색한다. 수십 건의 매물 중 적당한 제품을 찾아 판매자에게 말을 건다. 당장 와도 좋다는 답변이다. 아들의 헬멧을 챙겨 지하철을 탄다. 올 때는 자전거를 타고 올 요량이다. 막상 확인한 자전거는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뒷바퀴가 심하게 닳아 있었다. 구매를 망설이자 실망하는 아들의 표정을 살핀다. “살게요. 대신 손봐서 타야 하니 30%는 깎아주셔야 합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자전거를 산 이유는 커다란 의무감과 약간의 자신감 때문이다. 근래에 알게 된 책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책은 1974년에 미국에서 출판된 ‘선(
11.13
지난 10월 26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의회 중간선거는 단순한 국내 권력구도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표면적으로는 집권세력의 예상 밖 승리가 두드러지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정치의 동요, 국제금융의 압력, 그리고 미중간 지정학적 경쟁이 교차하는 현실이 놓여있다. 무엇보다 국내정치적 차원에서 이번 승리는 밀레이정부의 급진개혁이 국민적 동의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중대한 시험대였다.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집권당인 자유전진당(LLA)이 전국 득표율 41%로 페론주의 야당에 크게 승리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집권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의회 선거에서 참패해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대통령 동생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이 정부의 정당성을 뒤흔들었고, 폭등하는 인플레이션과 페소화 폭락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다. 여당의 패배는 기정사실로 보였고 여론조사 역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간선거 결과는 완전히 뒤집혔다. 집권당은 전국 득표율 41%를 기록하며 의석을
11.12
사회생물학의 거장 에드워드 윌슨이 앞으로 1000년 후 생명과학의 가장 중요한 두 개의 랜드마크를 들라고 한다면 그것은 1859년에 발표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과 1953년에 발표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의 ‘DNA 이중나선구조’ 논문이라고 단호히 밝힌 바 있다. 그 역사의 주인공의 한 사람인 제임스 왓슨이 6일(현지시간)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생물학의 랜드마크를 발견한 업적 1953년 네이처 학술지에 발표된 한쪽 반 분량의 논문이 생명과학 역사의 장을 새로 열었다. 왓슨과 크릭 두 사람의 논문이었고, 손으로 그린 그림 하나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바로 DNA의 이중나선 모델이었다. 이 작은 논문 하나가 어떻게 생명과학 역사를 새로 쓰게 했을까? 우선 유전물질로서의 DNA가 한 가닥이나 세 가닥이 아니라(노벨상에 빛나는 라이너스 폴링은 세 가닥 구조를 제안한 바 있지만 틀렸다) 두 가닥으로 꼬여 특이적 수소결합으로 서로를 붙들고 있는 형태의 안정적인 화학적 구
11.11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의 인공지능(AI)은 여전히 수동적이며 할 수 없는 일이 많지만 앞으로 5~10년 안에는 범용인공지능(AGI)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GI란 인간 수준의 지적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7월 오픈AI와 딥마인드의 모델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금메달 수준의 성적을 거둔 것은 이를 상징한다.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 역시 “AI가 1년 안에 새로운 과학적 통찰을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기술발전 속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산업혁명이 인간의 ‘근육’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켰듯 AI 혁명은 인간의 ‘두뇌’를 정신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킬 가능성을 품고 있다. AGI의 시대가 열리면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알고리즘을 개선하며 자기 향상 루프를 작동시키는 자율적 경제 주체로 진화할 것이다. 그 파급력은 산업혁명이나 인터넷혁명과는
11.10
소리 없이 다가오는 위험이 더 무섭다. 눈에 보이는 높은 파도보다 잔잔한 수면 아래 소용돌이가 더 겁난다. 경제위기 역시 조용히 닥쳐올 때 더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요즘 세계경제를 ‘잔잔한 표면 아래 흔들리는 지반(Shifting Ground beneath the Calm)’에 비유했다. IMF 10월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는 “세계경제가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하방위험 요인들이 다각도로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위기 조용히 닥쳐올 때 더 심각 여러해 동안 세계경제는 제법 탄력적이었다. 미중 전략경쟁에 무역질서가 흔들리고,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세계경제는 그 충격을 잘 견뎌냈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3.3%를 기록한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2%, 내년 3.1%로 예상된다. 트럼프 발 관세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191개 회원국 중 188개국이 보복성 관세 조치를 자제했다. 세계 교역의 약 72%는 여전히 최혜
11.07
