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비트코인 이더리움 현물 ETF 첫 승인

2024-04-16 13:00:05 게재

본토 자본 유입 여부 주목

한국 가상자산 발행 가능성↑

홍콩 금융당국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아시아에서 처음이며 이더리움은 아직 승인하고 있지 않은 미국보다 더 과감한 결단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본토 자본이 유입될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싱가포르, 두바이 등을 제치고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로서의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화샤기금(ChinaAMC)과 하비스트(Harvest) 펀드운용, 보세라 자산운용·해시키캐피털의 합작 기관은 각각 별도 성명을 통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홍콩은 지난 1월 미국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는 시장이 됐다.

홍콩은 가상자산 기관들의 허브 자리를 놓고 싱가포르, 두바이와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규제 시스템을 발표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0일 자체 홈페이지에 가상화폐 운용 펀드사 목록을 최신화하기도 했다. 홍콩에서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의 현물 ETF까지 출시됨으로써 홍콩은 싱가포르, 두바이 등을 제치고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로서의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승인 조치로 중국계 기관 투자자의 자금을 포함해 대규모 자금이 홍콩 시장에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인데스크US는 “자국 내 경제 문제를 피해 새로운 해외 부동산, 금 등의 투자처를 찾는 중국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며 “비트코인으로 상당한 수준의 본토 자본이 흘러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파급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에서 나타난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K33리서치의 수석 분석가 베틀 룬데는 “앞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두개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올해 두배 이상 자산이 늘어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들의 총 규모는 2000BTC 미만으로 미국에 상장된 선물 ETF의 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 자금이 유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2021년 9월 자금세탁과 화폐 유출,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환경 영향 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는 등 여전히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장려하되 디지털자산 투자는 금지하고 있다”며 “작년 홍콩에서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 거래가 허용되며 중국 본토 자금도 유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추측에 그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제22대 총선에서 여야 양측 모두 다 가상자산 발행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공약에 담은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은 공약집에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 상장, 거래를 내건 만큼 국내 증시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기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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