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10년간 땅장사로 78조원 벌어

2023-11-28 11:06:44 게재

임대주택용지까지 매각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0년간 임대주택용 택지를 포함한 공공택지 40㎢를 매각했다. LH는 이러한 땅장사를 통해 78조원을 벌어들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LH가 최근 10년간 매각한 공공택지는 40㎢(1220만평)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땅에 용적률 200%를 적용하면 중소형 규모의 장기공공주택 97만6000세대를 공급할 수 있다.

특히 LH는 임대주택을 지어야 할 땅도 4조원어치나 매각했다.

경실련은 "임대주택부지를 매각한 것은 최대 거주기간 30년의 국민임대아파트나 20년의 장기전세 등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대주택부지를 매각하면 대개 민간건설업자는 5~10년짜리 임대주택을 지어 분양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개인에게 분양전환되는 것으로 '무늬만 임대아파트'인 셈이다.

경실련은 "LH가 공공택지를 계속 보유했더라면 가치는 계속 상승해 공공자산도 더욱 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LH의 주택용지에 아파트를 지은 경우 시세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LH는 경기 하남미사 지역 토지 56만㎡를 1조6981억원에 매각했는데, 이땅의 최근 시세는 4조7132억원이었다. 무려 178%나 오른 것이다. 특히 한남외인주택부지의 경우 2016년 3.3㎡당 3395만원에 팔았는데, 니블로베럭스라는 고급주택이 세워진 후 최근 시세는 127%나 오른 7706만원이었다.

경실련은 "LH는 토지수용권과 독점개발권, 용도변경권 등 3대 특권을 활용해 확보한 택지를 국민이 아닌 민간 매각으로 수익을 올려왔다"며 "대통령이 LH 개혁 신호탄으로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전면 중단을 직접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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