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6
2026
7년 만에 이뤄진 시진핑의 방북과 북중 정상회담은 양측이 서로의 전략적 필요를 확인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과시한 무대였다. 두 정상은 관계를 ‘전략적 협조’로 격상했고, 의제를 한반도에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발전·번영’으로 끌어올렸다. 한반도 문제와 양국 우호의 유지에 머물렀던 2019년 회담과 견주면 이번에는 한반도를 비워낸 자리에 지역·글로벌 의제를 얹은 셈이다. 표면의 밀착 뒤에는 각자의 셈법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중국의 구상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부상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큰 우산 아래 놓여 있다. 강대국이 각자의 지역에 대한 전략적 관리를 상호 인정하는 구도 속에서 중국은 동북아 질서의 적극적 관리자를 자임한다. 그 시야에서 북한은 역내 불안정성의 진원이자 동시에 적극적 관리 대상이다. 북한의 대미 접근, 급속한 북러 밀착, 핵·재래식 현대화가 중국의 이익을 흔들지 않도록 묶어두는 한편, 미국과 한미일의 압박을 견제하는 전선에 북한을 전략적으
06.09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올해 첫 번째 해외순방으로, 중국은 대외전략의 핵심문제 중의 하나인 한반도 핵확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방북의 의미에 대해 중국전문가들와 심층면담을 토대로 중국의 시각을 소개하도록 한다. 중국 외교의 핵심과제이며, 강대국 관계까지도 연루되어 더욱 해결이 까다로운 한반도비핵화 문제의 좁은 문을 다시 열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스스로 방북을 결정했다. 현재 한국, 미국 당국은 북핵이 100여기라고 추정한다., 이는 더 이상 한반도문제도 아니고 문제를 방기하면 북핵이 더욱 고도화되는데, 현재로서는 동결에서라도 시작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해법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2월 이란핵의 해법으로 무력 선제공격을 통한 해결을 시도했지만 지구촌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 자체가 진흙탕에 빠져서 허덕이고 있다. 한반도에서 기습공격과 같은 도발은 한국전쟁과 같이 미국 중국 러시아가 참전하는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위험성이 너무 커서, 시진핑 주
06.02
이재명 대통령은 전작권 회복(전환)을 강조했다. 전작권 회복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에 전투기, 정찰 및 감시 자산과 같은 공군력 증강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공군력 증강이 아니고 약화를 우려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F-5와 같은 기존 전투기가 대거 도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군 예산 부족으로 KF-21 전투기 사업의 지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지 그 이유를 역사적 사례를 통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발효된 1954년 이후 한국정부는 한미동맹 강화와 자주국방 사이를 왕래했다. 1971년의 미 7사단 철수, 1987년의 미국의 작전통제권 전환 요구와 주한미군 감축 노력, 2002년의 미국의 전작권 전환 요구를 기점으로 박정희 노태우 노무현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추구했다. 자주국방 차원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은 공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1970년대 당시 박 대통령은 15비, 16비, 17비
05.26
2개의 ‘2국가론’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전쟁중인 교전국이자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지난 3월 개정된 북한의 새 헌법은 ‘적대국’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남북이 “별개의 나라”라고 공식화하고 “대한민국과 접경한다”는 문구를 포함한 영토조항을 신설했다. 2국가론을 법제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남한에서는 통일부가 5월 18일 발간한 통일백서에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진보진영은 남한의 2국가론이 결국 통일을 포기하거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근거가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보수진영의 비판은 2국가론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함으로써 헌법의 영토조항과 통일조항을 위반하고 결국 북한의 입장에 동조한다는 것이다. 남북 기본합의서의 ‘특수관계’가 정답 우리는 30년도 넘은
05.19
사관학교는 단순히 군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생도 시기의 교육과 생활을 통해 군에 대한 인식과 사고방식이 처음 형성되는 특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사관학교에서 전수되는 교육내용, 생활규범, 암묵적 가치체계는 생도 개인의 역량 형성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장교단 전체의 사고방식과 리더십 문화, 나아가 군 조직의 운영논리를 장기적으로 규정한다. 이런 점에서 사관학교는 장교 양성기관을 넘어 군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내면화하고, 이를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는 핵심기제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관학교가 직면한 구조적 한계는 교육환경의 폐쇄성과 그로 인한 확장성의 부재다. 그 핵심은 교수진 구성에서 드러난다. 한국 사관학교 교수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해당 학교 출신의 현역 장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현역 신분 교수진의 군 경험이 짧고 제한적이라는 문제도 더해진다. 상당수는 3년 내외의 초급 장교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사관학교에
