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 부진' 내년에도 탈피 어려워"

2023-12-08 10:50:55 게재

11월 수출 전년대비 0.5% 증가 … 4월 이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취약

중국의 11월 수출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중국의 전반적인 무역 상황은 해외 수요 약세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내년까지도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일 중국 해관총서 데이터를 인용해 11월 중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2919억달러로 10월의 -6.4%에 비해 예상보다 약간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대비 낮은 기저효과와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4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2235억달러로 10월의 3% 성장에 비해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이는 국내 수요가 그만큼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의 수출은 지정학적 복잡성과 대외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딩솽은 "중국의 전반적인 무역은 여전히 부진하며 이러한 추세는 내년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순수출은 내년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수가 경제를 견인하는 기둥이 되고 있기 때문에 수입 데이터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의 11월 수출은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해 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7.35% 증가했다. 10월에는 -8.19%를 기록한 바 있다. 유럽연합으로의 수출은 -14.51%로 10월 -12.56%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으로의 수출은 11월 -7.07%로 10월의 -15.1%보다는 개선됐다.

한편 11월 중국의 총무역 흑자는 683억달러로 10월의 565억달러보다 늘었다.

피치사의 아시아태평양 국가 신용등급 책임자인 제레미 주크는 "중국의 수출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2024년까지 수출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2024년에도 수출 회복은 완만하고 점진적일 것"이라며 "글로벌, 특히 유럽과 미국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내년까지 중국의 성장 축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면서 "유럽연합과 미국의 경제가 계속 어려워짐에 따라 중국은 내년에도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내수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은 "내년에는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재정정책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진행될지는 불분명하지만 다음주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대 금융학 석좌교수 천즈우는 "이러한 무역 하락세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정책 변화의 빈도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계속되는 정책 변화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무라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루팅은 중국의 수출이 2023년 -5%에서 내년에는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수출은 2024년까지 여전히 강력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선진국 시장의 높은 금리가 결국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주고 중국 제품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루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중국의 수출이 위축되고 선진국의 경제가 냉각될 수 있지만 미국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해 중국이 재정 지출을 늘릴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고 중국인민은행이 부동산 개발업체를 구제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