미국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들어 규제완화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기업 간 결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통신·에너지 등 전방위 규제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기업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대형 딜을 추진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10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9월 전세계 M&A 거래액은 약 1조9380억달러(약 2790조원) 로 집계돼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미주 지역 거래액은 1조2600억달러(약 1810조원) 로 26% 확대되며 글로벌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유럽은 5% 감소, 아시아·태평양은 19% 감소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보고서는 ‘거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주요 산업에서 대형 거래(메가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거래 규모 10억 달러 이상의 메가딜은 27건으로, 지난해보다 늘
11.06
많은 곡절을 겪었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미중 경제무역전쟁이 10월 30일 부산에서 진행된 미중정상회담에서 일단락되었다. 주요 합의는 다음 세가지이다. 첫째, 미국은 올해 초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인하하고,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부과한 관세를 취소하고 중단된 수입을 재개한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 관세는 47% 수준(올해 4월부터 부과한 상호관세 10%와 기타 품목관세, 1기 트럼프행정부 때 부과한 관세 등을 합친 수치)을, 중국의 대미관세는 30%를 조금 넘는 수준(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부과한 약 20%의 관세와 올해 부과한 10%를 합친 수치)을 각각 유지하게 되었다. 둘째, 미국은 무역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소유한 해외 자회사까지 수출규제를 확대한 9월 29일 결정을 유예하고, 중국은 10월 9일 취한 희토류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유예한다. 셋째, 미국은 중국 해운업 물류 조선업에 대한 301조 조사를 유
11.05
1989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창설될 당시 한국은 여러모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로 한국이 이룬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정착이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고, 무엇보다도 북방정책의 야심 찬 출발로 인해 동구권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헝가리와 수교를 맺은 직후의 시점이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양자외교에 능했던 우리 정부는 냉전구도가 허물어지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 다자외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때였다. 물론 과거 박정희정권 시기인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존재했던 아시아태평양이사회(ASPAC, Asian & Pacific Council)라는 다자외교의 외교사적 의의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자외교를 본격화한다고 해도 분단국의 입장에서 한미동맹을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자산으로 삼고 있는 입장에서 안보이슈를 다루는 다자무대는 부담이 컸다. 전세계 인구의 40%,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APEC은 무척
11.04
지난달 트럼프행정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초당적 지지를 받아온 온실가스 배출 추적 및 보고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거의 20년 동안 미국과 캘리포니아 전역의 수천개 산업시설이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 오염을 정기적으로 추적하고 보고하도록 의무화해왔다. 연방 프로그램의 시설별 데이터는 사실상 국가 배출 추세를 모니터링하고 감축 기회를 파악하며, 주 및 지역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 사회가 인근 오염원을 식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보호국(EPA) 행정관 젤딘은 해당 프로그램이 “비용이 많이 들고 불필요한 규제 부담을 초래한다”며 이를 축소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이 최대 24억달러의 규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EPA의 보고 규정은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가 부족하다”며 관련 규제가 비용 대비 효용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EPA의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은 약 800
