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립 도서관

도서관 전문인력 확충 집중 … 빅데이터로 독서 경향 분석

2023-10-26 10:45:33 게재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 대통령표창 수상 … 더욱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재탄생, 11월 1일 재개관

제천시립도서관과 제천시는 책 읽는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 지원은 물론, 공간 개선 등 도서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4일 방문한 제천시립도서관은 어린이와 가족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새롭게 꾸민 제천시립도서관 내부. 사진 이의종


◆청소년·가족 프로그램 호응 높아 = 제천시립도서관은 지난해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북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서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서의 업무를 체험하고 도서관 문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년 동안 토요일 격주로 12차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서평쓰기,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는 법 등 구체적인 내용들을 전문 강사를 섭외해 진행한다. 올해 9월 학생들은 '독서한마당'이라는 도서관 행사에서 부스 1개를 맡아서 운영을 했다. 이정현 제천시립도서관 열람팀장은 "학생들에게는 진로 체험이 되고 도서관 입장에서는 홍보가 된다"면서 "이 과정을 마친 학생들과 도서관을 함께 이끌어가려고 봉사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행했던 1박 2일 가족독서캠프 '올빼미'도 어린이와 가족들의 호응이 높았던 프로그램이다. 어린이들은 일주일 동안 그림책 제작 과정을 체험한 이후 가족과 함께 도서관에서 1박 2일을 보내면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그림책을 가족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의 그림책 작가 이기훈씨가 참여해 학생들을 지도해 후반 작업을 거쳐 완성도 높은 그림책이 탄생했다. 캠프에서는 그림책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인근 별새꽃돌과학관에서 별을 관측하고 도서관에서 보물찾기를 벌이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만족도가 높았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0년부터 독서동아리 양성 사업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우선 독서동아리를 이끌어갈 수 있는 독서리더 양성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이들을 중심으로 독서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기존 활동하고 있는 독서동아리들을 도서관에 등록하도록 해 지원하고 있다. 활동비와 함께 도서관 공간, 워크숍 등을 지원하며 사례발표 기회, 전문가 특강 등을 제공한다.

독서동아리 중에서는 20~30대 성인들이 참여하는 '다독다독 동아리'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봄에 이들은 자발적으로 도서관 1층 로비에서 '다독마켓'을 운영했다. 동아리에서 다 읽은 책들을 판매하는 중고장터로 판매 수익금은 지역 내 아동복지관에 기부했다. 이 팀장은 "도서관은 간단한 지원을 했는데 당일 너무 활성화가 잘 됐다"면서 "다른 동아리들도 참여해 책은 물론 취미 활동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부스들이 운영됐다"고 말했다.

제천시립도서관 내 '3D 상상스튜디오'. 사진 이의종


◆신기술 체험 공간 누구나 마음껏 활용 = 제천시립도서관은 제천시와 함께 시민들에게 책과 함께하는 아름답고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 해 전, 화재가 발생했던 아픔의 장소를 제천시가 매입해 산책도서관으로 조성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문화와 책이 함께하는 공간을 조성해 매주 토요일마다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1998년에 개관한 봉양도서관은 2021년 '어린이 책 놀이터'로 새롭게 단장해 어린이와 가족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제천시립도서관에도 문화 공간과 휴식 공간들이 자리한다. 1층 로비의 경우 '도서관 속 미술관 갤러리'로 꾸며 지역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또한 제천시립도서관은 충청북도 내에서 처음으로 옥상 전체를 '옥상정원 쉼터'로 꾸며 개방하고 있다. 야간에는 불빛을 밝혀 더욱 아름답다.

이외에도 제천시립도서관은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시민들이 새로운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들을 조성했다. 그 중 하나가 메이커스페이스 '3D 상상스튜디오'다. 이곳은 메이커 강좌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전문 인력이 있어 처음 방문하는 시민들도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촬영 스튜디오와 편집실을 조성해 시민들이 유튜브 영상 등을 편집할 때 활용할 수 있는 'K-미디어 창작 공간'도 마련돼있다. 이곳에서는 제천시미디어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문가를 초빙해 기초 과정의 미디어 창작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기초 과정을 수강한 시민들은 미디어센터의 고급 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공간을 조성하면서 유튜브 동아리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도서관 행사 등을 촬영해 제천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에 제공해준다.

한편 제천시립도서관은 리모델링을 하면서 이용자들에게 보다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열람실의 경우 다양한 가구들과 개방된 공간이 함께 어우러진 북카페 같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자료실의 경우 서가 사이의 공간을 넓게 배치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각 공간의 넓은 창으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새롭게 꾸민 제천시립도서관 내부. 사진 이의종


◆도서관발전 5개년 종합계획 수립 = 제천시립도서관은 과학적 경영을 위해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들의 독서 경향을 파악하는데 월별, 분기별로 어떤 연령층의 시민들이 어떤 책을 많이 읽는지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신규 회원의 연령층은 어떻게 되는지, 도서 대출은 어느 요일, 어느 시간대에 주로 하는지 등도 파악한다. 그래서 이를 기반으로 해당 시간대에 어떤 프로그램을 배치할 것인지 고려할 수 있다.

지역 내 협회 단체와도 적극적으로 교류한다. '동화 읽는 어른 모임' '책 읽는 사서 모임' 등과 교류하며 이들로부터 도서 추천을 받아 장서를 구입할 때 활용한다.

아울러 제천시립도서관은 제천시의 도서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사서직 관장 취임 이후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발전 5개년 종합계획'(2021~2025)를 수립했다. 수립 과정에 제천시 관계자들이 함께하면서 예산에 대해서도 미리 고려할 수 있었다. 최근엔 2025년 명지도서관을 개관하기 위해 준비 중인데 이와 관련해서 전문가의 연구를 바탕으로 분관 등 전반적인 도서관 체계를 점검하는 중이다.

제천시립도서관은 전문 인적 자원을 확충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제천시가 인구 13만명의 자치단체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직원이 23명이며 이중 사서직이 16명으로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전문 인력이 많은 편이다.

박상천 제천시립도서관 관장은 "이번 수상은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도서관 전직원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해 지역 독서문화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내일신문 · 한국도서관협회 공동기획

제천 =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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