05.12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약육강식의 국제질서와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무하는 국제사회가 되었다. 최소한 전쟁이 사라진 것으로 생각되었던 유럽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아직은 미국이 대체할 국가가 없는 강대국이기는 하나 상대국은 고양이 앞의 쥐가 아니다. 많은 안보전문가는 중국이 타이완을 침략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시기를 예측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 틈에 중국이 타이완을 침략하면 누가 막고, 누가 비난할 것인가? 그나마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서 기존 질서를 수호하겠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전쟁’ 대신 ‘특수군사작전’이라 불렀고, 미국은 의회 선포 없이 군사력을 사용하며 이를 ‘작전’으로 규정했다. 무력침공은 국제법과 도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는 행위이건만 이를 전쟁이라 부르지 않는 태도에는 강대국의 독선이 배어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란은 무인기와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이용해 항전의지를 보인
04.21
한반도의 평화로운 일상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의 도구로 쓰였다는 윤석열 내란수괴의 ‘일반이적죄’ 혐의는 우리 안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의도적인 긴장고조를 통한 정치적 이익 획득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다. 안보의 사적 이용은 국가를 사적 소유물로 보는 것이다. 작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의 참상은 슬픔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오래된 도시들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하고,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과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통곡하고 있다. 보복과 증오의 악순환 속에 승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의 비극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며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잠깐 총성이 멈춘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 긴장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최고지도자의 진정한 사과와 화해는 얼어붙은 관계를 녹이는 가장 강력한 마중물을 이끈다. 1970년 12월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
04.14
오늘날 세계는 ‘힘(power)의 논리’가 다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전쟁은 군사력이 여전히 국제질서를 규정하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칼 폰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을 정치의 연속으로 보았듯, 평화 역시 정치와 전략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안보와 평화를 대립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히 뿌리 깊다. “안보를 강조하면 평화가 약화되고, 평화를 말하면 안보가 흔들린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복합안보 시대에 전략적 합리성을 결여한다. 오늘날 한반도는 70년 넘게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시적 예외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평화는 안보에 종속된 ‘무장된 평화’의 성격을 띤다. 냉전기에 형성된 반공 이데올로기의 잔재는 평화를 불신과 위협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이는 시대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지연시키며 분단을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로 인해 우리의 평화담론은 왜곡된 인식 속에 머문 채 보편
04.07
올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고 베네수엘라에 군사·경제적 압박을 가했을 때, 세계는 몇 가지 낯선 풍경을 목격했다. 선전포고 없이 시작된 ‘작전’, 인공지능(AI) 표적 지정과 드론 군집이 주도한 타격, 그리고 이란의 대리 네트워크가 중동 전역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가 소진돼 우크라이나 방공망까지 흔들리는 예상 밖의 확전 경로가 그것이다. ‘작전’으로 설계된 것이 곧바로 전략적 연쇄를 작동시켰다. 위기가 단계를 밟지 않고 도약하고, 파장이 설계 범위를 벗어나는 이 양상은 지금의 안보 불안정이 무엇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현실을 읽는 데 가장 정확한 렌즈는 ‘전략적 안정성’이다. 단순한 평화나 전쟁 부재가 아니라 선제공격과 군비증강의 유인이 구조적으로 약화된 상태를 가리키는 이 개념은 위기 안정성과 군비경쟁 안정성이라는 두 기둥 위에 선다. 지금 세계는 두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는 시대다. 그 동인은 기술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탐지
03.31
핵협상 타결 직전의 이란 기습공격에 대한 국제규범 위반, 정보 왜곡과 인공지능(AI)의 침공 결정 의혹, 막대한 전쟁비용과 흔들리는 경제지표, 해외전쟁 반대를 지향하는 핵심 참모들의 사퇴와 마가(MAGA)의 분열 등 국내적 논쟁이 확산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친미 국가들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트럼프가 지상전으로 확전과 협상 제안을 동시에 하면서 불바다가 된 이란뿐 아니라 트럼프와 네타냐후 모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의 러시아 석유 제재 완화에 최대 승자는 푸틴이라는 조롱도 난무한다. 이란의 호르무즈산 원유에 대한 위안화 결제 요구, 세계 각국에서 반미여론과 친중여론 상승에 따라 시진핑도 승자가 되어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며 러시아산 석유에 의존하는 에너지믹스에 성공한 중국으로서는 전후 경제호황이 전망될 정도다.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기습공격을 하고, 강대국 질서가 다극화되어 가는 궐위의 순간에 김정은은 어떤 생
