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하자 산업생산·설비투자 다시 하락세

2023-11-30 11:22:14 게재

소비위축에 내수도 감소 … 10월 산업활동동향 분석

"반도체, 분기초 감소 경향 …전반적 개선흐름 유지"

"생산·소비·투자 3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 에서 이어짐

반면 제조업 재고는 전자부품(41.5%), 화학제품(5.3%) 등에서 늘어 0.4% 증가했다.

결국 지난달 반짝 증가했던 산업생산이 다시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 부진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되면서 분기 초에는 반대 기저효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경향이 반영돼 반도체 생산은 분기 초 기저효과로 감소한 게 크고, 나머지 업종은 조업일수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쳐서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 분기 말 효과를 감안하면 생산은 8월 수준이고, 출하는 8월보다 높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개선세는 유지되고 있다"며 "광공업도 전년 동월 대비로는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개월째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어 전반적인 개선 흐름은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1.3%) 등에서 전월 대비 늘었지만, 도소매(-3.3%), 금융·보험(-1.2%), 운수·창고(-1.4%), 부동산(-3.0%), 숙박·음식점(-2.3%) 등이 줄어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다시 약세로 돌아간 소비 =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2.0으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지난 8월(-0.3%) 이후 두 달 만에 나타난 감소세다.

통신기기와 컴퓨터 등 내구재(+1.0%)와 의복 등 준내구재(4.3%)에선 전월 대비 증가가 나타났지만 음식료품, 화장품 등 비내구재에서 3.1% 감소하면서 전체 소매판매가 줄었다.

김보경 심의관은 "최근에 민간 소비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재화부분에서 소비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9월에 추석 영향으로 음식료품 중심으로 늘었던 소비가 빠지면서 10월 소비가 줄었다"며 "내구재는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보인다. 통신기기들은 증가했지만 그런 흐름을 보이면서 소매판매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추세가 지표에 반영된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도 비내구재(-4.1%), 내구재(-5.2%), 준내구재(-4.3%)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 4.4% 감소했다.

◆설비투자 3.3% 줄어 =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1%)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1.2%)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3.3% 줄었다.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나타난 감소세다. 통계청은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도입 일정 등에 따라 월별 진동 폭이 크다"며 "설비투자도 8~9월에 크게 증가한 기저효과로 10월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1.7%)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4.3%)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9.7%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1.0%)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지만, 건축(1.3%)에서 공사 실적이 늘어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난 건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해 전월 대비 0.1포인트(p) 하락했다.

미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기계류 내수출하지수, 장단기 금리차 등이 증가해 전월보다 0.3p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10월 산업지표 하락에 대해 "8~9월 연속 큰 폭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고 추세적 조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출·고용 개선과 반도체 업황 회복흐름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다만 산업부문 간 회복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내수 활력을 보강하여 경기 회복흐름을 보다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