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5
2024
2024년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이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바야흐로 인공지능(AI)시대의 전성기임을 실감했다. 전통적인 물리 화학 분야에서 AI연구에 큰 기여를 한 연구자들의 수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AI시대를 이끈 연구자들은 자신의 주요 연구분야 뿐 아니라 인접학문을 포함한 타연구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깊이 있게 연구했다. 특히 이들은 인간의 정보처리 양상을 닮은 AI를 구현하기 위해 뇌의 인지처리방식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과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의 사례를 통해 학제간 연구 사례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학제간 연구협력 통한 인공지능 연구 2024년 노벨상위원회는 제프리 힌턴이 인공지능에 기여한 공로를 높게 평가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했다. 인지심리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제프리 힌턴(1947~)은 뇌의 신경기제에 대한 관심으로 생
10.29
“지구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로 나아갈 것이며, 여러분의 생애 내에 그렇게 될 것입니다.” 이 말은 2023년 3월, 텍사스 오스틴의 한 무대에서 일론 머스크가 했다. 그의 무심한 얼굴과는 달리,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고 분명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청중은 머스크가 정말로 이 말을 진심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전기차 배터리 안에 들어있는 복잡한 화학 물질처럼 다층적인 전략의 일환인지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머스크의 비전은 전기차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점이다.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 당혹감 안겨 머스크가 테슬라에 합류한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 전기차 시장은 아직 미미했으며, 전 세계는 전기차의 실효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그는 이 회의적인 시선을 넘어서서 테슬라를 이끌고 전기차 산업의 변혁을 주도했다. 2008년부터는 테슬라의 CEO로서 배터리 기술의 잠재력을 확신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당시 테슬라는 재정적으
10.22
넷플릭스의 요리경연 프로그램으로 방영이 끝난 후에도 화제를 낳고 있는 ‘흑백요리사’. 훌륭한 요리사 100명이 요리사의 계급을 나누고 서로 경쟁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필자는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나 조리사 자격증이 없다. 만일 필자가 도마 위에서 일어나는 마술과도 같은 맛의 향연을 근육으로 익혔더라면 식품 분야 연구를 더욱 잘했을 것이며 다양한 연구를 했었을 것이다. 언제나 가지는 아쉬움이다. 흥미롭게 진행되는 흑백요리사는 결선 진출자를 뽑는 1:1 대결에서 심사위원들의 눈을 가리는 장면이 나왔다. 눈 가리고 시식이라고? 맛으로만 대결하겠다는 심사위원의 평가기준을 들으면서 이해는 하면서도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식품 연구에서 마무리는 관능검사(sensory evaluation)를 하는 경우가 많다. 관능검사를 맛이나 보고 순위를 매겨 ‘좋다’ ‘나쁘다’로 결론짓기 위한 요식행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관능검사는 오감(미각 후각 촉각 청각 시각)이라는 주관적 요소들을
10.15
수술이나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는 마지막으로 기대볼 수 있는 희망이다. 그런데 막상 방사선 치료를 추천받았을 땐 무엇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방사선을 활용한 종양치료법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방사선 치료로는 감마나이프와 사이버나이프를 사용한 시술이 있다. 감마나이프는 이름 그대로 감마선을 사용하고 사이버나이프는 엑스선을 사용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에너지의 차이만 있을 뿐 감마선이나 엑스선이나 둘 다 빛인 건 마찬가지다. 빛의 에너지가 높아 가시광선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알고 보면 이들은 모두 전자기파다. 전자기파는 요동치는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전자를 움직이게 한다. 가정용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낮은 에너지의 전자기파는 전자를 진동시켜 열을 일으키지만 엑스선과 감마선과 같이 큰 에너지를 가진 전자기파는 전자를 원자 밖으로 밀어내기도 한다. 우리 몸은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는 사실상 전
10.08
단백질이라는 핵심 생체분자의 정체를 정밀하게 해독할 수 있는 단백질 서열 해독 기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단백질은 세포라는 공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생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핵심 생체분자다. 서로 다른 세포는 저마다 다르게 구성된 단백질 조합을 활용하며, 이에 따라 세포 내 화학반응이 달라지고 기능이 바뀌게 된다. 그 기능에 따라 어떤 세포는 근육세포로, 또 어떤 세포는 면역세포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중요한 생체분자인 단백질을 연구해 세포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다면 어떤 단백질에 문제가 생겼는지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희귀유전질환이나 암과 같은 질환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도 거꾸로 유추할 수 있다. 단백질이라는 이 작은 생체분자에 대한 이해가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러한 단백질은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다. 유전자 및 유전자를 언제 어디서 얼마나 켜고 끌지에 대한 정보는 DNA에 상당 부분 담겨 있다. 이 DNA에 담긴 정보를 기반
09.24
물리학자들은 전자를 크기가 없는 입자라고 간주한다. 이론적으로는 수학적인 점으로 취급하고, 실험적으로도 전자가 크기가 있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크기가 없는 전자가 ‘자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 지구나 팽이처럼 물체가 도는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어떻게 크기가 없는 점이 자전을 할 수 있다는 걸까? 실제로 전자가 스스로 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전하는 물체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이렇게 표현한다.야구공의 예를 들어보자. 야구공이 직선으로 날아갈 때 속도와 질량을 곱한 값을 ‘운동량’이라고 한다. 만약 야구공이 제자리에서 자전하면 이와 유사한 ‘각운동량’이라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양을 얻을 수 있다. 전자도 이와 비슷한 고유의 각운동량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스핀(spin)’이라고 부른다. 영어로 spin이 ‘회전’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전자가 마치 자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이는 전자의 고유한 양자역학적 성질을 나타내는 용어일 뿐이다.
