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 인물 열전│③ 남경필 경기도지사

소장 개혁파서 '연정 아이콘'으로

2016-08-10 11:05:04 게재

연정 경험은 든든한 자산

초당적 메르스 대응 호평

낮은 인지도 극복이 과제

'연정(연립정부)'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이콘이다. 남 지사는 야당인사를 부지사로 두고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을 분할하는 파격적인 도정을 실행에 옮겼다.

여야간 대치가 일상화 된 한국적 정치풍토에서 '권력을 나눈다'는 발상 자체가 파격이었지만, 남 지사의 시도가 계속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사 임기 반환점을 돈 지금까지도 '연정'은 유지되고 있고, 이제는 남 지사를 대선주자 반열로 끌어올리는 소재가 됐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도청 제1회의실에서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와 예산·정책협의회를갖고 도정 핵심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제공


대선 1년 반을 앞둔 지금 남 지사는 본격적으로 대선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영입했고, 내부에 대선진용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남 지사는 현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회·청와대 세종시 이전 주장을 하며 주목을 받았고, 최근 사드배치 논란와 관련해서도 "(야당의원들이 방중을) 좀 늦추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며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도정 수장으로서의 발언이라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지만 도정을 중심에 둔 '영역확대'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소장파 이미지 밑천으로 내공쌓기 = 남 지사는 5선 중진이었지만, 소장파 이미지가 약점으로 여겨졌다. 전통적 보수지지층 입맛에 맞지 않고 중량감이 떨어져 '어정쩡하다'는 것이었다. 정치권에서는 '부친(고 남평우 의원)의 후광에 기댄 2세대 정치인' '오렌지족 정치인'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경기지사 취임 후 소장개혁파 이미지는 약점이 아니라 밑천이 됐다는 게 내부의 반응이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와중에 치러진 경기지사 선거에서 신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소장파 이미지가 40·50대 중도표심을 붙잡은 덕"이라며 "(지사 선거가) 정치인 남경필의 20년 정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풀이했다.

취임 후에도 그는 진영논리를 깨는 정치모델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 경기도가 최초로 시도한 연정은 남 지사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제도적 뒷받침 없는 '정치실험'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2년간 안정화시킨 끈기가 평가받는다.

메르스 사태 때도 '초당적 협력'의 가교역할을 자임하며 여야 4+4 회동을 성사시키는가 하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시장의 만남을 주선하는 소통행보로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대정신 고른 충족 기대 = 이런 차별적 행보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남 지사는 아직 미지의 인물이다. '국민 인지도'가 바닥이라는 얘기다.

내일신문의 '대선 인물 이미지 조사(8월 1일 조사)'에 따르면 남 지사의 새누리 내 대선 경쟁력 순위는 반기문(41.2%)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17.4%) 전 대표, 유승민(11.8%) 의원, 오세훈(6.8%) 전 서울시장에 이어 5번째(3.7%)다.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거의 무의미한 수치인 셈이다.

여전히 일반국민은 그를 '남원정'(남경필 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병국 의원) 중 한 명으로, 전통 보수지지층은 당에 쓴 소리만 하던 젊은 정치인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얘기다.

같은 광역단체장이라도 서울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가 되는 반면, 경기도가 '변방' 취급을 당하는 분위기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남 지사측은 무리수를 두기보다 도정에 중심을 두고 일단 '마일리지'를 쌓아나간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남 지사에 대한 국민 기대의 내용이다.

남 지사가 어떤 과제를 가장 잘 해결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소통과 국민통합(14.6%) △일자리 창출(12.4%) △경제성장(11.0%)를 들었다. 차기 대선의 3가지 시대정신(소통·일자리·경제)을 감당할 인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대선인물 열전은 가나다 순으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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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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