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구 연안 통합환경정보체계 구축 필요

2024-02-26 13:00:01 게재

20여년간 수많은 정책제안에도

다차원적 갈등구조 한계 여전해

“20여 년 동안 수많은 하구 연안 정책들이 제안됐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갈등이 다차원적이기 때문이다. 합의를 할 대상들이 너무 많고 한 기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서 더 어렵다.”

23일 이창희 명지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유역시스템공학연구센터장)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23일 서울시 중구 후암로 비즈허브서울센터에서 열린 ‘하구 연안 지속가능 개발복원과 협력에 대한 한국환경연구원 지역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낙동강 하구는 높은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을 지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이자 기수생태계로서 생태·경제적 가치가 크다. 사진은 낙동강 하굿둑 시설 현황. 사진 환경부 제공

강어귀, 즉 하구와 연안은 생태계 측면 등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담수와 해수가 혼합돼 형성되는 지역으로 ‘기수역(Blackish water zone)’이 있다. 일반적으로 염분 농도가 0.5% 이하인 물은 담수, 30% 이상은 해수, 그 중간을 기수라 한다. 하구 연안은 생태계의 보고이자 블루카본(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 저장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블루카본의 탄소흡수능력은 육상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많다고 평가받으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원격탐사학회지의 ‘금강 및 낙동강 하구 연안의 블루카본 저장량 공간정보 비교’ 논문에 따르면 금강 및 낙동강 유역 모두 식생이나 비식생(식물이 자라지 않는 곳)지역에 따라 탄소저장량에 차이가 있었다. 식생지역이 비식생지역보다 탄소저장량이 약 2배 이상 많았다.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부산광역시 등은 2020년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실증실험을 실시했다. 사진은 수문 월류(제방 등에서 물이 넘쳐흐르는 현상) 해수 유입 장면. 사진 환경부 제공

23일 김충기 한국환경연구원 자연환경연구실장은 “기후위기 대응 하구 연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국토환경 연결성 강화를 위해 통합환경정보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기초 자료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정보 제공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각도로 활용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구 연안은 블루카본 저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사진은 낙동강 하굿둑 수문 저류(제한된 공간에 물이 머무르는 현상) 해수 유입 장면. 사진 환경부 제공

하구 연안의 핵심 환경정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계통적다양성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계통적다양성은 생물종의 생활사적 특성의 유사성을 평가함으로써 생태적 기능으로서 다양성을 판단한다.

23일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 국토정책평가실 연구위원은 “조류는 환경적 건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생태적 바로미터(barometer) 중 하나”라며 “조류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에 가금농장들이 많이 있어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부족으로 인해 정책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하기보다는 정보 커스터마이징(일종의 맞춤제작) 체계 마련을 위한 기반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시의적절하게 정책요구에도 부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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