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주민 위한 학교·교실

2021-12-21 12:08:27 게재

송파구 '미래교육센터'

4차산업혁명기술 접목

"구에서 하는 교육프로그램은 거의 다 참여해봤어요. 그 중에서 홈스쿨링이 가장 재미 있었어요. 대학생 언니한테 궁금한 것을 직접 물어보면 바로 응답해주고…." "8주간 빼먹은 아이가 거의 없었어요. 마지막 시간에는 아쉬워하면서 울기도 하고 그랬어요."

서울 송파구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대학생과 연계해 학습부터 생활습관까지 관리하도록 진행한 '온라인 홈스쿨링'에 대한 평가다. 하루 40분씩 매주 두차례, 8주간 과정에 참여한 임가희(마천초 5학년) 학생과 조력자 역할을 했던 박선주 학습매니저의 답변이 비슷하다.

박성수(왼쪽에서 두번째) 구청장을 비롯해 송파구와 구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문을 연 송파쌤 헤드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송파구 제공


송파구 주민들이 공부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배움을 원하는 주민 누구나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마련한 교육체계 '송파쌤(Songpa Smart Education Model)' 덕분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교육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미래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환경에 발맞춰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우수한 자원들을 하나로 엮어 취미활동부터 전문적인 학습까지 지원하도록 했다. 55개에 달하는 공공 교육시설을 하나로 연결한 교육포털, 각 분야 전문가들의 머리를 빌릴 수 있는 '사람책' 700명을 보유한 '인물도서관', 700대에 달하는 악기를 빌려주면서 음악교육을 돕는 '악기도서관' 등이 기반이 된다. 벌써 송파구 전체 인구 1/3에 가까운 2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크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첨단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미래교육센터가 중심에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기술을 미래세대가 신속하게 체득하도록 지원하는 시설이다.

2019년 가락1동주민센터에 '미디어 융합교육'에 중점을 둔 1관을 연 뒤 현재 12곳까지 확보했다. 장지동 글마루도서관과 풍납동 도란도란백제쉼터에서 인문학과 역사문화 융합교육을 지원하는 센터는 소규모 지역밀착형 시설이고 삼전동과 오금동 센터는 문화예술자원과 직업교육을 연계하는 거점이다. 마천동과 잠실본동 센터는 안전교육과 진학정보로 특화했다.

지난 17일에는 신천동에 헤드센터가 문을 열었다. 미래교육센터는 물론 송파 교육정책을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될 공간이다. 기부채납으로 30년간 무상임대한 1064㎡를 활용해 12번째 센터와 함께 인물도서관을 축약한 라운지, 미디어센터와 회의공간 등을 조성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을 비롯해 요즘 대세인 메타버스, 웹툰 등을 익히고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해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이색 체험도 가능하다.

송파구는 미래교육센터를 15관까지 추가해 미래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지역과 사회를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자체 교육모델을 구축하고 뒷받침할 기반시설을 속도감 있게 구축해왔다"며 "송파쌤 헤드센터 개관을 계기로 송파구를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로 만들어 주민 누구나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얻고 청소년과 청년들이 창의적인 미래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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