11.03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일본 등 서방의 대중국 희토류 독립이 일본을 통해 가능할까.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달 정상회담을 갖고 별도의 희토류 공급망 관련 각서를 체결하면서 일본의 희토류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영토인 미나미도리시마 인근 해역에서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희토류 시범 채굴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 해역에 고농도의 희토류를 함유한 퇴적층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트럼프, 반중 희토류 동맹 가속화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사이에 두개의 정상간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하나는 지난 7월 양측이 합의한 일본의 대미투자와 관련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미일간 희토류를 포함한 중요광물의 확보에 관한 각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미나미도리시마 주변 해역에는 대단히 많은 희토류층이 있다"면서 "중요 광물과 자원을 미국과 함께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10.31
최근 한두달 사이에 IT 분야에는 새로운 뉴스들이 쉴 틈 없이 쏟아졌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모든 분야에서 보이는 현상인데 그 만큼 현 시점이 IT기술 패권다툼의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란 걸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수년 동안 대책없이 무너져 가던 인텔이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발표를 했다. 인텔은 18옹스트롬(1.8나노) 공정 기반 CPU 개발 성공을 발표하면서 2025년 올해 내에 대량생산에 착수해서 2026년 1월 ‘팬서 레이크’라는 이름의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자신했다. 만약 인텔의 공언대로 내년 1월 해당 제품이 시장에 제대로 출시가 되고 기대했던 성능을 보여준다면 이는 지난 수년 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인텔의 부활과 일본 라피더스의 성공 많은 언론들 특히 우리나라에서 부정적인 미래를 예측하던 일본의 라피더스가 놀랍게도(?) 실패 예측을 뒤업고 2나노 반도체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이는 원
10.30
과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미중 전략경쟁의 틈에서 새로운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는 미국과 자유무역 수호를 자처하고 있는 중국 간 충돌에서 APEC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APEC의 딜레마는 깊다. APEC은 충돌하는 두 초강대국 모두에 의존하고 있다. APEC의 고민은 미국과 중국 간 줄다리기의 한가운데에서 어떻게 중심을 잃지 않고 버티느냐 하는 것이다. APEC의 딜레마, 미·중 사이 '중심잡기' 늦가을 경주가 뜨겁다.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주 앉았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오늘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세계 21개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10월 29일~11월 1일 연결・혁신・번영을 주제로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부대행사로 열리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는 젠슨 황
10.29
지구 대기중 이산화탄소(CO₂) 수치가 2024년에 사상 최고치로 증가했다. 2025년 10월 15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새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준이 2024년에 기록적인 양으로 치솟아 지구가 더 장기적으로 기온상승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WMO 온실가스 게시판은 “CO₂의 지속적인 배출은 인간 (경제)활동과 산불로 인한 것이며, 육지 생태계와 해양과 같은 ‘흡수대’의 탄소흡수량이 감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고 경고했다. 이산화탄소 증가율은 1960년대 이후 3배로 늘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0.8ppm 증가에서 연간 2.4ppm 증가로 가속화되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전세계 평균 CO₂ 농도는 3.5ppm 급증했는데 이는 1957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2004년 WMO 온실가스 게시판이 처음 발행되었을 때 연평균 CO₂ 수준은 377.1ppm이었다. 2024년에는 423.9ppm으로
10.28
조지 레테스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다. 군 복무 중 이라크에 파병되었던 전역 군인 출신인 그는 트럼프정부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이 그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캘리포니아 한 농장의 보안요원으로 첫 출근하던 날 그는 이민세관단속국 (ICE)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미국시민권자이고 전역 군인라는 그의 말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요원들은 차 창문을 부순 뒤 운전석에 앉아있던 그의 얼굴에 페퍼스프레이를 뿌렸다. 군에서 받은 훈련대로 레테스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려고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지만 단속요원들은 폭력적으로 그를 차에서 끌어내린 뒤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 영장없이 구금된 사흘 동안 그에게 샤워도 전화통화도 변호사접견도 허용되지 않았다. 구금되어 있는 사흘 동안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던 가족들이 그의 안전을 염려하며 두려움에 떤 것은 물론이고, 딸 아이의 세번째 생일파티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10.27
