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 일시 안정? ‘애플레이션’ 지속

2024-03-19 13:00:09 게재

<애플 + 인플레이션>

가격안정자금 투입 상승세 꺾였지만 평년보다 비싸 … 재배면적 감소에 오름세

정부가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 1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사과·배를 비롯한 과일 가격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꺾였다. 하지만 사과·배의 경우 재배면적이 줄고 있어 햇과일 출하 시기인 초가을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17일 경북 군위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를 방문해 생육관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농식품부 제공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18일 기준 2만4148원으로 전 거래일(2만7424원)보다 11.9% 하락했다. 사과 소매가격은 올 초 2만9672원으로 시작해 이달 7일(3만877원) 3만원 선을 넘으며 연중 최고를 기록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은 도 18일 기준 4만1551원으로 전 거래일(4만5381원)보다 8.4% 내렸다.

정부의 물가안정 긴급 조치에 사과와 배 가격이 일시 하락했지만 평년 가격에 비해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과의 경우 1년 전 가격은 2만2861원었지만 올 초 2만9672원으로 시작해 7일(3만877원) 3만원 선을 넘으며 연중 최고를 기록하며 ‘애플레이션’(사과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경제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배는 1년 전 소매가격이 2만7340원이었다.

향후 가격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과·배 가격 안정 대책의 경우 직접 수입보다는 대체 과일의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고 재배면적도 매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올해 사과 재배 전체 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사과를 직접 수확하는 ‘성목’ 면적은 2.3%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면적 비중이 큰 후지 재배면적은 1%, 홍로는 2% 정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올해 배 재배면적도 전년 대비 2% 감소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농가 고령화와 신품종 전환 의향이 높아 신고와 원황 재배면적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사과·배 가격 상승세를 잡기 위해 가격 안정자금을 시장에 투입하는 한편 사과 수입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외국산 사과 수입은 검역 절차가 까다로와 사실상 검토를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 수입 검역은 8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일본산 사과만 현재 5단계까지 진행됐을 뿐이다. 미국 독일 뉴질랜드 등 11개 국가에서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요청해 진행 중이지만 1993년부터 진행돼온 미국산 사과는 2단계만 통과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관측센터 생산자단체 도매시장 등 다양한 경로로 산지 저장물량, 출하 동향 등을 살피고 있다.

산지 사과 저장물량은 2월말 기준 전년보다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농협과 협의해 출하 계획을 점검해 분산 출하를 유도하고 주요 농협산지유통센터(APC) 저장물량을 7월말까지 지속 공급한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날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4월 이후에도 가격이 불안정할 경우에는 적용 기한을 연장할 것이고 도매가격과 기상 상황 등을 확인하면서 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품목은 추가로 납품단가를 인하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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