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긴장 속 미중 국방장관 영상회담

2024-04-17 13:00:00 게재

17개월만에 소통 재개

우크라·북한 등 논의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1년 5개월 만에 화상 회담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달 초 전화 통화로 대화 모드를 이어가는 속에 한동한 단절됐던 양국 군사채널이 복원되는 모양새다.

미 국방부가 발표한 대변인 명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16일(현지시간) 화상 회담를 하고 국방 관계, 역내외 안보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에서 오스틴 장관은 미중 양국간 군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비행, 항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에 따라 보장된 공해상의 항해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대만 문제와 관련,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과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오스틴 장관은 둥쥔 부장과 러시아의 명분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12일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생산에 필요한 전자부품 등을 공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오스틴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이란의 대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전쟁의 확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양측은 이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한 가운데 중국도 이란 등을 연쇄 접촉하고 상황 관리에 나선 정황 때문이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간 국방부 장관이 소통한 것은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회담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군 대 군’ 채널을 비롯한 각종 대화를 중단했으며 이후 다른 대화는 재개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군사 채널 복원에 합의했으며 이달 초 전화 통화에서도 이런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중은 △지난해 12월 합참의장간 화상 회담 △지난 1월 국방정책조정회담 △지난 3~4일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작업반 회의 등을 잇따라 개최했으며 이번에 국방 장관간 화상 회담도 개최하게 됐다.

미국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국방부는 앞으로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다양한 수준에서의 군 당국자간 향후 대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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