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 대학 공모사업 불모지

2023-11-15 10:58:53 게재

교육부 사업 잇따라 탈락

차별 논란 속 지자체 부심

대전·세종·충남의 대학이 잇따라 교육부 공모사업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최근 공모사업이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협력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지자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등에 따르면 교육부가 최근 '글로컬대학30' 비수도권 대학 10개를 발표했지만 대전·세종·충남에선 한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그나마 유일하게 예비 지정됐던 충남 순천향대마저 탈락했다.

행정도시인 세종시를 제외하고 대전과 충남에만 48개 대학이 있지만 한곳도 선정되지 못했다.

글로컬대학은 비수도권에서 대학-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갈 대학을 말한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집중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같은 생활권인 대전세종충남권역의 교육부 대학 지원사업 탈락은 올해 들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있었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 공모사업에서도 비수도권 권역 가운데 유일하게 대전세종충남권역만 탈락했다. 같은 충청권이지만 생활권이 다른 충북이 잇따라 선정된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라이즈사업 탈락 이후 지역에선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이 제기됐다. 대학 지원 무게 중심이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해당 지자체들이 예전과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순천향대가 예비 지정됐던 충남도의 충격은 크다. 글로컬대학 발표 직후 충남도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라이즈센터를 조기 개소하고 도정 역량을 기울여 순천향대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최선을 다한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지역에선 당장 타 비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 여건이 좋은 대전세종충남권이 차별을 받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영호남에 비해 수도권에 인접해 있는 만큼 이들 공모사업에서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는 말을 아끼고 있다. 교육부 역시 "지역 안배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도 청년이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고 공부하고 정착할 수 있는 지역 거점대학이 필요하다"며 "지역 내 29개 대학과 상시적으로 연계·협력해 적극 대응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우리 지자체의 관심이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대전시는 올해 대학혁신팀을 출범시킨데 이어 내년 상반기엔 추진단이나 과 단위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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