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코오롱 등 해외계열사 통해 기업지배력 높여

2023-10-04 11:03:08 게재

장금상선·오케이금융 등

계열사 동원, 지배력 강화

공정위 "면밀히 모니터링"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와 코오롱 등 일부 기업의 총수 일가가 국외 계열사를 통해 기업집단 최상단 회사 등 국내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4일 공정위의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주식 소유현황'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국외 계열사는 43개(13개 기업집단)다.

11개 국외 계열사(롯데·장금상선·코오롱·중앙·오케이금융그룹 등 5개 집단 소속)가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했다. 특히 롯데와 장금상선 등은 총수 일가가 국외 계열사를 통해 국내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수 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국외 계열사 중 9개(5개 기업집단 소속)는 16개 국내 계열사에 직접 출자했다. 이 가운데 7개 국내 계열사에 대해서는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의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광윤사 등 21개 국외 계열사가 부산롯데호텔과 호텔롯데 등 13개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했다. 롯데호텔, 호텔롯데, 롯데물산 등 국내 5개 계열사는 국외 계열사 지분의 합이 절반 이상이었다.

앞서 지난 5월 롯데지주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69%, 친족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3.15%,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77%,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이 1.4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광윤사 지분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28%, 신 회장이 38.98%, 신격호 명예회장의 배우자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가 10.00%를 보유 중이다. 19개 일본 롯데 회사가 13개 한국 롯데 회사에 투자하고 있으며 일본 회사 19개 중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회사는 14개였다.

공정위 측은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외계열사·공익법인 등을 통한 우회적인 지배력 유지·강화 사례도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국외 계열사나 공익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유지·강화하는 행위 자체가 법 위반은 아니지만,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 및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채무보증(10월) 현황을 비롯해 공익법인 의결권 행사(11월), 내부거래(11월), 지배구조(12월), 지주회사(12월) 등 대기업집단의 주요 현황에 대한 정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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