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호텔’ 기억에 담다

2024-04-15 10:32:48 게재

기록화 사업 추진

소나무 기념식수도

대전 유성호텔 VIP실
대전시가 지난달 폐업한 유성호텔 기록화사업에 나선다. 사진은 유성호텔 VIP실. 사진 대전시 제공

대전 유성온천을 상징했던 유성호텔을 기억하려는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유성호텔은 지난달 영업을 종료했다.

대전시는 15일 “영업을 종료하고 올해 철거에 들어가는 ‘유성호텔’에 대한 기록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전시에 따르면 기록화사업은 사진과 영상촬영, 도면화 작업 등과 함께 숙박부, 객실 번호판 등 유성호텔의 경영과 운영 등을 보여주는 각종 기록물에 대한 수집 그리고 마지막까지 호텔을 지켰던 직원들과 이용객들에 대한 구술채록 등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그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VIP실 313호에 대한 조사와 기록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1970년대 특별히 조성된 이 방은 여느 객실과 달리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방으로 김종필 김영삼 김대중 등 한국 근현대사의 거물 정치인들이 머물다 간 곳이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엔틱가구와 샹들리에 등이 남아있는데 보존상태 또한 양호해 이번 기록화사업의 중요한 성과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이번 기록화사업은 유성호텔 하나에 국한하지 않고 유성호텔과 호텔리베라로 상징되는 유성온천 전반에 관한 기록으로 유성온천이 근대도시 대전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한 기록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일 대전 유성구는 유성호텔이 기증한 소나무를 유성온천공원으로 옮겨 심는 기념식수 행사를 열었다. 이 소나무는 그동안 유성호텔 입구에서 온천과 호텔을 찾는 방문객을 맞이해왔다. 소나무 밑에는 ‘109년간 유성온천을 지켜온 유성호텔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도 설치했다.

일제강점기 1915년 문을 연 유성호텔은 대전의 대표적인 관광호텔이자 국내 온천관광의 상징이었다. 1970년대에는 신혼여행 명소로, 1990년대에는 유성온천 관광특구의 상징으로 함께 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이용객 감소 등으로 2022년 매각이 결정됐고 폐업수순을 밟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유성온천은 보문산과 함께 오랫동안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도심 휴양공간”이라며 “올해 기록화사업 결과물은 대전 0시축제 기간에 옛 충남도청사 내 특별전시실을 조성해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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