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직 뽑겠다더니 … 92%가 기재부 내부인사

2023-09-05 11:20:38 게재

개방형선발 79명 중 73명

고위공무원단은 사실상 0

성별편중 '심각' 여성 5%

한병도 "밥그릇 나눠먹기"

최근 6년간 기획재정부가 개방형 직위로 선발한 79명 중 73명(92.4%)이 내부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단 4명(5%)에 그쳐 성별 편중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사진)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결과를 보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기재부가 개방형 직위로 채용한 고위공무원단 23명 중 19명(82.6%), 과장급 56명 중 54명(96.4%)이 내부 출신이다.

지난 6년간 기재부는 고위공무원단 중 재정관리관, 감사관, 국유재산심의관 등 6개 직위를 개방형 직위로 뽑았다. 하지만 외부 인사가 채용된 직위는 민생경제정책관 단 한 곳 뿐이다.

전체 23명 선발자 중 4명이 민생경제정책관으로 채용됐는데, 이마저도 모두 한국은행 출신 인사였다. 이마저도 사실상 한국은행과의 인사교류 결과다. 기재부는 한국은행 인사를 민생경제정책관으로 채용하는 대신 국장급 인사를 한국은행에 근무하게 한 뒤 복귀시키고 있다. 최근 6년간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 가운데는 실질적 개방직이 한 곳도 없었던 셈이다.

과장급의 경우 홍보담당관, 재정정보과장 등 10개 직위에서 총 56명을 개방형으로 선발했다. 2019년과 2022년 각각 선발된 2명의 기업환경과장을 제외한 9개 직위의 54명은 모두 기재부 출신이었다.

개방형 직위 선발자들의 성별 편중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무원단 23명은 전원 남성으로 채워졌다. 과장급 선발자 56명 중에서도 여성은 단 4명(7.1%)에 불과했다. 한 의원은 "공직사회 경쟁력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밥그릇 나눠먹기로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는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도록 유능한 외부 인재 수혈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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