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4
2025
미국이 무역협정 조건으로 주요 교역국들에게 환율 개입을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5월 중순부터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5월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한미무역협상에서 환율이 논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5일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반기보고서(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감시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특히 미국은 국민연금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외화 선물환 매입한도를 지난해 9월 1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3배 늘렸고, 한국은행과 외환스와프(선물환과 현물환 교환 거래) 한도를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확대했다”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은 시장질서가 심각하게 교란되는 예외적 상황에 한정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 없었던 “불공정한 환율 관행이 포착된 국가에는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권고할 수 있다”는 협박성 문구를 추가로 담았다. 국
06.24
‘중국제조 2025’는 중국정부가 2015년 발표한 첨단기술 확보 전략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한 프로젝트다. 중국이 단순히 ‘세계의 공장’에 그치지 않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전략기지로 탈바꿈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바이오 의약, 고속철도, 로봇, 차세대 정보기술, 해양 설비, 농기계, 전력 장비, 신소재, 항공 우주 장비 등 10대 산업 육성계획을 밝혔다. 당시 핵심기술 부품과 기초 소재의 자급률 목표는 70%였다. 이를 두고 서방국가에서는 숫자에 집착한 무리한 목표라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공격적인 보조금 투입과 과학기술 인재 양성, 기술자립, 연구개발로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국가가 연구부터 상용화까지 관여하는 ‘국가주도 방식’과 ‘벤처 정신’의 합작품이다. ‘중국제조 2025’ 성공은 ‘국가주도 방식’과 ‘벤처 정신’의 결과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시 중국정부가 제시한 260여개 목표와 달성률
04.24
미국경제는 다른 나라에 국채를 수출하고 상품을 수입하면서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궁지에 몰려 있다. 무역·재정적자는 저축이 부족한 미국경제에 치명적인 약점이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36조2186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24.1%에 이를 정도로 높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만 9조2000억달러다. 올 회계연도 적자도 1조9000억달러가 예상된다. 2024 회계연도 정부이자가 8820억달러로 국방비 874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디폴트 위협’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나라로 전락했다. 천문학적 부채는 미국정부에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부채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지난날 미국 정치권에서 폭증하는 정부부채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누구도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 시기를 ‘역사적 변환기’로 규정하고 그 대책으로 ‘약달러 전략’을 제시했다. 부채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트
03.26
‘3월 정기주총 시즌’이다. 800개가 넘는 상장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일제히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4대 지주의 위험가중자산(RWA)이 폭증하고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낮아지면서 주주환원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4대 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35조원이 증가했다. 하나지주는 13조5000억원, KB지주와 우리지주는 약 7조5000억원, 신한지주에서는 6조5000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12·3 내란사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달러당 130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말 1472원으로 165원 치솟았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발전상에 ‘격세지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 금융사들이 갖고 있는 외화대출 가중치에 영향을
03.12
홈플러스 대주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MBK에 대한 시중 여론도 시간이 갈수록 악화된다. 12일 금융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압박과 비판 여론이 MBK로 향하는 데는 대주주의 자구 노력 없이 지난 4일 기습적으로 법원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납품업체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2만명의 직영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한 10만여명의 노동자가 일한다. 입점업체(테넌트)도 약 8000개에 달하며 이들 상당수는 생계형 자영업자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 김병주 MBK 회장의 자산 가치를 97억달러(한화 약 14조원)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5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국세청은 11일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통상 5년 단위로 이뤄지는 정기조사라는 MBK 입장과 달리 세무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비정기 세
02.27
“엔지니어들이 딥시크를 미친 듯이 분석하고 가능한 모든 것을 복사하려고 노력 중이다”(메타 직원), “AI 기업에 과도하게 투자한 일부 벤처캐피털을 멸종시킬 수준의 사건이다”(악시오스 기자). 지난 1월 20일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출시한 최신 AI 모델 ‘R1’에 대한 반응이다. 성능은 미국 오픈AI 최신 모델과 비슷한데 훈련비용은 557만달러밖에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대형언어모델(LLM) 훈련비용은 수억달러로 추정된다. 딥시크의 설명대로라면 1/20 이하로 비용을 낮췄다. AI 선두기업이 1만6000장 이상의 칩을 사용해 챗봇(chatbot)을 훈련한 것과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생산한 그래픽처리전용칩(GPU) 2000장만 필요했다. 훈련에 사용된 GPU는 H800이다. H800은 미국의 규제로 H100의 중국수출이 금지되자 그보다 사양을 낮춰 중국에 수출된 제품이다. ‘누가 더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구현하
01.31
미국경제의 ‘나홀로 호황’이 뚜렷해지고 있다. 1920년대와 닷컴시대 등 과거에는 미국증시가 오르면 다른 나라 증시도 덩달아 상승했다. 하지만 요즘은 미국시장의 호황이 다른 나라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1980년대 경우 글로벌 시가총액의 3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시가총액(121조8000억달러)의 50.9% 수준으로 올라갔다.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7%인데 이보다 훨씬 높다. 작년에 증가한 글로벌 시가총액의 90%는 미국의 주가총액 상승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0.5%p 상향 조정했다. 프랑스(1.1→0.8%) 독일(0.8→0.3%) 등 주요 선진국의 전망치를 내린 것과 대비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도 장밋빛 일변도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현재 6000포인트 안팎인 S&P500지수가 금년 말 65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12.30
2024
한국의 금융시장과 기업들이 제2의 ‘외환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증시는 이미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한테도 외면받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재투자를 꺼린다. 원·달러 환율이 폭등해 1500원을 향하고 있다. 12.3 내란사태가 초래한 정국불안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확인됐다. 내년에 실행될 미국의 초강경 관세정책은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한국경제가 ‘양털깎기’ 대상이 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양털깎기’란 신흥국의 폭락한 자산을 헐값에 매입해 경기회복기에 팔아 큰 차익을 챙기는 투기자본의 행태를 말한다. 12.3 내란사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인시켜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산 시가총액(시총)은 2303조원이다. 내란사태가 일어난 3일 2393조원에서 90조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