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1
2026
한반도의 평화로운 일상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의 도구로 쓰였다는 윤석열 내란수괴의 ‘일반이적죄’ 혐의는 우리 안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의도적인 긴장고조를 통한 정치적 이익 획득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다. 안보의 사적 이용은 국가를 사적 소유물로 보는 것이다. 작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의 참상은 슬픔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오래된 도시들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하고,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과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통곡하고 있다. 보복과 증오의 악순환 속에 승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의 비극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며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잠깐 총성이 멈춘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 긴장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최고지도자의 진정한 사과와 화해는 얼어붙은 관계를 녹이는 가장 강력한 마중물을 이끈다. 1970년 12월 독일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
04.14
오늘날 세계는 ‘힘(power)의 논리’가 다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전쟁은 군사력이 여전히 국제질서를 규정하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칼 폰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을 정치의 연속으로 보았듯, 평화 역시 정치와 전략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안보와 평화를 대립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히 뿌리 깊다. “안보를 강조하면 평화가 약화되고, 평화를 말하면 안보가 흔들린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복합안보 시대에 전략적 합리성을 결여한다. 오늘날 한반도는 70년 넘게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시적 예외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평화는 안보에 종속된 ‘무장된 평화’의 성격을 띤다. 냉전기에 형성된 반공 이데올로기의 잔재는 평화를 불신과 위협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이는 시대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지연시키며 분단을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로 인해 우리의 평화담론은 왜곡된 인식 속에 머문 채 보편
04.07
올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고 베네수엘라에 군사·경제적 압박을 가했을 때, 세계는 몇 가지 낯선 풍경을 목격했다. 선전포고 없이 시작된 ‘작전’, 인공지능(AI) 표적 지정과 드론 군집이 주도한 타격, 그리고 이란의 대리 네트워크가 중동 전역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가 소진돼 우크라이나 방공망까지 흔들리는 예상 밖의 확전 경로가 그것이다. ‘작전’으로 설계된 것이 곧바로 전략적 연쇄를 작동시켰다. 위기가 단계를 밟지 않고 도약하고, 파장이 설계 범위를 벗어나는 이 양상은 지금의 안보 불안정이 무엇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현실을 읽는 데 가장 정확한 렌즈는 ‘전략적 안정성’이다. 단순한 평화나 전쟁 부재가 아니라 선제공격과 군비증강의 유인이 구조적으로 약화된 상태를 가리키는 이 개념은 위기 안정성과 군비경쟁 안정성이라는 두 기둥 위에 선다. 지금 세계는 두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는 시대다. 그 동인은 기술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탐지
03.31
핵협상 타결 직전의 이란 기습공격에 대한 국제규범 위반, 정보 왜곡과 인공지능(AI)의 침공 결정 의혹, 막대한 전쟁비용과 흔들리는 경제지표, 해외전쟁 반대를 지향하는 핵심 참모들의 사퇴와 마가(MAGA)의 분열 등 국내적 논쟁이 확산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친미 국가들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트럼프가 지상전으로 확전과 협상 제안을 동시에 하면서 불바다가 된 이란뿐 아니라 트럼프와 네타냐후 모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의 러시아 석유 제재 완화에 최대 승자는 푸틴이라는 조롱도 난무한다. 이란의 호르무즈산 원유에 대한 위안화 결제 요구, 세계 각국에서 반미여론과 친중여론 상승에 따라 시진핑도 승자가 되어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며 러시아산 석유에 의존하는 에너지믹스에 성공한 중국으로서는 전후 경제호황이 전망될 정도다.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기습공격을 하고, 강대국 질서가 다극화되어 가는 궐위의 순간에 김정은은 어떤 생
03.24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며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자 몇몇 인사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는 북한이 이미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을 정도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국장 엘렌 김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2006년 10월 이전 10여년 동안 미국은 북한이 수도 서울을 타격할 수 있는 장사정포를 대거 보유하고 있어서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고 반복해 말했다. 엘렌 김의 논리는 이 논리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의 노틸러스 연구소(Nautilus Institute)의 2010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장사정포는 별로 위력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2006년 10월 이전 미국이 의지만 있었다면 북한을 공격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의미다. 이는 당시 미국이 북