09.10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화면이 켜지고 오늘 사용할 제품들의 최신 화학물질 안전 정보가 알림으로 뜹니다. 새로운 샴푸를 손에 쥐고 욕실로 향하는 순간 스마트폰이 경고음을 울립니다. “이 샴푸에 포함된 특정 화학물질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주방에서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넣고 조리를 시작하면 스마트 홈 시스템이 즉각 반응합니다. 조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의 농도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경고음과 함께 “유해 물질 농도 초과! 즉시 환기하세요”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떠오릅니다. 곧바로 창문이 자동으로 열리며 깨끗한 공기가 실내로 유입됩니다. 이제 출근 시간입니다.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는 외부 공기질을 분석하며 실시간으로 대기 중의 화학물질 노출을 추적합니다. 갑자기 워치가 진동하며 메시지를 전합니다. “가는 경로에 유해물질이 감지되었습니다. 대체 경로를 선택하세요.” 저녁식사를 위해 준비한 신선한 재료들 옆에는 QR코드가 인쇄되어 있습
09.03
밤하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화성은 지구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태양계 이웃 행성으로 중요한 과학연구의 대상이다. 유서 깊은 영국지질학회의 학술지 2022년 6월호에 흥미로운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스탠퍼드대학 라포트르 교수와 동료들이 함께 발표한 ‘선캄브리아 시대 지구로 가는 타임머신인 화성’이라는 논문이 그것이다. 지구에 본격적인 생명체가 발생한 지질시대가 고생대 캄브리아기로 5억3800만년 전이 그 시작점이다. 선캄브리아 시대는 지구탄생 45억6000만년부터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기 이전으로 원시 생명체만이 살고 있었던 아주 오래전의 과거다. 선캄브리아 시대 암석은 우리나라에도 경기도 강원도 등 여러 지역에 분포하며 지구 전체 표면의 약 30%를 차지한다. 반면 화성은 무려 90% 이상의 지표 암석이 선캄브리아 시대에 생성되었고 당시의 기록이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다. 이에 라포트르 교수는 판구조 활동과 고등생명체가 없는 화성의 현재 모습을 통해 수십억년 전 지구를
08.27
유래없는 폭염 속에 어느덧 여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2024 파리올림픽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으로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 순간이었다. 올림픽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와 더불어 국제적 유대감과 인류애가 강조되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다. 이 축제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접하고 자신이 속해있는 울타리 너머의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진다. 다양성과 포용성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하는 장애물이 있는데 바로 편견과 혐오다. 편견은 한쪽으로 치우쳐진 견해로 대상에 대해 타당한 근거없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정서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경험을 통해 장착된 편견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속한 판단을 내리는데 유용할 수 있지만 그 판단은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범위에 머문다. 이러한 편견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아가면 혐오로 발전할 수 있다. 혐오감은 공포나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와 맞닿아 있다. 별다른 인지적인 노력없이 편견에 기대 세상을 바라보면 나와 다른
08.20
현재 세계 에너지 시스템은 1차 에너지 소비의 약 80%를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5%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같은 심각한 글로벌 문제를 초래했으며, 이제는 더 이상 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주요 국가들은 에너지 시스템의 대대적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현재, 세계 여러 지역에서 재생 에너지의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각국의 에너지 정책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의 경우, 전체 전력 생산의 4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며 미국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 중 25%는 풍력 에너지로 공급된다. 중국은 세계 재생 에너지 신규 설치의 과반을 차지하며, 전체 전력 생산의 33%를 재생 에너지원에서 공급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도 재생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독일은 전체 전력의 46%를, 영국은 42%, 스페인은
08.13
