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 사용은 우리의 몫

2023-06-27 11:00:48 게재
김연화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6월 들어 열대야가 발생하고 체감온도가 연일 33℃를 넘어서면서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표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올해 들어 최고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이른 더위에 전기료 부담이 커져 "에어컨 틀기도 겁이 난다"는 볼멘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온다. 시민들은 쇼핑몰 등을 찾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 폭염에 정부여당도 '하절기 취약계층 보호대책'으로 전국 6만8000개 경로당에 냉방비 지원을 월 11만5000원에서 12만5000원까지 늘리자는 대책을 내놓았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대책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대형마트 편의점에서도 밀폐형 냉장고를 도입해 소비자가 물건 구입 시 개폐가 철저히 되어 외부 공기 유입을 막아줌으로써 식품의 안전온도 유지와 냉기유출을 막아 절전 효과를 본다. 또 외부로부터 벌레 유입을 막는데도 매우 효과가 큰 효율적인 소비여서 일반 서민들은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비싼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에너지 절약은 물론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신청이 20만대를 넘어설 정도다. 가정 내에서 일정 비율 절감을 해 현금으로 돌려받는 절약과 효율적 사용에 대한 관심과 태도 변화는 지속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극심한 에너지 낭비로 2조원 새나가

그러나 아직도 중소업체가 운영하는 상가의 경우 문이 열려있는 채 냉방을 가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극심한 낭비에 2조원이 새는 현장을 우리는 무관심하게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과거 영국의 커튼 뒤 할머니들처럼 에피슈머(effisumer, 에너지 절약이 국가경제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활동)에 나선 우리 소비자들도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누구나 함께 체크하고 지도해야 할 효율적 사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같이 에너지 낭비를 그냥 지나치는 에너지 위기 불감증이 만연한 소비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서 소비자 의식 전환과 에너지 사용 태도에 따른 경종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에 대한 시각이 너무나 관대하고 무관심하다. 우리 현실은 에너지 수입 증가분이 무역적자보다(472억달러) 커서 문 열고 냉방하거나 장사가 끝나서도 켜 놓는 조명으로 인해 연 2조원이 아무 생각 없이 버려진다. 또 그것이 부메랑으로 나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것 같다.

한여름에 호텔이나 지하철, 공공장소 등 실내 공간에 적정온도가 지켜지지 않아 추워서 긴팔 상의를 항상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도 이제는 고쳐야 한다.

다소 불편하고 힘들지만 모든 국민이 함께 고통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선진 시민의식을 함께 공유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하게 된다.

모든 국민이 함께 고통 이겨내야

그동안 에너지 요금의 잘못된 가격신호를 보면서도 모든 소비자들이 내가 아닌 누군가 어떻게 해결해 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올여름 더위로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면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 사용은 국가적으로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