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권, 대리점 판매비중 10년 2배로 늘어나

2023-12-04 12:48:43 게재

대리점 영업 확대로 인한 불완전판매 주의 필요

생명보험업계가 저성장 흐름 속에 고효율 유통전략 확보를 위해 제판분리와 대리점(GA) 영업을 확대하면서 대리점을 통한 판매비중이 10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예금보험공사 금융리스크리뷰(가을호)에 실린 '생명보험업권 상품 판매채널 현황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23개 생명보험사의 초회보험료 기준 대리점 판매비중은 2012년 6.8%에서 2022년 15.5%까지 늘었다. 전속설계사를 통한 판매비중은 2012년 21.5%에서 2022년 14.4%로 감소했다.

대리점 판매비중이 설계사 판매비중을 역전한 시기는 2021년이었다. 기존에는 대리점 판매비중이 설계사 판매비중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1년 처음 이 수치가 뒤집어졌다. 2020년까지도 대리점 판매비중은 8.7%에 머물렀으나 2021년 13.2%으로 올랐고 반면 설계사 판매비중은 같은 시기 15.6%에서 11.9%로 쪼그라들었다.

보고서는 "많은 보험사가 전속설계사 보유에 따르는 고정비용을 감축하고자 전속영업조직을 축소하거나 분리했고, 이를 대신해 비전속 영업채널인 대리점을 통한 상품 판매 규모를 확대했다"면서 "생보산업의 성장성이 정체돼가는 상황에서 대리점 제휴 강화 등을 통해 판매채널을 다변화해 영업력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23개 생보사를 대형사(3개사), 국내 중소형사(13개사), 외국사(7개사)로 분류해 비교한 결과 그룹별 판매채널 특성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3사의 경우 회사별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업권 대비 설계사 비중이 높고(21.8%, 업권 14.4%) 방카슈랑스 비중이 낮은 편(58.2%, 업권 69.3%)으로 전속채널 기반이 강한 편이다.

반면 국내 중소형사의 경우 높은 비용부담 등으로 전속설계사 비중이 낮고(4.1%, 업권 14.4%),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다(88.1%, 업권 69.3%). 외국사의 경우 국내 중소형사와 마찬가지로 전속설계사 비중이 낮은 편(8.7%, 업권 14.4%)이고, 7개사 중 4개사가 자회사형 GA를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는 "상품 판매 채널은 각 회사의 상황에 따른 전략적 선택에 의한 것으로,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특정 판매채널 집중도가 높은 회사는 해당 채널에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면 영업이 제한되고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최근 GA 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구조조정 등 시장 혼란이 뒤따를 수 있으므로 GA 의존도가 높은 회사는 안정적인 판매 유지가 가능하도록 제휴 대리점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회사형 GA를 보유한 보험사는 GA 불완전판매로 인한 당국 제재 및 회사 이미지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GA 판매 과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감독당국에서는 영업 관련 리스크로 인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판매채널별 제도·환경적 리스크요인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채널 편중도가 높은 취약사의 영업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내·외부 통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GA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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