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청년 54만명 지원 시작한다

2023-12-14 10:54:07 게재

"고립·은둔자 맞춤형 찾아가는 서비스 관건"

정부가 고립·은둔 청년 지원을 시작한다. 원스톱 상담창구를 마련해 발굴하고 전담 관리사를 투입해 사회적응과 취업의욕을 돕는다. 전문가들은 "고립은둔자는 사회적으로 상처를 받아 단절을 선택했다"며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 발표 |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정부는 13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고립·은둔 청년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을 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 '고립청년'은 54만명이고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집안에 머무는 '은둔청년'이 2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청년재단은 고립청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7조원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우선 비대면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원스톱 도움 창구'를 내년 하반기 마련해 고립·은둔 청년을 발굴한다. 이들의 주된 활동 공간이 '온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한다.

보건복지부 소관 공공사이트에는 자가진단시스템을 마련해 고립·은둔 위기 정도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한다. '129 보건복지상담센터'에 청년 항목을 신설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친구 등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한다. 발굴된 고립·은둔 청년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청년미래센터'(가칭)를 운영한다. 내년 4개 광역시도를 선정해 2년간 센터를 시범 운영한 후 전국으로 확대한다.

내년도 예산은 13억원으로 32명의 전담 인력이 배치된다. 전담사례관리사가 도움을 요청한 청년들을 만나 심리상담, 대인접촉 확대 등 일상회복, 가족·대인관계 회복, 일 경험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 1만2105명 심층조사에서 도움을 요청한 1903명을 우선 지원한다.

정서적 취약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케어프로그램'은 올해 5곳에서 내년 9곳으로 확대해 고립·은둔청년이 지원받도록 한다. 기존 '청년마음건강 서비스'의 심리상담, '일상돌봄 서비스'를 통해 돌봄·가사·식사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화형 매입임대제도를 통해 공동생활·커뮤니티 공간 마련도 돕는다.

고립·은둔청년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학교 폭력이나 부적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돕는 '학생맞춤통합지원 선도학교'는 올해 96곳에서 내년 248곳으로 늘린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도 내년부터 고립·은둔 전담인력을 36명 배치한다.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회사 적응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는 '청년성장프로젝트'를 신설한다.

청년들이 취업 초기 직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과 힘을 합쳐 '온보딩(On-Boarding)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지원방안은 고립·은둔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 정부 첫 종합대책"이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는 "이제 정부차원에서 대책마련을 시작해 환영한다"면서도 "실제 현장에서의 섬세한 기준과 협업이 중요하다. 부처간 협력도 뒤따라야 하며 복지부 중심으로 연계가 잘 되어야 한다. 적은 예산으로 시작해 아쉽다"고 말했다.

모세중 자립지원센터내비두 운영위원은 "고립자와 은둔자 발생 요인과 행태가 차이나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다. 특히 은둔자는 지속적으로 찾아가 유대감을 형성해야 사회활동을 가능케 할 수 있다"며 "시범사업이나 전담관리사 교육 등 설계 단계서부터 당사자와 가족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잘 반영해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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