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2030년 458개로 늘린다

2024-02-02 00:00:00 게재

정부 ‘수소규제 혁신 방안’

도심 충전소 설치기준 완화

국내 수소 충전소가 2023년 192개에서 2030년 458개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수소차 보급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수소 충전소 확대를 위해 규제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현장 중심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5월부터 △수전해 △충전소 △액화수소 △수소·암모니아 발전 △모빌리티 등 5대 수소 유망산업을 중심으로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한 민관 협의체를 운영했으며, 49건의 규제를 발굴해 이 중 25건의 개선건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안전 문제로 수용하기 어려운 11건을 제외한 나머지 13건도 실증 등을 통해 개선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수소충전소와 관련해서는 도심지역에 충전소가 쉽게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등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는 주택 상가 등 주변 시설과 12~32m의 안전거리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앞으로는 콘크리트 등 튼튼한 재질의 방호벽을 주변에 높게 쌓는 조건으로 도심에도 수소 충전소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런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 수소충전소를 2023년 192개에서 2030년 458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청정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산업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요청한 규제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 수전해 공정에 쓰이는 배관은 반드시 금속 재료여야 하는데, 정부는 향후 유체의 화학적 특성 등을 고려해 비금속 재료를 허용하기 위한 시험 방식과 판단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섭씨 영하 250도 아래의 극저온 상태인 액체수소 운송 산업이 커지는 가운데 액체 수소 유통 활성화를 돕기 위한 규제 완화도 구체화된다.

현재는 사업자가 한 장소에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와 액화수소 충전소를 같이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하반기 ‘액화수소 전주기 안전 기준’이 법제화되면 LPG 충전소 인프라를 활용해 액화수소 충전소를 함께 운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정부는 수소·암모니아 발전,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각각 5건, 9건의 규제 개선 건의를 수용하거나 검토하기로 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청정 수소경제를 앞당기고 신산업인 수소산업을 육성하려면 안전을 전제로 신속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지속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