03.17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후계자일 수 있다는 추측들이 있는 가운데 과연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여성이 될 수 있을 만큼 정치적 존재로서 북한 여성의 위상도 높아진 것일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지난 30여년 동안 북한사회 변화의 주요 동인이자 주체로서 여성을 주목해왔고 그간 북한도 어머니날의 지정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로 여성을 위로하고 여성의 노고를 치하하는 정치적 행위를 취하는 등 여성에 대한 정책에서 약간의 변화를 보여왔다. 이러한 당국의 행보나 여성의 현실이 실제로 북한 여성의 정치적 지위를 향상시켰을까. 지난 2월 19일부터 2월 25일까지 제9차 당대회가 열렸다. 138명의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111명의 후보위원 중 이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여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김여정 최선희 현송월 등이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는 총 14명 중 최선희 1명, 정치국 후보위원은 총 11명 중 김여정 1명이 여성으로, 북한 정치권력의 핵심인 당중앙위원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03.10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지 열흘이 넘어가고 있다. 전쟁의 여파가 한국에도 이미 심각한 도전을 주고 있으며 장차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한국이 미국의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국익에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는 위험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 전력이 중동으로 차출되고 있는 정황이 지난주 언론에 여러차례 보도되었다. 미국이 이란 공격을 구상하던 지난 연말 주한미군 포탄 유도키트 1000여개가 미 본토로 반출된 사실이 확인됐다.(3월 6일자 조선일보). 또한 지난달 하순 오산기지에 착륙했던 미군의 C-5, C-17 등 대형 수송기들이 이달 들어 이륙했다. 패트리어트와 사드와 같은 미사일방어 포대를 적재할 수 있는 이 수송기들의 비행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주한미군 전력을 중동지역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 그와 함께 이란전쟁에서 미군의 탄약이 부족하게 될 경우 한국에 배치된 합동정밀직격탄(JDAM, 일명 벙커버스터)과 육군
03.03
문민통제(civilian control of the military)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군사력이 정당성과 책임성을 유지하며 운용되기 위한 핵심원리다. 여기서 말하는 문민(civilian)은 단순히 군복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뜻하지 않는다.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정치적·행정적 권위, 헌정질서에 대한 책임, 그리고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군사력을 판단하는 시민적 위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문민통제의 본질은 국방부 장관이 군 출신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다. 군사력 운용과 국방정책의 최종 결정권과 책임이 민주적 권위에 귀속되는가의 문제다. 한국의 국방문민화는 2004년 참여정부 시절, 국방부를 ‘군을 관리하는 조직’에서 ‘국가안보 정책을 종합·조정하는 정부 부처’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본격화되었다. 이후 제도적 정비와 인적구조 개편이 이어졌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양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5년 기준 장·차관 및 실·국장급 핵심 직위 26개 중 약 34
02.24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8.15 경축사와 2026년 신년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러차례 ‘9.19 군사합의’의 조기 복원을 제시했다. 이전 정부가 국방부 대북정책 부서를 해체하고, 평화라는 단어를 금기시하면서 남북긴장을 증폭시켰다면 현 정부는 평화적인 대화의 장을 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일부 강경한 안보담론을 보면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른다. 지적장애가 있으면서 필자보다 덩치가 큰 또래의 아이를 보면 놀라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오늘날 안보논쟁에서도 과거 기억처럼 과거에 얽매거나 현재 조건을 외면하는 태도는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9.19 군사합의의 핵심은 군사분계선 일대 적대행위 중지, 감시초소(GP) 철수, 완충구역 설정,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신뢰 구축이다. 이를 ‘무장해제’로 규정하는 주장이 있었다. 무장해제란 한쪽은 무장을 유지한 채 다른 한쪽만 무장을 해제하는 구한말의 군대해산 같은 상황이다. 군사합의는 그런 일방적 조치가 아니다. 서로 총구를
02.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는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이러한 일방주의는 동맹국들에게도 예외없는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돈로주의’는 베네수엘라 침공에 이어 그린란드 병합 압박 등 신고립주의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공표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NDS)에서는 미국이 서반구의 패권장악과 중국 억제에만 집중할 것이며 한반도에서는 한국이 스스로 북한 억제 등 안보에 주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앞으로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우리가 직면해야 할 안보적 상황이 되었고 한국은 동맹 재조정과 함께 독자적 외교 공간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중국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시진핑 주석은 3연임이 끝나는 2027년 이후를 겨냥한 장기집권의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최측근 군부 숙청은 군부 내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우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4연임을 위한 군부 내 반대세력 제거에 목적을
