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사업장 재구조화…고금리 단기자금 → 저금리 장기자금으로

2024-04-29 13:00:01 게재

은행·보험권, 브릿지론 사업장 자금투입 추진 … 내달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하반기 이후 경·공매 본격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은행과 보험권 자금이 투입되면 현재 고금리 단기자금 구조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릿지론 사업장의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당국은 자금 여력이 있는 은행과 보험권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브릿지론 사업장을 인수해 정상화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부동산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내달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 부실 사업장이 늘어나고 경·공매로 나올 사업장도 증가할 전망이다. 경·공매로 나오는 사업장에 대한 은행과 보험권이 인수 대기자로 참여해 시장을 떠받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업권별 간담회를 통해 PF사업장에 대한 신규자금 투입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고 건의사항을 받았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PF 사업장을 인수할 펀드를 조성해 330억원을 집행했고, 2차 펀드를 1000억원 가량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보험권이 저축은행권과 유사한 형태로 참여해서 더 큰 규모로 신규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달 발표될 ‘PF 정상화 방안’에는 은행·보험권의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시장에서 인수를 꺼리는 브릿지론 사업장에 대한 신규자금 투입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PF사업장의 대주단이 은행·보험권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채산성이 안 맞는 부동산이나 브릿지론은 주인이 바뀌는 게 적절하다”며 “(사업) 진행이 된 본 PF나 조금만 노력하면 사업성을 (회복)할 수 있는 사업장은 원활한 사업 촉진 차원에서, 노력(자금 공급)하는 금융사에 한시적 인센티브를 주는 등 자금 공급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투트랙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경·공매를 통해 브릿지론 사업장의 토지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되고, 필요하면 용도변경 등을 거친 재구조화로 사업장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다. 또 고금리 단기자금 구조였던 브릿지론 사업장이 은행과 보험권의 참여로 저금리 장기자금으로 바뀌면 사업성 보완이 이뤄지게 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양호(정상)-보통(요주의)-악화우려(고정이하)’의 3단계로 분류했던 PF사업장 평기기준을 ‘양호-보통-악화우려-회수의문(건전성 분류 적용시)’의 4단계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으로 악화우려 보다 한 단계 낮은 회수의문 수준으로 사업장이 평가를 받을 경우 건전성 분류 기준에 따라 금융회사는 대출액의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현재 악화우려 사업장은 대출액의 30% 가량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충당금을 쌓고 버틸 수 있는 여력이 되지만 앞으로 회수의문 평가를 받게 되면 충당금을 쌓기 보다는 PF사업장을 경·공매로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달 중에 새로운 사업성 평기가준이 나오면 금융회사들은 이 같은 기준에 따라 6월말까지 PF사업장을 재평가해서 처리방안을 세워야 한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중 회수의문 사업장 등에 대해 부실 정리 또는 사업 재구조화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 할 방침이다.

대주단 협약 개정도 추진 중이다. 협약 개정은 사업성이 낮은 PF사업장이 만기연장과 연체유예 등의 채무조정을 통해 연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무분별한 만기연장을 막기 위해 채권자 의결요건을 높이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말 기준 전체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율은 2.7%로 같은 기간 0.28%p 상승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집계한 대출 잔액에는 새마을금고가 빠져있고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 등도 제외돼 있어서 부실 규모와 연체율은 실제로 더 높은 상황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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