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스토리테크 전쟁

IT산업을 ‘이야기’ 필터로 들여다보기

2023-12-11 14:48:20 게재
류현정/리더스북/1만9000원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야기가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작금의 IT기업들은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 IT기업들이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것이 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IT기업들이 이야기(스토리) 산업에 뛰어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스토리와 테크 산업의 지각변동을 다룬 책이다. 20년간 IT산업 현장에 천착해온 기자가 ‘스토리’라는 필터로 건져올린 테크산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담겨 있다.

IT산업의 최전방에서 이 분야에 대한 애정과 탐구의 끈을 놓지 않고 지내온 저자는 군더더기 없이 알맹이로만 이 책을 썼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온라인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왜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와 같은 드라마 제작에 뛰어드는지, 전자상거래 회사인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스포츠 중계권을 따오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또 스마트TV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삼성TV플러스’와 ‘LG채널’을 각각 운영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구전으로 내려오던 이야기는 활자기술을 만나 책으로 변신했고, 영사기의 발명으로 영상이 됐다. 기술 발전이 이야기 산업을 변모시키는 것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야기는 IT기업들의 ‘데이터’를 만나 계속 진화하고 있다.

콘텐츠 스트리밍을 전업으로 하는 OTT 기업 외에도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 네이버 구글 등 검색 포털, 애플 삼성 등 하드웨어 제조사까지 IT 강자들이 모조리 스토리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면서 스토리 제왕으로 군림해왔던 할리우드의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스토리 비즈니스에서 레거시가 돼 버린 할리우드 모델 대신 실리콘밸리가 뜨고 K모델이 부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우편으로 DVD를 배송하던 넷플릭스는 클라우드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스토리 제국을 건설했으며, 웹툰과 웹소설이라는 풍부한 원천 스토리 생태계를 가진 K모델 역시 경쟁력 있는 모델로 떠올랐다.

스토리테크 전쟁이 어떻게 진행돼 왔고 앞으로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이 책에서 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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