02.03
탈냉전 이후 지난 30여 년간 국제질서는 미국 주도의 규칙에 기반해 작동해왔다. 미국은 동맹에 군사·경제력을 제공하는 공급자였고, 동맹국들은 그 틀 안에서 안정과 번영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점차 변화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이어 발표된 트럼프 2기 행정부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을 통해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두 전략서의 공통된 메시지는 명확하다. 미국은 본토 방어와 국익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동맹에 더 이상 포괄적 공여국 역할 대신 ‘비용 분담’과 ‘책임 전가’를 전제로 한 거래적 동맹 모델로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중국을 최우선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미국의 패권적 지위와 핵심 이익이 위협을 받을 경우, 단호한 ‘거부(denial)적 억제’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동맹국에 자국 방위의 1차적 책임은 물론 집단
01.27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과 ‘2026 국가국방전략(NDS)’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대체로 ‘고립주의’ ‘가치외교의 포기’, ‘서반구에 대한 군사적 모험주의’, ‘대서양동맹의 파열’ 등 부정적 반응이 많다. 두 문서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소진된 미국의 힘을 비축하기 위해 전략적 내러티브 전반을 재정립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 수호’나 ‘국가 건설’ 같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목표를 폐기했다. 그 빈자리는 “미국인의 구체적이고 실리적인 이익”이라는 지극히 계산적인 잣대의 내용들이 채워졌다.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우선, 위협 인식의 재조정이다. 미 본토 방어,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 억제, 동맹국 및 협력국과의 분담 증대, 미국 방위산업 기반 강화를 4대 핵심 노력으로 설정했다. 이는 모든 위협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힘의 비축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립보다는 중국 억제에 집중하며 북
01.20
지난해 평양을 수차례 방문한 중국학자와 기업인들과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남북대화의 조기재개와 중국 지도부에 의한 중재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한중정상회담에서 “남북이 소통 자체가 안되니까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석 자 얼음은 한번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를 발신하기도 했지만 윤석열정부 시절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위를 언급하며 “불안해했을 북한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북미대화를 중재하려면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되었지만 이후 고위급회담, 공식 무역확대, 노동자 파견 재개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측 인사들은 중국정부의 대북한 제재가 원인이라고 분
01.13
정부가 한국군을 육군 해군 공군 중심의 3군 체제에서 해병대 포함 4군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대통령과 같은 정치가들이 정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보인다. 프로이센의 저명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는 원리 또는 문법은 있지만 논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전쟁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논리)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반면 정치적 목표를 겨냥해 어떻게 싸울 것인가(원리와 문법)하는 문제는 군사적 차원에서 결정된다는 의미다. 한국군이 3군체제 또는 4군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인지는 바로 ‘어떻게 싸울 것인가’의 문제다. 그러면 4군체제로의 한국군 전환 무엇이 문제일까. 군사작전 원칙에 위배된 지휘통일(Unity of Command)이다. 지휘통일은 공중 지상 해상에서의 작전을 각각 단일의 공중 지상 해상 지휘관이 지휘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수천년의 전쟁사를 통해 인류가 도출한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군사작전 원칙에 위배되는
01.06
최근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 후계자설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 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을 동행하는 모습이나 삼지연관광지구 이깔호텔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이 전해지면서다. 게다가 신년을 맞아 그동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참여하지 않던 리설주와 함께 김주애가 참배를 했고, 신년 경축 공연장 등에도 등장했다. 이렇듯 김정은의 주요 일정에 지속적으로 등장함에 따라 김주애가 차기 후계자라는 추측들이 나온다. 과연 김주애가 후계자일까. 김주애는 2022년 11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공개석상에 처음 얼굴을 내보인 후 주요 자리에 등장하면서 김주애의 후계자설이 떠올랐다. 그동안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자녀는 후계자 외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가 거의 없다. 그런데 김주애가 김정은의 자녀로서 유일하게 여러 공식적인 자리에 나타나면서 후계자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것이다. 특히 미사일 발사 현장, 현지지도 동행, 주요 행사 참여
