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클라우드사업부 분사 계획 철회

2023-11-17 10:57:44 게재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이유

16일 알리바바 주가 10% 하락

미국 정부가 첨단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 영향이 중국의 민간 부문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컨퍼런스(WAIC)에 알리바바 로고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17일 블룸버그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으로 인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를 분사해 상장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110억달러 규모의 상장 계획이 무산되면서 16일 알리바바 주가는 1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인 10%가 하락해 78.23달러까지 떨어졌다.

앞서 올해 상반기 알리바바는 회사를 클라우드 등 6개의 주요 사업부로 분리한다고 발표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상장될 예정이었다.

알리바바는 16일 실적 발표와 함께 낸 성명에서 "최근 미국의 첨단 컴퓨팅 반도체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서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사업부는 알리바바의 AI 이니셔티브의 핵심이며, AI 모델 학습을 위해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고성능의 반도체가 필요하지만 현재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이 반도체를 사용할 수 없다. 미국의 새로운 규제는 AI 모델 훈련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진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가속기를 포함한 여러 제품들이 중국이나 중국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성명에서 "이러한 규제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제품 및 서비스 제공 능력에 실질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회사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미국이 부과한 새로운 규칙으로 인해 기술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업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라 우리는 완전 분사를 진행하지 않고, 유동적인 상황 속에서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 및 여러 유망 스타트업과 함께 AI 분야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인 '통이췐웬'을 출시했으며, 즈푸AI와 바이촨과 같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조셉 차이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달 클라우드 사업부가 현재 중국의 신생 AI 기업의 절반을 호스팅하고 있으며 중국 기술 기업의 약 80%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티브 크리에이션 캐피털의 설립자인 다니엘 투는 미국의 제재가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사업부를 분사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라면서 "아마도 그룹의 전반적인 운영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경쟁 우위를 '재설정'하는 것이 클라우드 사업부의 상장 계획보다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에는 텐센트가 미국의 무역 제한 조치로 인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마틴 라우 텐센트 사장은 "반도체 수출금지 조치가 실제로 우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 반도체를 재판매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클라우드 서비스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미국의 수출 통제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최소 몇세대 동안 자사의 AI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는 충분한 H800 반도체를 비축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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