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검은 반도체' 김 산업, 전남이 이끈다

2024-01-09 10:48:43 게재
박영채 전남도 친환경수산과장

세계인 입맛을 사로잡은 김은 110여 나라에 수출되고 세계 김 시장 70%를 점유한다. 1980년대 김 가공기술 혁신이 이뤄지면서 농수산식품 수출 주요 품목으로 성장했다. 김은 양식 가공 유통 등 모든 단계가 국내에서 이뤄져 어업인 소득과 직결된 품목이어서 더 가치가 높다. 김 수출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원료 물김을 생산하는 국가가 한국 일본 중국으로 제한돼 있어서다.

또 해외에서 한국 조미김을 간식용으로 소비하면서 해외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물김 생산부터 김 가공과정이 규모화되면서 경쟁력이 높아졌다. 2022년 우리나라 김 생산량은 55만톤이었다. 수출액은 6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이중 전남은 전체 생산량 78%인 43만톤, 수출액 30%인 1억9000만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김 양식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김이 저열량 웰빙식품으로 인식되면서 해외교포 위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소비가 확산하면서 우리나라 김 수출이 급등세다.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 딸이 한국 김을 간식으로 먹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촬영된 것도 유명한 일화다. 이처럼 세계시장이 확장되면서 중국 일본 태국 등 세계 곳곳에서 K-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에 대응해 해양수산부에서는 고품질 김 생산과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 등을 담은 제1차 김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김 양식산업 주도하는 전남

전남도에서는 우리나라 김 산업을 세계 일류 식품산업으로 견인하는 몇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적정시설을 통한 생산단계부터 김 품질을 높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김은 수온 22℃에서 채묘를 시작해 10월 말부터 본격적인 물김을 생산한다. 김 양식 면적은 양식품종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양식어장 수용능력을 고려한 적정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어업인 자정노력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생산단계에서 품질을 향상해야 한다.

다음으로 고수온에도 성장하고 병에 강한 신품종을 개발해야 한다. 김은 낮은 수온에서 성장하는 양식품종인데 최근 한반도 바다 수온이 상승하고 있다. 높은 수온에서도 성장이 가능하고 병에도 강한 품종 개발이 시급하다. 그리고 김 소비와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간편성과 함께 건강식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세균 중금속 검출 문제 등 수출장벽 해소를 위해 친환경인증과 국제인증(ASC)을 확대해야 한다. 이 밖에도 수산식품 수출단지를 조성해 지속가능한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산업 전문 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김 산업 관련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량종자 개발을 위한 연구 인력에서부터 양식 그리고 상품 디자인과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전문가를 육성해 김 산업 세계화를 촉진해 나가야 한다.

김 산업 세계화 촉진해 나가야

이와 함께 대보름날로 지정된 '김의 날' 행사를 내실화해 김 산업 종사자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게 필요하다. 또 김 산업 종주국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국제 김 거래소 설치, 김 산업 박람회 등을 추진해야 한다.

전남도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김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