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멈추자 한반도 긴장 급상승

2023-11-23 11:04:37 게재

북 국방성 9.19 전면파기

심야 탄도미사일 발사도

남, 최전방 대북정찰 재개

북한의 정찰위성 3차 발사를 계기로 9.19 남북군사합의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맞대응으로 22일 9.19군사합의 일부 조항에 대한 효력정지를 선언한 뒤 곧바로 감시정찰자산을 투입해 대북 정찰을 재개했다.

북한은 이날 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쐈고 23일에는 국방성 담화를 통해 "9.19 남북군사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며 이 합의에 따라 지상 해상 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한다고 밝혀 사실상 전면 파기 선언을 했다. 남북한 긴장완화의 상징이자 우발적 충돌을 막을 안전핀으로 여겨지던 9.19합의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성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것들의 고의적이고 도발적인 책동으로 하여 9·19북남군사분야합의서는 이미 사문화되여 빈껍데기로 된지 오래"라며 책임을 남측에 돌린 뒤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찰위성 발사가 자위권에 해당하는 정당한 주권행사이며, 이를 이유로 군사합의 일부 조항을 효력 정지한 남측에 책임이 더 크다는 의미다.

국방성은 "대한민국것들은 현정세를 통제불능의 국면에로 몰아간 저들의 무책임하고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며 "북남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충돌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전적으로 대한민국것들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실제로 무력시위도 이어갔다. 23일 합참은 "어제 오후 11시 5분께 북한이 평안남도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한미 정보당국에서 추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9월 13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 밤 10시 42분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22일 발표했고, 우리 군은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9.19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한 뒤 즉각 최전방에 감시정찰자산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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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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