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험연계증권 성장 지속

2023-11-27 11:20:21 게재

국내엔 아직 도입 안돼

보험연계증권(ILS)은 보험 위험을 자본시장에 전가하는 수단으로 재보험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한다. 세계 ILS 시장은 자연재해 위험 보장 수요 및 분산투자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ILS 발행을 위한 제도가 아직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다.


26일 보험연구원 kiri리포트에 따르면 2017년부터 연간 ILS 발행금액은 1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ILS 발행잔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자 입장에서 ILS는 주식, 채권의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낮아 투자 포트폴리오 분산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2023년 3월 글로벌 전통적 재보험 자본은 전년 대비 230억달러 증가한 5050억달러로 추정되며, ILS 자본은 1000억달러로 전체 재보험 자본(6050억달러)의 17%로 추정된다.

ILS 시장의 성장에 주목한 싱가포르와 홍콩은 ILS 시장의 리더가 되는 것을 목표로 ILS 발행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짧은 기간 동안 다수의 ILS 발행을 성사시켰다.

싱가포르는 2008년 ILS 발행을 위한 규정을 마련했으며, 이후 ILS 발행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 속에 2019년 2월 첫 대재해채권이 발행된 이후 2022년 6월 말까지 총 18건의 ILS가 발행됐다.

홍콩은 2020년 보험법을 개정해 ILS 발행 제도를 마련했으며, ILS 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 건당 최대 1200만홍콩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홍콩에서 2021년 10월에 대재해채권이 최초로 발행됐으며, 2023년 3월에는 4번째 ILS가 발행됐다.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ILS 발행을 위한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4년 금융당국이 대재해채권 및 장수채권 도입 검토를 발표했지만 이후 논의가 더 진전되지는 않았다.

ILS는 보험회사 혹은 재보험회사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추가적인 위험자본을 제공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대규모 자연재해 위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을 자본시장에 효율적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회사나 재보험사가 ILS를 이용할 경우, 담보력 부족으로 인해 인수하지 못했던 위험의 인수가 가능할 수 있다. 코리안리의 경우 미국의 폭풍과 지진 위험을 담보하는 대재해채권을 2023년 6월에 버뮤다에서 7500만달러 규모로 발행한 바 있다.

보고서는 "국내에서 ILS 발행이 활성화된다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보험산업의 경제 기여도도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담보력, 경쟁력 및 경제 기여도 제고를 위해 ILS 제도 도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험연계증권은 보험사건의 발생 빈도 및 심도에 따라 원금과 이자가 변동하는 금융상품을 뜻하는 것으로, 손해보험 ILS에는 △대재해채권(Cat bond) △산업손실보증(Industry Loss Warranties; ILW) △담보부재보험(Collateralized Reinsurance) 등이 있으며 생명보험 ILS에는 △장수채권(Longevity bond) △내재가치 유동화증권(Embedded value securitization) △극사망채권(Extreme mortality bond) 등이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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