#장면 1 “가난하고 오래된 독일은 유럽에서는 아주 크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주 작다”(독일 이민자 출신 미국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장면 2 “유럽은 경제적으로 등치가 커졌지만 정치적으로 난쟁이며, 군사적으로 벌레다”(30년 전 벨기에 마르크 아이스켄스 전 총리). #장면 3 “유럽은 인터넷이 주도하는 디지털 혁명에 기반한 생산성향상 기회를 놓쳤고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생산성 차이는 기술로 설명할 수 있다”(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 보고서). 평화통일의 독일과 경제공동체 EU의 경제 국방안보 상황을 잘 설명한 표현들이다. 과거 찬란했던 유럽은 구대륙으로 신대륙 미국뿐만 아니라 유라시아의 패권을 꿈꾸는 러시아와 대국굴기를 내세운 중국에 지정학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크게 당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러시아에 끼인 꼴 먼저 지정학적으로 독일은 미국과 러시아 군사강국 틈새에서 공격받는 새우 꼴로 다시 2차 세계대전 형국이다. 또 세계 3대 국
10.24
인공지능(AI) 열풍은 고평가 논란과 함께 달린다. 대형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이익)은 역사적 고점이고, 데이터센터-전력-네트워크-냉각으로 이어지는 설비투자(CapEx)는 과거의 철도나 통신망을 연상시킬 만큼 가팔라졌다. 여기에 벤더 파이낸싱(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과 GPU의 짧은 생애주기(1~3년), 전력단가 같은 변수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거세다. 그럼에도 주가는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면 뒤쳐질 경우의 손실이 현재 지출하는 비용보다 더 크다고 판단하고, 시장도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수익성 최근 논쟁의 중심에는 데이터센터 수익률이 있다. 일부 리포트는 “AI 워크로드용 임대·호스팅의 마진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비판한다. 특히 특정 사업자의 대규모 증설 계획에도 마진 회수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가 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장면이 반복됐다. 본질은 세 가지다. 첫째, 전력 문제
10.23
2025년 가을 글로벌 자본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단연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의 확산이다. 주요 6개 법정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가 연초 110에서 98로 10% 가까이 떨어지는 동안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 몰려들면서 형성된 이 거대한 물결은 이제 미국을 넘어 전세계 부동산과 증시까지 뒤흔들고 있다. 덕분에 금과 비트코인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각국 증시에도 모처럼의 훈풍을 만끽하고 있다. 이러한 ‘에브리싱 랠리’에 대해 지난 18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 금융안정보고서’는 자산가치의 과도한 상승, 소수 기술주로의 투자 쏠림, 그리고 시장을 떠받치는 막대한 유동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한층 키우고 있다며 25년 전 닷컴버블을 연상케 한다는 우려를 내어놓았을 정도다. 유동성 랠리는 계산된 정치 이벤트 이러한 유동성
10.22
미국 우주탐사 기술 기업인 스페이스X가 2025년에도 굵직한 성과를 달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NASA 우주비행사 버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성공적으로 지구로 귀환시켰으며, 최근에는 오로라 보레알리스(Aurora Borealis) 연구 등 과학 실험을 위해 우주비행사들을 태운 채 사상 최초의 극궤도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부인 스타링크는 최근 유나이티드 항공여객기에 와이파이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혁신적인 기업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항공우주 회사로 장기적 사명과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두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장기적 사명=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궁극적으로 화성으로 인류를 이송하고 행성을 개척하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관점에서 이러한 큰 비전은 수익
10.21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해 만든 조어로, 첨단기술에 의해 기존 금융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오는 산업이다. 스마트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 등 혁신을 기존 금융 비즈니스에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핀테크 산업은 2015년경부터 규제완화와 제도적 지원 그리고 디지털 전환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당시 약 2145억엔 규모였던 핀테크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조6000억엔으로 추정되며 2025년까지 3조3000옥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현재 수백개의 스타트업과 은행 증권사 통신사 이커머스그룹 등 주요 기존 기업이 적극적으로 이 분야에 진출해 있다. GMO, 핀테크 결제 인프라의 핵심 주자 핀테크 산업에서 주목받는 그룹으로는 안정적인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GMO 페이먼트 게이트웨이(Payment Gateway)를 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