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역풍, 전셋값 49주 연속 상승

2024-04-29 13:00:02 게재

공급 부족에 월세 선호

전세 유목민, 수도권으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학군이 좋은 서울지역에서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 수도권 외곽으로 떠나는 유목민도 늘어나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9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오르자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 집을 매매하는 비율도 늘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건수가 3월 들어 9000건을 넘어섰다. 2월 7601건에 비해 1500건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세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주택 입주물량 부족으로 인한 연쇄 현상으로 분석된다. 국토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주택공급 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공급 실적은 연평균(2005~2022년) 대비 절반 이하에 그쳤다. 특히 이중 서울의 착공 실적이 32.7% 수준에 머무르는 등 주택공급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주택공급 실적(연평균 대비)의 경우 인허가와 준공은 70%를 웃돌지만, 착공은 47.3%로 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 심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은 크게 줄어드는데 빌라·오피스텔 임대차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면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사기 사태를 겪으면서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커진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분기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세 거래량 12만3669건 중 전세는 5만7997건, 월세는 6만5672건으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9%로 조사됐다. 1분기 기준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 서울 빌라와 단독주택의 전월세 거래량은 6만6170건이다. 이 중 전세가 2만4002건, 월세 4만2168건으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6.3%로 역대 최저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부담이 덜한 수도권 중저가 중심으로 전·월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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