‘복날’이라고 부르는 복(伏)은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여름의 더운 화기를 두려워 엎드린다는 뜻이라고 하기도 하고, 복(伏)’의 꺾는다는 의미를 강조해 여름 더위를 꺾는 날이라고 하는 말도 있다. 삼복 기간은 닭고기 소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다. 동의보감에는 닭은 간의 양기를 보충한다는 설명이 실려 있다. 닭은 양질의 단백질로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가성비는 갑이다. 따라서 서민의 보양식으로 닭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삼계탕은 여름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먹는 한국의 대표적인 계절음식이다. 닭을 손질한 후 내장을 제거하고 인삼 찹쌀 대추 마늘 황기 등을 넣은 후 닭다리를 묶어 내용물이 나오지 않도록 해 오랜 시간 물에 삶는 보양음식이다. 여기에 삼까지 넣고 보양식으로 재탄생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방식이다. 보양식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플랙스(flex) 아닐까. 삼계탕은 재료 모두 일일이 손질하기도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따라서 대부분 외식으
08.06
‘양자역학’이라고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슈뢰딩거다. 그가 제시한 슈뢰딩거 방정식은 양자역학의 기본 방정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뉴턴의 방정식이 거시세계의 운동을 기술한다면 슈뢰딩거의 방정식은 미시세계의 운동을 설명해준다. 그런데 사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올바른 방정식이 아니다. 원자 속에 들어 있는 전자의 운동을 어느 정도 잘 설명하긴 하지만 정밀한 실험을 해보면 부실한 방정식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유는 전자의 움직임이 고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전적이란 말은 빛의 속도에 비해 느리게 움직이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빠르게 움직이는 전자까지도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려면 뉴턴역학 대신 상대성이론을 사용한 새로운 슈뢰딩거 방정식을 만들어야 한다. 이 일을 해낸 최초의 인물이 바로 천재 물리학자 폴 디랙이었다. 슈뢰딩거 방정식이 소개된 지 2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1928년 발표된 디랙 방정식에 따르면 아주 신기한 일이 하나 생긴다. 전
07.30
생물이 지닌 유전자는 다양한 유전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난 수십억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생물이 등장했고 이들은 저마다 지구상의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유전자가 개발되었고 다양한 변이가 쌓임에 따라 특정한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선되기도 했다. 짧게는 수백만년에서 길게는 수십억년에 이르는 기나긴 시간 동안 개발된 이러한 유전자들은 인류가 변천하는 세상에서 보다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귀중한 유전자원이다. 인류가 다른 미생물과 맞서 싸우고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무기와 방어체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유전자원을 활용하는 방법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새로운 유용 유전자를 발굴하고 그 산물을 대량생산하는 일이다. 지난 6월 세계적 학술지 ‘세포(Cell)’에 발표된 한 논문이 주목할 만하다. 연구진은 DNA 정보가 고품질로 알려진
07.23
양자물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불확정성원리’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가 100년쯤 전에 도입한 개념으로 양자물리의 근본원리다. 어떤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물체의 위치 불확도와 속도 불확도를 곱한 값은 특정한 숫자(플랑크상수/4π)보다 항상 크다는 것이다. 여기서 ‘불확도’는 어떤 측정값의 오차와 같이 불확실한 정도를 나타낸다. 물리학자들은 이 원리를 우주의 근본법칙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오차가 전혀 없이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위치-속도 측정장치가 있다고 하자. 이 장치로 물체의 위치나 속도를 각각 측정하면 오차가 없는 값을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측정하면 필연적으로 아주 작은 오차가 발생한다는 것이 불확정성원리다. 얼마나 작은 오차가 발생할까? 예를 들어 무게 150g의 야구공을 ‘위치’ 측정장치로 1마이크
07.16
최근 해외직구로 구매한 제품들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커머스 플랫폼 덕분에 전세계 어디에서나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구매한 제품들에 대한 안전성은 항상 보장되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들을 통해 화학물질은 우리 일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각국은 자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실정에 맞는 화학물질 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대사회는 이렇게 온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어 개별 국가의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화학물질 안전관리 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화학물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회원국의 합의를 통해 다양한 정책과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회원국들이 화학물질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제도적 법적 틀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07.09
