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간이식 8천례 달성, 수혜·기증자 모두 안전

2023-12-05 11:27:20 게재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2022년 9월 세계 최초로 간이식 8000례 기록을 달성했다. 1992년 뇌사자 간이식 수술과 1994년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시작으로 30년 만에 생체 간이식 6658건, 뇌사자 간이식 1342건을 시행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준 높은 감염관리를 통해 연 500례가 넘는 간이식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했다. 수술 성공률은 98%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의료진.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더 많은 환자를 살리려는 노력을 이어가며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수술법을 세계 간이식계에 제시했다.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199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 우엽 간이식'은 현재 전 세계 간이식센터에서 표준 수술법으로 사용된다. 변형우엽 간이식은 이식되는 우엽간에 새로운 중간정맥을 만들어 우엽 간 전체 구역의 피가 중간정맥을 통해 잘 배출되도록 하는 수술법이다. 이를 통해 한 해 30례에 그치던 생체 간이식이 100례를 넘겼고 수술 성공률도 70%에서 95%를 돌파했다.

이승규 석좌교수가 2000년 세계 최초로 고안한 '2대 1 생체 간이식'은 간 기증자와 수혜자 범위를 넓힌 점에서 의의가 크다. 기증자 2명으로부터 간 일부를 받아 수혜자에게 이식하기 때문에 기증자 간의 좌우엽 비율이 기준에 맞지 않거나 지방간이 심한 경우에도 간이식이 가능하다. 그간 600명이 넘는 환자가 이 수술법으로 새 삶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지는 간이식의 85%는 생체 간이식이다.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서 높은 생존율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간이식 생존율이 1년 98%, 3년 90%, 10년 89%로 매우 높다. 우리나라보다 간이식 역사가 깊은 미국의 피츠버그 메디컬센터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메디컬센터의 간이식 후 1년 생존율이 평균 92%다.

최근 10년간 시행한 소아 생체 간이식 생존율은 99%에 달한다. 이밖에 면역학적 고위험군인 ABO 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은 서울아산병원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복강경과 최소 절개술을 이용한 기증자 간 절제술은 기증자들의 회복기간을 단축시키고 흉터를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생체 간이식 기증자 중 사망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는 한 명도 없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간이식·간담도외과 의료진뿐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소화기내과·수술실·중환자실·병동·장기이식센터의 모든 의료진이 절체절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국내 뇌사자 장기이식 선도적으로 이끌어
폐 섬유화, 코로나 합병증 환자에 새 삶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