03.24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며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자 몇몇 인사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는 북한이 이미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을 정도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국장 엘렌 김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2006년 10월 이전 10여년 동안 미국은 북한이 수도 서울을 타격할 수 있는 장사정포를 대거 보유하고 있어서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고 반복해 말했다. 엘렌 김의 논리는 이 논리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의 노틸러스 연구소(Nautilus Institute)의 2010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장사정포는 별로 위력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2006년 10월 이전 미국이 의지만 있었다면 북한을 공격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의미다. 이는 당시 미국이 북
03.17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후계자일 수 있다는 추측들이 있는 가운데 과연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여성이 될 수 있을 만큼 정치적 존재로서 북한 여성의 위상도 높아진 것일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지난 30여년 동안 북한사회 변화의 주요 동인이자 주체로서 여성을 주목해왔고 그간 북한도 어머니날의 지정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로 여성을 위로하고 여성의 노고를 치하하는 정치적 행위를 취하는 등 여성에 대한 정책에서 약간의 변화를 보여왔다. 이러한 당국의 행보나 여성의 현실이 실제로 북한 여성의 정치적 지위를 향상시켰을까. 지난 2월 19일부터 2월 25일까지 제9차 당대회가 열렸다. 138명의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111명의 후보위원 중 이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여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김여정 최선희 현송월 등이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는 총 14명 중 최선희 1명, 정치국 후보위원은 총 11명 중 김여정 1명이 여성으로, 북한 정치권력의 핵심인 당중앙위원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03.10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지 열흘이 넘어가고 있다. 전쟁의 여파가 한국에도 이미 심각한 도전을 주고 있으며 장차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한국이 미국의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국익에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는 위험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 전력이 중동으로 차출되고 있는 정황이 지난주 언론에 여러차례 보도되었다. 미국이 이란 공격을 구상하던 지난 연말 주한미군 포탄 유도키트 1000여개가 미 본토로 반출된 사실이 확인됐다.(3월 6일자 조선일보). 또한 지난달 하순 오산기지에 착륙했던 미군의 C-5, C-17 등 대형 수송기들이 이달 들어 이륙했다. 패트리어트와 사드와 같은 미사일방어 포대를 적재할 수 있는 이 수송기들의 비행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주한미군 전력을 중동지역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 그와 함께 이란전쟁에서 미군의 탄약이 부족하게 될 경우 한국에 배치된 합동정밀직격탄(JDAM, 일명 벙커버스터)과 육군
03.03
문민통제(civilian control of the military)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군사력이 정당성과 책임성을 유지하며 운용되기 위한 핵심원리다. 여기서 말하는 문민(civilian)은 단순히 군복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뜻하지 않는다.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정치적·행정적 권위, 헌정질서에 대한 책임, 그리고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군사력을 판단하는 시민적 위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문민통제의 본질은 국방부 장관이 군 출신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다. 군사력 운용과 국방정책의 최종 결정권과 책임이 민주적 권위에 귀속되는가의 문제다. 한국의 국방문민화는 2004년 참여정부 시절, 국방부를 ‘군을 관리하는 조직’에서 ‘국가안보 정책을 종합·조정하는 정부 부처’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본격화되었다. 이후 제도적 정비와 인적구조 개편이 이어졌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양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5년 기준 장·차관 및 실·국장급 핵심 직위 26개 중 약 34
02.24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8.15 경축사와 2026년 신년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러차례 ‘9.19 군사합의’의 조기 복원을 제시했다. 이전 정부가 국방부 대북정책 부서를 해체하고, 평화라는 단어를 금기시하면서 남북긴장을 증폭시켰다면 현 정부는 평화적인 대화의 장을 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일부 강경한 안보담론을 보면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른다. 지적장애가 있으면서 필자보다 덩치가 큰 또래의 아이를 보면 놀라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오늘날 안보논쟁에서도 과거 기억처럼 과거에 얽매거나 현재 조건을 외면하는 태도는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9.19 군사합의의 핵심은 군사분계선 일대 적대행위 중지, 감시초소(GP) 철수, 완충구역 설정,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신뢰 구축이다. 이를 ‘무장해제’로 규정하는 주장이 있었다. 무장해제란 한쪽은 무장을 유지한 채 다른 한쪽만 무장을 해제하는 구한말의 군대해산 같은 상황이다. 군사합의는 그런 일방적 조치가 아니다. 서로 총구를