1969년 2월 8일 새벽 1시 5분. 멕시코 북서쪽 아옌데 지역에 갑자기 별똥별이 쏟아져 내렸다. 목격자들은 밤하늘에 마치 소나기 내리듯 수많은 불꽃을 관찰했는데 수십km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에서 수많은 운석 조각이 발견되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아옌데 운석이다. 아옌데 운석은 총 중량 5톤에 이를 정도로 많은 양이 발견되어 과학연구에 이미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운석은 탄소가 많이 포함된 CV 콘드라이트 운석이며 화성보다는 목성 궤도에 가까운 외부 소행성대에서 날아왔다. 특히 태양계 초기환경을 기억하고 있는 작은 암석구슬(고칼슘-알루미늄 포획물)을 다량으로 가지고 있어 지구와 태양계를 탐구하는 학자들에게는 매우 귀중한 연구대상이다. 2012년 덴마크의 연구진은 이 암석구슬을 분석해 태양계의 나이는 45억6732만년이라고 발표했다. 이 아옌데 운석은 C-형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와 태양계를 떠돌다가 55년전 멕시코에 착륙했는데, 연대 측정학자들
07.02
2000년대 초반 이후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 보급으로 일상을 파고든 디지털 기기는 우리 생활방식을 바꾸어왔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연결상태를 유지하고, 새로운 것을 쉽게 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훌륭한 도구다. 하지만 때로 의도치 않은 시간 소모와 불필요한 정보량으로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비율이 코로나 이전 38%에서 코로나 이후 63.6%로 2배 이상 늘었다. 2022년 미디어 이용실태조사에서는 10대들이 하루 평균 8시간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보고됐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학습 소통 오락을 모두 포함한 시간으로 청소년들의 일상이 인터넷 연결과 뗄 수 없다는 것을 잘 나타낸다.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고, 책을 참고하면서 정제된 지식을 전달받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태어나면서 인터넷을 접한 청소년 청년세대들은 인터넷을 통해 찾고자 하는 정보를 손쉽게 접하고
06.25
2016년 3월 13일은 인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인류의 마지막 승리를 거둔 날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5번에 걸친 경기 중 유일한 승리였고, 최종적으로는 4 대 1 알파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알파고는 계속 발전하며 수많은 바둑기사를 압도했다. 이세돌 9단은 “벽에다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라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인공지능은 세간의 기대를 뛰어넘어 발전했고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오늘 뭐 볼까?”를 고민할 때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AI 덕분에 더 이상 선택의 고통을 겪지 않게 되었다.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행경로를 결정하는 자율주행차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마치 IT 기기처럼 업데이트되며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오픈AI가 선보인 대규모 언어 모델
06.18
2023년 통계결과에 의하면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1년을 365일로 계산한다면 하루에 1.11 잔의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전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152잔 대비 두배 이상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2년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치킨 전문점을 추월했다. 2023년 국내 커피·음료점업 점포수는 10만개에 육박했으나 1만2000여개의 카페가 폐업했다. 그런데도 거리에는 몇 발자국만 걸어도 카페를 수없이 마주한다. 치솟는 물가에 저가의 프랜차이즈 커피는 소비자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업장의 월세가 200만원 이상이면 어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사업장을 내주지 않는다. 곧바로 폐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조건 몇백 잔 이상을 팔아야 이것저것 떼고 본전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가 커피의 살얼음판 위를 카페 사장이 걸으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저가 커피에 행복하기에 미안할 일이다. 이젠 수요량이 생산량을
06.11
누구든 한살이라도 더 젊게 보이길 원한다. 사실 동안인지 노안인지를 결정짓는 건 간단한 차이에서 나온다. 바로 피부다. 청년들의 희고 젊은 피부는 그 자체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물론 화장으로 주름을 감추거나, 엄청나게 비싼 영양크림으로 피부노화를 늦출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계는 있게 마련이다. 사실 그 어떤 화장품보다 더 뛰어난 방법이 있다. 바로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다. 레이저를 써서 점이나 기미를 제거하는 것은 기본이다. 피부를 깎아내거나 색소를 파괴해 피부를 더 희게 만들고 피부의 탄력을 재생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비싼 가격에도 피부과에는 수요가 몰려드니 가히 레이저 전성시대라 할 수 있겠다. 레이저는 특정한 파장의 빛을 증폭해 매우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레이저라는 말은 일상에서 고유명사처럼 쓰이지만 사실 영문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앞 글자를 딴 두문자어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