12.30
20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는 아직 좋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만남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김정은의 반응이 없자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면서까지 기다리는 트럼프의 모습은 거의 ‘애원’에 가까웠다. 지난 12월 5일 공개된 트럼프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는 북한에 대한 언급을 완전히 생략했다, 북한의 핵무기 위험성과 비핵화를 강조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위협인식의 우선순위를 조정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는 적어도 대북 적대감을 직접 표출하지 않음으로써 간접적인 우호의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트럼프의 속마음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의 구축인지 알 수 없다. 아마 세간의 추측대로 온 세계가 관심을 보일 김정은과의 회동을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노벨평화상을 받겠다
12.23
지난 12월 3일 국회에서는 ‘부상군인의 보상과 명예를 위한 지원체계 발전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군 복무 과정에서 부상이나 질병을 입고 전역한 청년들, 이른바 청년 부상제대군인이 처한 현실과 현 행 보상·보훈체계의 구조적 한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단순한 제도개선을 넘어 병역의무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희생을 국가가 어떻게 책임지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되짚는 논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년 부상제대군인의 현실은 특정 집단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병역의무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국가가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통계를 보면 군 복무 과정에서 부상이나 질병으로 전역하는 청년은 결코 소수가 아니다. 최근 수년간 군 복무 중 부상이나 질병으로 전역하는 인원은 매년 평균적으로 약 1000명 내외로 파악된다. 이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현상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통
12.16
어렸을 때 동네에서 편싸움 놀이를 했다. 6.25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데도 양편은 남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소련이었다. 미국 편을 뽑은 아이들은 코가 크다는 흉내를, 소련 편을 뽑은 아이들은 춥다는 시늉을 하며 편을 나눴다. 우리의 운명이 전승국들의 ‘전후 처리’를 통해 결정됐다는 사실을 어린 마음에도 체감하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국토와 영토를 같은 의미로 쓴다. 하지만 국토는 지리·역사·문화적 의미가 강한 반면 영토는 국가의 실효적 주권이 미치는 국제법적 권역을 뜻한다. 1919년 임시헌법은 ‘대한민국의 강토는 구한국의 판도로 한다’라고 규정했고, 1944년 임시헌장은 ‘대한의 고유한 판도’라고 표현했다. 영토를 ‘한반도’로의 규정은 제헌헌법 제정 과정에서 일본식 조선반도를 단지 한반도로 단어만 바꾼 결과다. 김귀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강토 축소를 반대하
12.02
내일이면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12.3 비상계엄은 실체적 요건은 물론, 절차·목적 등 어느 하나 충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군·경을 동원한 국회 봉쇄시도 자체가 중대하고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판시해 대통령 파면으로 결정지었다. 그러나 이후 사법절차는 지지부진하고, 피고인들은 재판을 희화화하는가 하면 동조세력은 장외투쟁으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 또한 내란을 묵인·방조한 정치권과 고위관료들 역시 반성보다 책임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란 가담자와 동조자는 물론방조한 이들까지도 읍참마속의 원칙으로 신상필벌해야 한다. 그래야만 유사사태를 막고, 무너진 헌정질서 위에 민주주의의 새살이 돋을 수 있다. ‘K-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역사를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미시적 동기와 거시적 행동의 후과 12·3 내란사태는 정치 엘리트들이 개인의
11.25
동북아의 지도가 조용히 뒤틀리고 있다. 이제 판을 움직이는 것은 ‘거리’와 ‘속도’, 그리고 ‘정밀성’이다.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Long-range precision steike)는 자국 영토 밖 수백~수천km 거리의 표적을 짧은 시간에 높은 정확도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격할 수 있는 재래식 또는 핵 탑재 타격체계다. 즉, ‘멀리·정확히·빨리’ 타격하는 무기이며, 단순히 ‘타격수단’이 아니라 전략적 영향력을 투사하는 시스템이다. 단순한 ‘작전수단’이 아니라 국제정치의 구조를 재편하는 냉정한 기술적 요인으로 떠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정밀타격 무기는 이제 ‘전술’이 아니라 ‘지정학’이다. 그것은 전략적 메시지이자 위기관리의 언어이며 전쟁의 문턱을 높이기도 낮추기도 하는 정치적 메커니즘이다. 오늘 동북아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된다. 정밀타격 경쟁이 가속될수록, 북·중·러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