02.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는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이러한 일방주의는 동맹국들에게도 예외없는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돈로주의’는 베네수엘라 침공에 이어 그린란드 병합 압박 등 신고립주의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공표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NDS)에서는 미국이 서반구의 패권장악과 중국 억제에만 집중할 것이며 한반도에서는 한국이 스스로 북한 억제 등 안보에 주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앞으로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우리가 직면해야 할 안보적 상황이 되었고 한국은 동맹 재조정과 함께 독자적 외교 공간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중국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시진핑 주석은 3연임이 끝나는 2027년 이후를 겨냥한 장기집권의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최측근 군부 숙청은 군부 내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우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4연임을 위한 군부 내 반대세력 제거에 목적을
02.03
탈냉전 이후 지난 30여 년간 국제질서는 미국 주도의 규칙에 기반해 작동해왔다. 미국은 동맹에 군사·경제력을 제공하는 공급자였고, 동맹국들은 그 틀 안에서 안정과 번영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점차 변화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이어 발표된 트럼프 2기 행정부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을 통해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두 전략서의 공통된 메시지는 명확하다. 미국은 본토 방어와 국익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동맹에 더 이상 포괄적 공여국 역할 대신 ‘비용 분담’과 ‘책임 전가’를 전제로 한 거래적 동맹 모델로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중국을 최우선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미국의 패권적 지위와 핵심 이익이 위협을 받을 경우, 단호한 ‘거부(denial)적 억제’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동맹국에 자국 방위의 1차적 책임은 물론 집단
01.27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과 ‘2026 국가국방전략(NDS)’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대체로 ‘고립주의’ ‘가치외교의 포기’, ‘서반구에 대한 군사적 모험주의’, ‘대서양동맹의 파열’ 등 부정적 반응이 많다. 두 문서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소진된 미국의 힘을 비축하기 위해 전략적 내러티브 전반을 재정립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 수호’나 ‘국가 건설’ 같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목표를 폐기했다. 그 빈자리는 “미국인의 구체적이고 실리적인 이익”이라는 지극히 계산적인 잣대의 내용들이 채워졌다.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우선, 위협 인식의 재조정이다. 미 본토 방어,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 억제, 동맹국 및 협력국과의 분담 증대, 미국 방위산업 기반 강화를 4대 핵심 노력으로 설정했다. 이는 모든 위협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힘의 비축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립보다는 중국 억제에 집중하며 북
01.20
지난해 평양을 수차례 방문한 중국학자와 기업인들과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남북대화의 조기재개와 중국 지도부에 의한 중재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한중정상회담에서 “남북이 소통 자체가 안되니까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석 자 얼음은 한번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를 발신하기도 했지만 윤석열정부 시절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위를 언급하며 “불안해했을 북한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북미대화를 중재하려면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되었지만 이후 고위급회담, 공식 무역확대, 노동자 파견 재개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측 인사들은 중국정부의 대북한 제재가 원인이라고 분
01.13
정부가 한국군을 육군 해군 공군 중심의 3군 체제에서 해병대 포함 4군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대통령과 같은 정치가들이 정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보인다. 프로이센의 저명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는 원리 또는 문법은 있지만 논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전쟁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논리)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반면 정치적 목표를 겨냥해 어떻게 싸울 것인가(원리와 문법)하는 문제는 군사적 차원에서 결정된다는 의미다. 한국군이 3군체제 또는 4군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인지는 바로 ‘어떻게 싸울 것인가’의 문제다. 그러면 4군체제로의 한국군 전환 무엇이 문제일까. 군사작전 원칙에 위배된 지휘통일(Unity of Command)이다. 지휘통일은 공중 지상 해상에서의 작전을 각각 단일의 공중 지상 해상 지휘관이 지휘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수천년의 전쟁사를 통해 인류가 도출한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군사작전 원칙에 위배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